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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바꿔 봅시다(6) 아파트 안전ㆍ보안, ‘기계냐, 사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6-05-27 15:42:42 · 공유일 : 2016-05-27 20:02:19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아유경제>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우리의 주거 문화가 급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달라진 주거환경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짚어보기 위해 `이참에 바꿔 봅시다!` 시리즈를 기획ㆍ보도했다. 여섯 번째이자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이번 호에서는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아파트 내 안전ㆍ보안 문제를 파헤쳐 보고, 진정한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 봤다. - 편집자 주
대한민국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도 예외 아냐
`CCTV 설치ㆍ무인 경비 시스템 도입` 놓고 첨예하게 갈린 이해관계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들이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키워드(keywordㆍ핵심어)는 `안전` 혹은 `보안`이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 등을 통해 새로 건립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단연 최고 관심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이해관계인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림에 따라 일선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고민의 핵심은 `기계냐, 사람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이다. ▲시대 변화에 맞게 경비원을 두지 말고 무인 보안 시스템을 설치하자는 측과 이에 반대하는 측의 갈등 ▲범죄의 예방 및 해결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시티브이(CCTVㆍ폐회로 텔레비전)`의 설치와 관련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입주민들의 반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최근 수년간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ㆍ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대한민국의 화두는 `안전`과 `보안`이 됐다"면서 "이는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다수 입주민들이 자신과 가족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CCTV 설치 위치 및 대수, 무인 경비 시스템의 도입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이해관계인의 수가 많고 경제적인 문제가 걸려 있는 데다 안전 및 보안이라는 주제가 워낙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그 접점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첨단 아파트 시대… 설 자리 잃어 가는 `경비원`
"무인 경비 시스템으로 비용 절감하자" vs "그래도 이웃인데… 실효성도 의문"


최근 짓고 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입주 예정일이 속속 다가오면서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지들마다 특화 설계나 최고급 마감재 사용, 최첨단 장비 및 시설 도입 등을 내세우고 있는 데다 현재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수많은 단지들도 이를 본보기로 삼아 저마다 `첨단`의 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고 있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유관 업계의 공통된 주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무인 경비 시스템의 도입과 그로 인한 경비원들의 실직 문제이다. 이를 놓고도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서구 A아파트의 경우 경비원 대신 무인 경비 시스템(통합 보안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입주자대표회와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 간 충돌이 발생했다. 감정싸움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에 상정된 통합 보안 시스템 설치(안)은 2014~2015년 두 차례의 주민 투표에서 모두 부결된바 있다.
이와 관련해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나이 든 경비원들은 아파트 보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합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시대에 걸맞은 최신식 아파트의 품격과 가치를 갖추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이라면서 "정비사업 단지인 만큼 `미래형 주거 단지`로의 변신을 고려하기 위해서라도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이에 반하는 주민들은 "한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경비원들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사실상 해고시키는 것 아니냐"며 "대부분 60세 이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 당장 생계에도 지장을 미칠 것이며, 우리 아파트는 더 이상 `인간미(人間味)`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곳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둘 사이에서 해당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이다. A아파트 한 경비원은 "우리는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파리 목숨"이라면서 "우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민의 생활 중 일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또 다른 가족이자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국은 다수 주민들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러한 갈등은 이곳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서울 강북구 B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에도 `아파트 경비원을 감원하고 무인 보안 시스템으로 대체하자`는 안건이 상정된바 있다. 근무하는 경비원을 88명에서 46명으로 줄이는 대신 무인 보안 시스템을 설치하면 가구당 (월) 1만 원씩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안건은 부결됐다.
반대 입장을 표한 B아파트 한 주민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아파트를 지키는 경비원들은 우리 단지의 `이웃 구성원`으로 봐야 한다. 지극히 개인화하고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서 경비원의 존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면서 "놀이터에서 학생들끼리 싸울 때 이를 제지하거나, 길 잃은 아이가 단지를 돌아다니면 집을 찾아주는 일 등을 기계가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한 달에 1만 원가량 아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이웃처럼 지내 온 경비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그 돈 아꼈다고 웃을 수 있겠냐"면서 "마음의 빚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워낙 비리가 많다 보니 느닷없이 무인 경비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입주자대표회 측의 속내도 못 미더워 나와 같은 판단을 내린 입주민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CCTV… 순기능만큼 역기능도 `수두룩`
`감시 사회` 불안감 커지고, 범죄 악용 그림자 짙어지고



이와 더불어 또 다른 갈등 요인 중 하나인 단지 내 CCTV 설치를 놓고도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몇 대를 설치할 것인지,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관리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파트 내 CCTV 설치는 범죄 예방, 방범 활동 강화 및 치안 유지 등의 이유로 이뤄진다. 또한 범죄가 발생할 경우 범인을 검거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파트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주민들의 불안 심리와 맞물려 설치에 우호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설치 대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에 따른 문제 제기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감시 사회` 풍토 조성 및 사생활ㆍ개인정보 침해는 새로울 것도 없는 문제이나 더 큰 문제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포ㆍ시행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개정안에는 새 아파트에 최소 130만 화소가 넘는 고화질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 공동주택은 41만 화소 이상 CCTV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범인의 인상착의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차량 번호판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더욱이 밤에 범죄가 일어나면 CCTV는 무용지물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CCTV의 해상도가 100만 화소는 넘어야 인물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란 경찰 등의 의견을 수렴ㆍ반영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 앞으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2014년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아파트, 연립ㆍ다세대주택의 절도 범죄 발생ㆍ신고 건수에 따르면 비교적 작은 범죄만 해도 총 1만4413건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빈번해지고 잔혹해지는 강력 범죄 탓에 국민적 불안감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CCTV 설치에 찬성하는 측은 이 개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한 재개발 단지 주민은 "건설사들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 단지를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면서 "아울러 정부까지 나서 CCTV 설치 등 범죄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한결 안심이 된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겐 공공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측은 CCTV로 인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초상권, 사생활 등이 침해된다고 토로했다.
지난 24일 국토부 아파트 주거환경 통계에 따르면 2010년(16만9570개)부터 2013년(27만7296개)까지 4년간 10만7728개의 CCTV가 설치됐다. 한 재건축 단지 주민은 "민간 CCTV가 `우후죽순(雨後竹筍ㆍ어떤 일이 한때에 많이 생겨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생겨나고 있어 사생활 침해와 상업적 용도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 등의 부작용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임의로 현관 주변에 CCTV를 설치, 이를 통해 도어록(door lock)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거나 집주인의 외출 여부를 확인해 가며 절도를 저지른 범죄 사례는 CCTV의 폐단 중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부의 느슨한 규제도 지적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각 호(제2호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된 장소에 영상 정보 처리 기기를 설치ㆍ운영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법을 위반해 개인적인 용도로 CCTV를 설치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아울러 2007년 정부는 `개인 영상 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이는 해당 장소에 CCTV가 설치됐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등의 권고 사항이라 법적 구속력도 없고 구체적인 세부 지침도 없어 사실상 사문화했다는 지적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과 그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법제 개선 움직임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아파트 민간 CCTV 설치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법제 마련 및 개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무심코 그냥 걸어가는 순간에도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게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면서 "또한 첨단 시스템이라고 해서 모든 범죄를 막을 수 없다. 이른바 `유리알 감시`가 만능일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CCTV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도 허술한 상황이라 굉장히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일선 조합들, "범죄 예방" 총론에는 `한목소리`, 각론에선 `동상이몽`
`최신식` 내세운 트렌드에 CCTV 반대ㆍ경비원 유지 의견 묻혀… 해법은?



이처럼 아파트 `안전ㆍ보안` 문제는 풀리지 않은 숙제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새 아파트에 적용하는 문제인 만큼 재개발ㆍ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의 혼란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 24일 본보가 일선 재개발ㆍ재건축 구역 몇 곳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다수 조합 관계자들은 "범죄를 예방하자"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 동작구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우리 조합은 재개발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입주 예정일은 2018년께로, 어디까지나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선에서다"라며 "일반 아파트 단지가 아닌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의 경우 미래지향적인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람 사는 냄새는 없어질지 몰라도 내 가족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사생활 침해라는 불편은 누구나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감지됐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은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옆집 사람의 얼굴조차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상으로 변했다. 이 같은 퍽퍽한 세상이 범죄를 더 많이 양산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주민 동의를 얻어 입주자대표회 주도로 설치하는 CCTV가 아닌 개인용 CCTV 설치는 자제해야 할 것이며, 경비원은 우리 단지를 지켜주는 고마운 이웃임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에서 `최첨단` 또는 `최신식` 등의 단어를 강조하며 아파트의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앞선 조합 관계자의 바람은 바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도시재정비업계 전문가는 "민간 CCTV 설치에 대한 사생활 침해 문제는 관련 법제 개선 및 단속 강화 등을 정부에 요구해 절충안을 모색할 수 있으나, 최근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경비원과 무인 보안 시스템의 경우 각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민의를 모으는 것이 정답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무인 보안 시스템이든, 경비원이든 주민들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지만 기계와 인간이 갖는 장단점은 확연히 다르다. 이를 고려해 정부, 지자체, 주민(조합) 등이 머리를 맞대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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