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 등록일 : 2020-02-23 11:47:41 / 공유일 : 2020-02-23 12:30:31
윤재갑 예비후보측, 해남 청년 지지선언도 논란
repoter : 김남용 ( poemeye@naver.com )


윤재갑 예비후보측, 해남 청년 지지선언도 논란
불려간 일부 학생들, "불쾌해서 사진 찍지 않고 나와버렸다"

지난 1월 10일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기초의원들의 윤재갑 예비후보 공개 지지선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며칠 후에 있었던 '해남 청년 지지선언'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윤재갑 예비후보측에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월 15일 수요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해남 완도 진도 국회의원선거-해남 청년 윤재갑 예비후보 지지선언'에는 100여 명의 해남 청년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선언문은 '해남청년 현청규 외 청년들 일동'으로 발표되었다.

▲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해남청년 지지선언' 후, 윤재갑 예비후보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캠쳐.

이들은 지지 선언문에서 "해남의 청년들은 지난 4년간 호남정신의 고향으로써 해남이 촛불 정부를 위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사실을 부끄럽게 여긴다."면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승리가 해남 청년의 중요한 역할임을 깨닫는 바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중요한 역사적 갈림길에서 해남의 청년들은 사익이 아닌 평생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더불어민주당 전 해남.완도.진도 지역위원장인 윤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남은 상당한 발전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여 동안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좁은 입지에 가로 막혔었다. 그 결과 지역 개발 사업에 있어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4차 산업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동안 해남은 4년간의 개발공백을 겪어야만 했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대안신당 윤영일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해남의 청년들은 더 이상 정치 셈법으로 이용 당하지 않아야 한다. 집권당을 등에 업고 능력있는 리더십을 갖춘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야말로 잃어버린 4년의 해남청년들의 사기를 회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윤재갑 예비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저를 지지하겠다고 모여 주셨는데, 해남 선거 역사에서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후보자나 국회의원이 이 지역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끌고 가면서, 나중에 제가 당선되더라도 이 방향으로 끌고 갈 테니 당신은 앞장만 서시오. 또는 우리를 힘이 되도록 도와 주시라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아닌 생각이 된다. 여러분들의 지지가 헛되지 않도록, 선거도 멋있게 하고 당선돼서 또 국회의원직도 멋있게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묻지 마 동원에 반발해 사진 찍기 거부하고 사무실 나오기도”

관련 보도와 후보측에서 배포한 홍보물을 종합해 보면, 지지선언에 참여한 청년들은 선거사무실 당직자 외에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과 자영업자, 최근에 이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로 보인다.

그러나 이 지지선언에 참여한 상당수 청년들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동원되었고, 동원에 반발해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 현장에서 이탈한 청년들도 많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 해남 청년 지지선언 후, 윤재갑 에비후보 사무실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윤재갑 예비후보 카카오스토리 캠쳐.

최근 관련 내용을 제보한 A씨에 따르면, "친한 선배가 보자고 해서 선거사무실로 갔더니 지지선언 현수막을 걸고 사진을 찍자고 해 몹시 불쾌했다"면서 "다른 아이들도 그 자리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는지 15명 정도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진을 찍은 이들 중에서도 후보측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으면서도 얼굴을 가린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차 한 잔 마시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특정 후보 지지선언 사진을 찍자고 해서 난감했다고 말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윤재갑 예비후보의 카카오스토리 내용과 너무 상반된 내용이라 제보하게 되었다"며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첫 선거를 치르는 청소년에게 어른들이 보여줘서는 안 될 모습을 보여줘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지선언 참여자, 윤후보측 100명, 해남H신문 80명, 완도G신문 150명, 사진에는 40여 명
윤재갑 예비후보, "해남 선거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자랑

윤재갑 예비후보 카카오스토리와 유튜브에는 ‘해남 청년 윤재갑 예비후보 지지선언’ 관련 사진과 동영상 등이 올라가 있다.

2월 20일, 본지에서는 제보 내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해남읍에 있는 윤재갑 예비후보 사무실을 찾아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윤재갑 예비후보는 "이번 청년 지지선언은 아마 해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지지 선언한 청년들이 누군지는 잘 모른다. 대표로 나선 현청규씨도 누군지 모른다. 우리는 청년들이 지지선언을 한다고 해서 장소만 제공했을 뿐이다. 지지선언한다는데 반대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하고 되물었다.

지지선언에 참여한 '해남 청년' 숫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러 지역언론 보도 내용과 윤재갑 예비후보 카스 등을 보면, 청년지지선언에 참여한 청년들은 80명(해남H신문), 100명(윤후보측), 150명(완도G신문)으로 공표돼 있다. 하지만 정작 윤 후보측에서 공개한 사진에서 확인되는 청년들은 선거사무실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30~40명 안팎이다.

이에 대해서도 윤재갑 예비후보는 "사진에는 많이 보이지 않아도 지지서명지에 이들이 다 사인을 했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지지선언문을 읽고 사진을 찍은 다음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가 지지서명지를 잠깐 확인할 수 있냐고 묻자 윤 예비후보는 "우리가 주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선거사무실에 지지서명지는 없다"고 말했다.

해남군의회 K모 의원은 "청년 지지선언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전부터 돌았는데, 이것이 해남의 정치 수준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 언급하기 부끄러울 정도"라면서 "집권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벌이는 구태가 해남 청년세대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 해남읍에 있는 H고등학교 전경. 이 학교 앞에서 만난 한 청년은 자신도 이 학교 출신이고 해남에서 살고 있는데, 우리가 왜 부끄러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남고등학교 인근에서 만난 한 청년은 기자가 '지지선언문'을 보여주자 "선언문에는 '해남의 청년들은 지난 4년간 호남정신의 고향으로서 해남이 촛불 정부를 위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사실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나와 있는데, 정작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아닌가. 나도 해남고등학교 출신이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까지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청년은 “해남군청 앞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부 탄핵 촛불 시위’에 친구들과 함께 자주 참여했었다”며 “해남에서 지역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이 왜 부끄러워야 하는지, 선언문을 쓴 분에게 직접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재갑 예비후보는 "1월 10일 있었던 지역 기초의원들의 공개 지지선언에 대해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지역주민들께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요청해서 지지한 것도 아니고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일이다. 장소도 선거사무실이 아니고 다른 곳이지 않느냐"면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내려보낸 윤리규범 관련 공문은 경고가 아니라 안내문일 뿐이다. 경고라고 쓴 신문사에 대응하려고 했으나 언론 자유 측면에서 참았다"고 말했다. 





진도신문
무료유료
신고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