사회 > 인권/복지 / 등록일 : 2017-04-13 10:08:58 / 공유일 : 2017-04-13 10:23:54
<김세곤칼럼>프리모 레비와 『이것이 인간인가』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전두환 부부『회고록』광주시민 더욱 분노케 해
repoter : 김세곤 ( yug42@naver.com )

#1. 프리모 레비(1919∽1987)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산 증인이며 이탈리아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보낸  체험을 기록한 책 『이것이 인간인가 If this is a Man』는 빅터 프랭클(1905∽1997)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엘리 위젤(1928∽2016)의 『나이트』와 함께  홀로코스트 증언문학의 대표작이다.     


#2. 프리모 레비는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인데 1941년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다가 유대인임을 숨긴다는 조건으로 어렵사리 화학공장에 취직했다. 이즈음 그는 반파시즘 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43년 9월 독일군이 토리노를 점령하자 빨치산 부대에 가담하여 투쟁했다.

그러나 그는 1943년 12월13일 파시스트 민병대에 체포되었고, 유대인임이 밝혀져 1944년 1월말에 포솔리 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2월22일에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었다. 그는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 부나수용소에 배치되었고 수감번호는 174517이었는데 인간이 아닌 개 · 돼지  취급을 받았다.
 
다행히도 그는 1945년 1월27일 러시아군에 의해 해방되어 살아남았고, 1945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에 귀향했다. 그는 열 달 간 자신이 경험한 지옥 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 그리고 인간의 잔인성을 고발하는 『이것이 인간인가』 책을 썼다. 하루하루 좀비처럼 변해가는 수인들의 모습, 노동에 의한 절멸 과정을 예리하게 전개함으로써 극한의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존엄성과 타락의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한 것이다.
 
#3. 그런데 이 책은 1947년에 초판으로 2,500부가 발행되었지만 일부만 팔렸다. 문단의 호평은 받았으나 판매는 실패였다.

이 책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11년이 지난 뒤인 1958년에 출판사를 바꿔 발행하면서부터였다.  책은 50만부가 넘게 팔려나갔고 8개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드라마로 각색되기도 했다. 


#4. 이에 고무되어 레비는 1963년에 『휴전』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이것이 인간인가』의 속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해방되어 토리노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혼란과 고난에 가득 찬 9개월간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호평을 받아 1963년 제1회 캄피엘로 상을 수상했다. 

1975년에 레비는 세 번째 회고록인『주기율표』를 발표했고, 1982년에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다룬 또 하나의 소설『지금 아니면 언제?』를 출간하여 비아레조 상과 캄피엘로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1986년 4월에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우러난 사유와 성찰을 집대성한  역작『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출간했다. 

#5. 그런데 레비는 1987년 4월11일 토리노 자택에서 돌연 투신자살했다.
그는 왜 자살했을까? 그 단초를 알 수 있는 것이 1986년 7월 이탈리아 일간지「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이다.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p 253-260)

이 인터뷰에서 레비는 아우슈비츠의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슈비츠의 씨앗은 다시 싹 터서는 안 되는 데, 폭력은 주변에 널려 있다. ...
우리 사회는 미디어를 통해서 폭력을 보급하고 확대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우슈비츠 참사 40년이 지난 즈음에 역사가 더욱 왜곡되어 가고 있음에도 회의를 느꼈다.

‘가스실은 없었다.’는 황당한 주장은 전쟁 직후부터 끈질기게 이어져 왔지만, 1980년대에 독일의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소련 스탈린이 저지른 범죄나 베트남에서 미국이 저지른 범죄와 나치의 범죄를 비교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나치만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물타기를 하였다.

이러자 독일은 나치의 범죄를 부정하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이유로 1985년 이후 형법상 처벌대상이 되었지만 역사 논쟁은 계속되었고 이에 레비는 절망하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도 그렇다.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왔다’는 가짜뉴스가 끈질기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5.18은 폭동이었고 광주시민은 폭도였다’는 전두환 부부의『회고록』이 광주시민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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