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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게 묻습니다. 한양도성이란? ‘빛’ 정비사업은? ‘그림자’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6-08-12 15:35:36 · 공유일 : 2016-08-12 20:02:19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있다. 더불어 빛이 밝게 빛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최근 서울시가 정비사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는 한양도성을 `빛`으로 정비사업을 `그림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은 아끼지 않으면서 시내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지원`보다는 `규제`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도성에 서울시란? `아낌없이 주는 나무`… 통 큰 지원 넘어 `올인`
업계 "하루아침에 이뤄진 시정(市政) 아냐… `역사도심` 관련 정책이 증거"
서울시가 한양도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끊임 없는 지원을 퍼붓고 있다. 정비사업에 대한 지원은 `짜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모습과 상반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2009년 세계유산 등재 추진 대상으로 한양도성을 선정한 이후 2012년 11월 2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14년 1월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2015년 9월 30일 유네스코에 신청서 초안을 제출했다. 2016년 3월부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로부터 문화적 평가를 받은 데 이어 6~10월 현장 실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2017년 4~5월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그해 7월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개최될 제4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등재 결정을 받아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 2012년에는 전담 조직인 `한양도성도감`을, 전문가 자문 기구인 `한양도성자문위원회`를, 연구 기관인 `한양도성연구소`를 차례로 설립했다. 201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에 부합하는 보존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한양도성 보존ㆍ관리에 관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분야별 사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박원순 시장은 한양도성의 제대로 된 보존을 위해 혜화동 성곽에 인접해 있는 옛 시장 공관을 떠나 은평뉴타운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통 큰`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올인`하는 분위기다. 반대로 관내 정비사업, 특히 한양도성과 인접한 곳에서 시행 중인 정비사업은 시쳇말로 `폭망(심하게 망했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이다. 시는 최근 ▲옥인1구역 ▲사직2구역 ▲충신1구역(이상 종로구) ▲성북3구역(성북구)에 대한 직권해제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이미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설립됐거나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곳이라 서울시의 갑작스런 직권해제 추진은 말 그대로 `날벼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옥인1구역과 성북3구역, 사직2구역은 각각 2009년과 2011년, 2012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충신1구역은 2006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동안 종로구 내 조합들은 합당한 이유 없이 서울시와 종로구가 인허가 절차를 미루고 있다며 수차례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양측의 갈등의 골은 깊었다. 이 중 옥인1구역은 지자체와의 소송에서 이미 두 차례나 승소한바 있다. 그런 와중에 서울시의 일방적인 직권해제 추진은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감을 이곳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이들을 달래는 데 힘을 쓰기보다는 되레 화를 돋우고 있는 형국이다. 말 바꾸기 논란이 대표적인 행태다. 시는 당초 이들 지역이 한양도성 근처로 역사ㆍ문화적 가치 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직권해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가 반발이 커지자 자연경관지구 등의 이유로 검토 중이라며 말을 바꿨다.
하지만 서울시의 한양도성 세계유산 등재 프로젝트는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시는 지난달(7월) 14일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여기에는 기존 도심의 범위를 `사대문`에서 `한양도성과 그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확대하고, 이를 `한양도성 역사도심`으로 명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양도성 주변 지역을 규제 사슬로 묶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시행에 들어간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퇴계로ㆍ다산로ㆍ왕산로ㆍ율곡로ㆍ사직로ㆍ의주로를 경계로 해 그 주변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으로서 규칙으로 정하는 사대문 안`은 `한양도성과 그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으로서 규칙으로 정하는 한양도성 역사도심`으로, `수복 재개발 방식`은 `소단위 정비형`으로 변경됐다. 또한 `사대문 안`을 `역사도심`으로 명시했다. 시는 이달 4일에는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며 `역사도심`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고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효시는 지난해 5월 발표된 `역사도심관리 기본계획`이며, 시가 1년 뒤인 지난 5월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을 통해 낙원동, 효제동, 종로2ㆍ3ㆍ5가, 충무로5가 등 상업지역 재개발 구역 110만여 ㎡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는 서울시의 앞선 4개 구역에 대한 직권해제 추진이 하루아침에 결정된 게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유관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직권해제 `칼춤`에 잘나가던 사업은 `뿌리째 휘청`
업계 "한양도성에 `꽂힌` 朴시장의 안중엔 시민이 없다?!"
지난달 21일 서울시는 직권해제 전문가 검토 및 제13차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직권해제 대상 선정의 적합성을 검토해 역촌2구역 등 10곳을 직권해제 구역으로 선정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뉴타운ㆍ재개발 ABC관리방안` 발표 이후 구역별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3개 유형(AㆍBㆍC)으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으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4조의3에 따라 조례로 위임된 토지등소유자의 과도한 부담 예상 지역과 구역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직권해제의 구체적인 기준과 해제 절차를 마련하는 등 뉴타운ㆍ재개발 수습 작업이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한양도성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맞물리면서 `정비사업 출구전략`이란 당초 취지를 잃어버린 채 한양도성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 역촌2구역을 포함한 직권해제 대상 구역이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4조의3제3항제4호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고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제를 요청한 구역으로서 구청장이 주민 의견을 조사해 사업 찬성자가 50% 미만인 경우 시장이 직권으로 해제할 예정인데, 이러한 해제 사유가 석연치 않다는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역촌2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4조의3제3항제3호가목에 따라 최초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승인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제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역촌2구역은 2007년 7월 9일 추진위 승인 이후 2015년 1월 22일 정비구역 지정 고시 전까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려해도 관계 법령에 의해 정비구역 지정을 받지 못한 상황에 놓여 조합을 설립할 방법이 없는 특별한 경우로서 도시정비법 제4조의3제1항제2호나목에 의거해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3년이 되는 2018년 1월 21일 이후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직권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게 해당 구역의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역촌2구역은 서울시와 법제처ㆍ국토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당시 조례상 사업 지연 기간 산정 시점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직권해제를 할 수 있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이처럼 시가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예정)구역에 대해 `무더기 직권해제`를 검토함에 따라 일선 현장들은 말 그대로 `공황`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참고할 만한 선례가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대응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최악의 경우 이대로 해제가 된다면 해제에 대한 찬반 여론이 나뉘면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반목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매몰비용 문제도 남는다. 수년 이상 사업을 추진해 온 조합들은 그간 수억~수십억 원을 쓴 상태이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에 역사ㆍ문화적 가치 보전 필요에 따라 직권해제 된 경우 보상 금액은 `검증 범위 내`라는 단서가 달려 주민들이 만족할 만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낮다.
이달 10일 서울시 재개발관리팀 관계자는 "정비구역이 해제된 지역의 주민이 원하는 경우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도시재생사업 등 대안 사업을 추진하고 직권해제 구역의 추진위, 조합이 사용한 비용은 사용비용검증위원회 검증을 거쳐 결정한 금액의 70% 이내에서 보조할 계획"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이에 대해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매몰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물꼬가 속속 트이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만 직권해제를 남발하고 직권해제가 수반하는 매몰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눈을 감고 있는데도 이를 강행하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일련의 시정을 살펴봤을 때 이 모든 게 한양도성을 위한 작업으로 해석되며, 이에 혈안이 된 박원순 시장의 눈에는 한양도성만 보이고 그 주변에 사는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무악2구역 사태… 일은 시장이 벌이고, 뒤처리는 시민이 한다?!
"초법적 폭정" 비판에도 정치적으론 이득… 조합 승소 시 소송비용 및 배상은 세금으로
한편 잘나가던 사업에 뜬금없이 제동을 건 사례는 앞선 구역들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무악2구역 사태가 대표적이다.
무악2구역 재개발사업은 2013년 사업시행인가, 2013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지난 5월 철거 작업에 들어가려 했지만 일부 주민의 반대로 결국 법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조합은 자진 퇴거에 불응한 주민들을 상대로 명도 소송을 제기, 승소 후 강제집행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개입해 이를 저지함으로써 이후 2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사업이 굴러가지 않고 있다.
종로구와 서울시 등 인허권자의 각종 인허가를 받고 진행돼 왔고, 강제집행 역시 법원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조치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서울시의 행태는 `권한 남용`이자 `초법적인 폭정`이라는 게 유관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 사이 무악2구역 조합원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막대한 재산적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반대파와 시민 단체, 박 시장 등이 주장하는 개발 반대 사유 중 하나인 `옥바라지 골목`의 역사적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2014년 5월 무악2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하고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옥바라지 골목`이란 말은 언론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강제집행 무렵 시민 단체 관계자들이 `옥바라지 골목`을 언급하자 그에 편승한 일부 언론들이 앞 다퉈 관련 기사를 쏟아 내기 시작했고,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인허가가 이뤄졌던 때의 개발 명분은 `옥바라지 골목`이란 단어 하나 때문에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정비사업 전문가는 "설령 무악2구역 일대가 과거 `옥바라지 골목`이라고 해도 재개발 구역 안에 있던 건물들이 그 역사성을 계승했다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건물이 광복 이후 건립됐기 때문이다"면서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면 그동안 종로구와 서울시, 시민 단체 등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이제 와서 이를 이유로 개발을 엎겠다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밖에 해석되지 않으며, 법과 질서를 준수해야 하는 서울시장이 되레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만큼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무악2구역 사태로 박 시장은 정치적으로 이득을 봤다는 게 정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대선 주자로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게 이를 방증한다. 그에 반해 무악2구역 조합원을 비롯한 서울 시민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무악2구역 재개발 조합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경우 소송비용과 배상금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유관 업계 관계자는 "이것이 박 시장이 말하는 `시민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의 허상이자 실체"라며 "시민을 위한답시고 시장 개인의 철학과 도시관(觀)을 고집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보는 피해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내가 옳으니 따르라`는 듯한 행태는 박 시장이 `정치꾼`이 됐다는 방증이며, 그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와도 닮아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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