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생활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아유경제_오피니언] 부분준공인가 시 잔금 전액 수납의 적법성과 조합 공급계약서 작성의 실무적 시사점
repoter : 김래현 변호사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6-07-20 12:28:58 · 공유일 : 2026-07-20 13:00:31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대(大)여정 속에서 조합 집행부가 직면하는 가장 고되고도 민감한 단계 중 하나는 바로 준공 및 입주 단계일 것이다. 공사 기간 동안 축적된 조합원들과 수분양자들의 기대감이 실제 입주라는 현실로 구현되는 이 시기에는 사소한 절차적 흠결이나 계약서의 문구 하나가 조합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소송전으로 번질 위험이 상존한다.

최근 대구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은 입주 단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분준공인가 시 잔금 전액 수납`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조합 집행부에 매우 중대하고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본 판결은 수분양자들이 조합과 시공자를 상대로 제기한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함으로써 조합의 손을 들어줬으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조합 집행부가 향후 공급계약서를 작성하고 입주 절차를 진행할 때 어떤 점을 철저히 검증하고 방어벽을 세워야 하는지 명확한 이정표를 보여준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대구광역시 내 모 재건축 조합은 신축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해 완료해 가던 중, 전체준공인가에 앞서 관할관청으로부터 동별 혹은 구역별 부분준공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조합은 입주지정기간을 설정하고 수분양자들에게 입주지정기간 내에 잔금 전액을 납부하고 입주할 것을 안내했다. 수분양자들은 이 안내에 따라 분양대금 잔금 전액을 납부하고 입주를 마쳤고, 조합은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시점에 아파트 전체에 대한 준공인가를 최종적으로 득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바로 이 부분준공인가 시점과 전체준공인가 시점 사이의 간극이었다.

수분양자들 중 일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60조제4항제4호 및 「주택법」 제54조제1항을 근거로 삼아 격렬히 반발했다. 이들 규정에 의하면 임시사용승인이나 동별 사용검사(부분준공인가)를 받아 입주하는 경우 전체 입주금의 10%에 해당하는 잔금은 전체준공검사(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납부해야 하므로, 조합이 전체준공인가 전에 잔금 전액(분양대금의 30%)을 수납한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수분양자들은 잔금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실제 납부일로부터 전체준공인가일까지의 이자 상당액을 불법 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조합의 손을 들어주며 수분양자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의 판단 근거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은 조합 집행부가 사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자산이 된다. 법원이 판단한 첫 번째 핵심 논거는 바로 사법상 `공급계약서`의 독자적 효력과 처분문서로서의 구속력이다. 당해 조합이 수분양자들과 체결한 주택공급계약서에는 분양대금 납부일 중 잔금 지급일에 관해 단순하게 `입주지정일`로만 규정하고 있었다. 해당 공급계약서 제1조제1항에서는 공급금액을 납부기일 내에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했고, 제2조에서는 입주지정기간 만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며, 제6조에서는 수분양자가 공급금액 등 전액을 기일 내에 완납해야만 입주증을 발급받아 입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공급계약서 본문 그 어디에도 `부분준공인가`를 받는 경우 잔금 중 일부를 전체준공 시까지 유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예외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법원은 설령 이러한 계약서의 내용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정한 기준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사법상의 계약인 공급계약의 효력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봤다. 행정적인 규제 성격을 갖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위반 여부와 사법상 당사자 간 합의의 효력은 별개라는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를 재확인한 것이다.

두 번째 핵심 쟁점은 `입주자모집공고`와 `공급계약서` 간의 효력 관계였다. 수분양자들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명백히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입주하는 경우에는 전체 입주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잔금은 입주일에 납부하고, 나머지 10%의 잔금은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15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으므로 이것이 당연히 계약 내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청약의 유인에 불과한 입주자모집공고의 내용이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그에 관한 명시적인 조항이 있거나 이를 계약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존재해야 한다고 봤다. 당해 공급계약서에는 입주자모집공고의 내용을 계약 내용으로 편입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모집공고상의 잔금 유예 규정이 분양계약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단정했다. 조합이 체결한 공급계약서의 문구 자체가 법원을 움직이는 강력한 처분문서로서 기능한 사례다.

이 판결이 도시정비사업 조합 집행부에 던지는 실무적 교훈은 매우 묵직하다. 많은 조합들이 시공자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제공하는 표준계약서 서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입주자모집공고문과의 정합성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채 공급계약을 체결하곤 한다. 만약 이 사건 조합의 공급계약서에 "입주자모집공고상의 대금 납부 조건을 준수한다"거나 "공고문 내용을 본 계약의 일부로 본다"는 단 한 줄의 포괄적 합의 문구만 있었더라도 판결의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을 것이다. 조합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잔금 유예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과 지체상금 청구 독촉에 시달리며 조합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졌을지 모른다. 따라서 조합 집행부는 공급계약서를 작성하는 최초 단계에서부터 도시정비사업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계약서 조항 하나, 하나가 초래할 미래의 사법적 결과를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은 행정관청의 승인을 받기 위해 관련 법령을 그대로 기재하더라도, 실제 수분양자와 체결하는 개별 공급계약서에서는 조합의 재정적 안정성과 공사비 적기 상환을 위해 잔금 납부 조건을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규정해 두는 `이원화 전략`이 실무적으로 얼마나 유용한지가 이번 판결을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도시정비사업의 성공은 단순히 건물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합원들의 소중한 분담금을 지키고 원활히 입주를 마무리해 조합을 성공적으로 해산하는 법적 마무리 단계에서 완성된다. 법원으로부터 적법성을 공인받은 이번 판례를 거울삼아 전국의 조합 임원진들은 현재 진행 중인 분양계약 체결 과정 및 계약서 서식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시기를 권고드린다. 사소한 문구의 조율이 조합원들의 수백억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법률적 방패가 된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철저한 계약 관리를 통해 흔들림 없는 도시정비사업을 완수하기를 기원한다.


ⓒ AU경제 (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