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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르던 분양시장, 분양ㆍ대출보증 규제로 불 꺼지나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6-07-15 14:58:04 · 공유일 : 2016-07-15 20:02:19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정부가 국제 자본 흐름 및 환율 변동성, 쌓여만 가는 가계부채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키 위해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를 시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분양 옥죄기`에 들어갔다. 그 여파로 부동산시장은 움츠러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달 1일부터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ㆍ중도금 대출보증 요건을 개선해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유관 업계 한쪽에서는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투기 세력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정부의 처지가 이해가 간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번 조치로 분양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며, 이른바 `풍선효과`로 중산층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반(反) 부동산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데 강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직격탄 맞은 `강남 재건축`… 서울 곳곳서 가격 하락 조짐
고분양가 논란 일으킨 `디에이치아너힐즈`가 첫 희생양?!
분양 승인 안 내주는 당국에 先 본보기 집 개관으로 `맞불`
분양보증ㆍ중도금 대출보증 제도 개선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집단대출 규제로 발목이 잡힌 데 이어 이 같은 제도마저 강화에 들어가 분양시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6월) 28일 정부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는 분양보증 및 중도금 대출보증 제도 개선,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현장 점검 강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이는 지난 1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실시하는 모든 주택에 적용됐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아파트 신규 분양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경우 발급해 주는 보증 액수, 즉 보증 한도를 수도권과 광역시는 6억 원, 지방은 3억 원으로 제한했다. 또한 대출 건수는 1인당 2건 이내로 묶었다. 아울러 분양 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일부 지역 분양시장이 과열돼 시장에 낀 거품을 걷어 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재건축 구역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되면서 강남권뿐만 아니라 주변 재개발ㆍ재건축 구역의 일반분양분은 모두 분양보증 이중 심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반 시장 정책을 폈다는 것에 의미를 둔 수요자들은 이미 관망세로 돌아섰으며, 벌써부터 서울 곳곳에서 매매가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 이후 분양시장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꺾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8일 주변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 아파트 단지에 대해 분양보증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르면 주변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 사업장은 지점과 본점 심사 등을 거치게 된다. 이중 심사 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 곳은 7일간 특별 심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시장 억제 정책의 첫 번째 희생양은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가 됐다. 이곳은 강남 재건축 평균 일반분양가가 역대 최고인 3.3㎡당 4319만 원(지난 8일 기준)에 달해 지난달부터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바 있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달 30일 서류 미비로 `디에이치아너힐즈`의 분양보증 승인을 보류한 데 이어 지난 5일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제출한 분양가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다 보니 적정 분양가 기준 없이 심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면 제도도 정착되고 적정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디에이치아너힐즈` 분양 승인 요청은 지점 심사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승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강남권 재건축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입주 시기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미분양 우려 등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논란 지역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오랜 심사는 `디에이치아너힐즈` 분양가 인하에 대한 압력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두 번의 승인 보류로 인위적인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이 같은 조치는 분양 일정 지연,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 등을 불러일으켜 일반분양, 나아가 정비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2년 후 입주 시점에 분양보증 리스크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곳뿐 아니라 어느 곳이든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를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디에이치아너힐즈`는 당초 알려진 3.3㎡당 최고 분양가(5000만 원)를 하향 조정했고, 평균 분양가도 조합원 기대치보다 낮춰 책정했는데도 규제 그물에 걸려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이번 규제 여파에 따른 이곳의 사업 진행 및 분양 성적이 일종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관 업계의 관심은 온통 `디에이치아너힐즈`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결국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승인 없이 본보기 집을 개관했다. 이날 조합 관계자는 "예정대로 본보기 집은 오늘 열릴 것이고, 향후 분양보증을 받는 대로 분양 일정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본보기 집부터 문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자칫 이번 규제가 분양 일정은 고사하더라도 그 흥행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을 우려한 사업시행자 측이 부담을 덜기 위해 내놓은 `강수`로 보인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까지 분위기 등을 살펴봤을 때 본보기 집부터 개관한 사업시행자 측의 판단은 주효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디에이치아너힐즈`의 일반분양분이 73가구에 불과한데도 지난 8일부터 3일간 본보기 집에는 1만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편 이번 중도금 대출보증 제한은 정비사업에서 일반분양 절차를 제외하곤 조합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아직 일반분양 단계에 도달하지 조합들은 그동안 대책을 마련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유관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 주택기금과 김동규 주무관은 "이번에 정부가 요건을 강화한 것은 `주택구입자금대출보증`이다.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들의 이주비ㆍ부담금 등의 대출은 `정비사업대출보증`에 해당해 이번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 강화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다만 일반분양자는 강화한 요건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반분양 절차를 거치는 정비사업장들이 온전히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당국, 최후의 보루 `제2금융권`에도 칼날… 대출 금리 인상 `명약관화`
비용의 전가로 소비자 부담은 ↑ 수요는 ↓ 시장 양극화 가능성은 ↑
업계 "시장 과열ㆍ가계부채 못 잡고 실수요만 위축… 후속 대책 절실"
`엎친 데 덮친 격`
이는 분양보증ㆍ중도금 대출보증 요건에 이어 제2금융권 관리까지 강화되면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진 데 대해 최대 피해자인 수분양자들이 느끼는 심정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ㆍ이하 금감원)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명목으로 제2금융권 대출과 집단대출의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은행 주택 담보대출 시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고정 금리, 분할 상환 대출을 유도하는 여신 심사 선진화 방안을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ㆍ저 신용자들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보험사 등에서 대출을 받아 상환 부담이 되레 커지고 있으며, 이 방안에는 집단대출 규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금감원은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험 금융권의 가계부채 분할 상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다수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제2금융권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지면 분양시장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장기화하고 있는 저금리와 부동산 회복 기대감에 투자 목적으로 분양시장에 몰렸던 투자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란 게 주된 이유였다. 특히 집단대출 규제와 맞물려 대형 건설사를 제외한 중견 건설사들의 분양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중은행들이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에 소극적으로 임함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이 제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태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수분양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사업장 부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중도금 대출 금리가 높아질 경우 비용을 견디지 못한 대다수 건설사 및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제공해 왔던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없앨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제2금융권까지 막힐 경우 중견 건설사는 대출을 위해 더 높은 이자를 받는 저축은행과 제3금융권까지 밀려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분은 고스란히 수분양자에게 전가될 것이므로 가계의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대형ㆍ메이저 건설사가 주로 공급하는 수도권ㆍ대도시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보다는 중소 건설사들이 공급 주체인 지방 택지개발 분양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업계 한쪽에서는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과 `급증하는 가계부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지만 결국 실패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일시적으론 시장의 열기를 식힐 수 있지만 오래가진 못할 것이며, 가계부채 문제도 기본적으로 기준금리가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분양ㆍ대출보증을 제한하고 규제의 칼날을 제2금융권까지 댄다고 해서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조선업ㆍ해운업ㆍ건설업 등이 무너져 가고, 수출 급감과 더불어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와중에 시행된 분양ㆍ대출보증 규제는 정부의 `악수`가 될 공산이 크다"면서 "이는 그나마 정부 지원으로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경기마저 꺾이게 되면 정부로서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까지 꺾일 경우, 이를 대신해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카드`로 내세울 수 있는 게 딱히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부동산만큼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또 "경제는 `신호`와의 싸움이다. 이제까지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해 왔다는 점은 시장 참가자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상의 합의된 신호였다. 하지만 이번 분양ㆍ대출보증 규제 등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점, 시장이 아무런 준비도 할 수 없을 만큼 갑작스레 보냈다는 점에서 상당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보증 한도에 구애 받지 않는 이른바 투기 세력보다는 실수요자인 중산층을 옥죄는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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