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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촌왕궁 재건축 “그래도 우리는 달립니다”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6-09-09 12:12:41 · 공유일 : 2016-09-09 13:02:18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이하 이촌왕궁)는 탁월한 입지와 사업성을 갖춰 이촌한강삼익ㆍ이촌한강맨션 등과 함께 동부이촌동 `재건축 3인방`으로 꼽힌다. 5년 전 건축심의 단계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왔지만 지난해 말 2030 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 근거를 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적극적인 재건축 방향성을 수립하고 있는 이촌왕궁을 집중 조명해 봤다.

한강 조망권ㆍ최고의 입지ㆍ풍부한 개발 호재 덕에 사업 초기 `순항`
`박원순 암초` 만나며 표류… 조합 "주거 개선의 `꿈` 반드시 이룰 것"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저층 단지`라는 이촌왕궁의 메리트는 이곳이 가진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5층 아파트 5개동 250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단지 남쪽으로 한강변과 직접 맞닿아 있다. 또한 남쪽으로는 국립서울현충원 및 관악산이, 북쪽으로는 용산가족공원, 남산이 자리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될 시 서울 중심부에서 풍부한 녹지와 수변 등 천혜의 자연 공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거지로 변모할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용산구, 그중에서도 중앙인 이촌동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 4호선 및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이촌역이 도보 7분 거리로 시내 어느 곳으로든지 이동이 편리하다.

풍부한 개발 호재도 이촌왕궁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강변북로 지하화 ▲한강 둔치의 백사장화 ▲광역 전철 신분당선 연장 등이 줄줄이 완료되면 강남의 인프라는 그대로 누리면서 강북을 대표하는 신흥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이촌왕궁은 이같이 여러 호재에 힘입어 일찍이 재건축에 뛰어들었다. 주민들의 주거 개선 의지도 남달랐다. 2006년 4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동의율 100%를 얻어 2008년 9월 조합 창립총회 개최, 같은 해 12월 설립인가까지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된 게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ㆍ좋은 일에 방해되는 일이 생김)라 했던가. 잘나가던 이촌왕궁도 난관에 부딪혔다. 이곳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 8월 건축계획(안)을 접수시킨 뒤 제반 절차를 진행하던 중 서울시장이 바뀐 무렵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박원순 시장의 당선(2011년 10월) 직후인 2011년 12월, 시는 이촌왕궁 재건축 조합이 인근 렉스아파트(현 `래미안첼리투스`) 재건축사업이 지상 최고 56층으로 허가 받은 점을 고려해 `용적률 294%-최고 층수 47층`을 핵심으로 해 수립한 이곳 건축계획을 반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가 2013년부터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을 구상하면서 한강변 인접 지역은 `최고 층수 15층, 스카이라인의 경우 V자형의 건축만이 가능`하다는 `제약`까지 생겼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촌왕궁 재건축사업의 비상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사업 재개의 기회를 맞이한 이촌왕궁 재건축 조합과 조합원들은 좌절하지 않고 사업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속하게 건축계획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도시재정비업계에서는 이촌왕궁 재건축사업에 `활로`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 이촌왕궁 임종빈 조합장
"`불편한 생활환경ㆍ조합원의 고령화`는 사업 추진을 가속화해야 하는 이유"
"서울시는 시민 위한 행정을 펴야… 미래 서울 대표 아파트 짓는 데 `총력`




재건축은 사업성과 호재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부의 강한 결속과 외부, 특히 그 중에서도 관할 행정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이는 이촌왕궁 재건축 조합 임종빈 조합장이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지론이기도 하다. 지난달(8월) 23일 만난 임 조합장은 누차 이를 강조하며 서울시 담당 공무원들을 향해 보다 `유연한 행정`을 촉구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이촌왕궁이 재건축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입주 후 자그마치 42년이 흐른 초고령 아파트다. 건축 당시 자재 및 기술이 조악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생활환경이 매우 불편하다. 실례로 (준공 후 수차례 교체했음에도) 난방시설인 파이프라인 내부가 녹이 슬어 온수의 전달 효율이 떨어져 따뜻하지 않고 난방비만 높게 나온다. 녹물로 인해 식수는 물론 세탁용수로도 사용하기에도 부적합하다. 또한 상당수 조합원들이 자녀를 출가시킨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이는 하루빨리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 이촌왕궁 재건축사업의 현안은/

1만7621㎡의 협소한 구역 면적에 효율적인 건축을 이루려면 고도를 높이고, 동(棟) 수를 최소화해 건폐율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래야 `미관`과 `통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이에 설계자와 함께 건축계획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서울시`다. 현재 한강변 연접부의 최고 층수를 15층으로 제한하는 시 계획에 따를 경우 비효율적인 설계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바로 옆 56층인 `래미안이촌첼리투스`와 현격히 대비되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한강 수변 단지로서의 미관과 기능성을 저해한다. 또한 단지 내 동간 밀착 배치로 통풍이 안 돼 쾌적성이 떨어지고, 사생활 침해까지 우려되는 등 조합원의 자산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 서울시에 의해 겪은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인근 렉스아파트가 `래미안이촌첼리투스`로 탈바꿈한 것을 보고, 기대를 모았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애써 준비한 건축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발생한 비용도 매몰비용이 되어 주민들의 피해도 상당하다. 지난해 지속적으로 관련 부서 실무자에서 부시장에 이르기까지 5단계의 관련책임자를 5회에 걸쳐 만나 `수변 15층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긍정적인 답변까지 얻었지만 그해 12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 관련 당국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좀 더 `플렉시블(flexible)`한 행정 운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규정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외려 그 규정에 끼워 맞추기 위한 `목적 전치 현상`이 발생한다. 말로만 가이드라인이지 법 위에 군림하는 법률체계의 하극상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효율적인 계획이라도 시장(市場)의 도시관(都市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돌려보내는 일이 부지기수다. 서울시라는 거대한 도시의 도시계획과 개발 청사진은 이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결정할 문제이지, 시장 한 사람의 편협하고 독단적인 철학에 좌지우지돼서는 안 되는 일이다. 박 시장을 비롯한 시 담당 공무원들은 이 점을 속히 깨닫고 보다 시민의 시각에서 시민을 위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향후 사업계획은/

기존 서빙고지구단위계획에는 기본 용적률 200% 등 제약이 많다. 이에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정비구역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10월 중 이를 위한 총회를 개최해 11월에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접수시킬 것이다. 정비구역 변경지정이 이뤄지면 그에 부합한 건축계획을 수립해 건축심의를 받고,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재건축은 개개인의 사업이 아닌 공동의 사업이므로, 구성원 전체의 뜻을 모아야 한다. 또 재건축은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아무리 사업시행자가 뛰어나도 관할 행정청이 사안을 점검ㆍ승인해야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로 인해 사업이 조금 지체되고 있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 조합은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해 최소 70~80년이 가는, 미래 서울을 대표하는 아파트를 짓는다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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