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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다르고 속 다른 정부에 市場 왈 “너 때문에 어지럽다!”
repoter : 조현우 기자 ( escudo83@naver.com ) 등록일 : 2016-09-09 14:11:42 · 공유일 : 2016-09-09 20:01:58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박근혜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시장에는 한동안 훈풍이 불었다. 신규 분양과 재건축이 늘어나고 부동산 거래는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을 살려 경기를 살려 보자`는 현 정부의 바람은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유관 업계 중론이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정부의 경제정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257조3000억 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54조2000억 원이 늘어나 부채 규모와 그 증가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가계부채 규모가 1300조 원을 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여야 하는 큰 과제를 떠안게 됐는데, 문제는 `가계부채를 잡자니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부동산시장을 살리자니 가계부채가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를 살려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던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의 상관관계가 커지며, 경제정책의 겉과 속이 다른 현실의 문제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점차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8ㆍ25 가계부채 관리 방안, 사실상 부동산 대책… 겉으론 `통제` 속으론 `촉진`?
업계 "일견 이해하나 `공급 통제`가 되레 수요에 불 질러" 지적에 정부는 `낙관`


지난달(8월) 25일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매년 2회씩 연례행사처럼 가계부채를 해결하겠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유관 업계 전문가들에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대책이라기보다 부동산 대책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정부의 대책이 저소득ㆍ저신용ㆍ다중 채무자 등의 채무 조정, 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황비율(DTI) 강화 등 문제의 핵심을 비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는 분양시장 과열과 관련해서 정부는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분양가상한제 재도입 등의 수요 억제 수단은 하나도 포함하지 않았고 주택시장 부양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공공택지 공급 조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신청 시기 조정ㆍ인허가 조절, 분양보증 강화 등 공급 조절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정부의 대책 발표는 주택 공급을 줄여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분양가를 유지해주겠다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부동산 투기 세력에게 지금처럼 계속하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투기 근절, 가계부채 위험 감소 등과는 거리가 먼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업계 한쪽에서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분양시장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정부가 수수방관한다`는 비판을 부를 것이고, 지나치게 시장을 옥죄는 정책을 내놓으면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부동산 경기마저 죽어 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정도의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가계부채의 위험성보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그 여파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우려가 이번 대책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발표 2주를 맞는 시점에서 이번 대책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줬다는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진단이다. 8ㆍ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전국의 부동산시장이 이전보다 거세게 타오르고 있어서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을 줄이겠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수요를 더욱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 관망하던 실수요에 불을 지르고, 분양보증 불허 등으로 사실상 분양가상한제가 부활하면서 세사 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된 투자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막대한 부동 자금과 초저금리의 지속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나타난 의외의 반응이다"며 "수익이 있을 거라 생각되면 바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이서 정부 정책이 예상치 못한 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보증 제도 및 PF 대출 심사 등의 강화가 시장을 통제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며, 전국적으로 확대ㆍ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강화로 `주택 공급`과 `가계부채` 두 마리 토끼 잡겠다?
강남ㆍ서초가 `첫 시험대`?!… 업계 "권한 커진 HUG, 가격 통제는 부작용 낳을 것"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택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분양 단계까지 전 방위적으로 주택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부는 주택 분양보증 강화로 최대 연 8만 가구가량이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거나 보증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택법」 제76조에 따라 건설사가 20가구 이상을 선(先)분양할 경우 반드시 주택 분양보증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주택 분양보증은 주택이 분양되지 못할 경우, 분양 받은 사람이 받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분양보증은 주택 분양보증을 포함한 ▲주택 임대 보증 ▲주상복합주택 분양보증 ▲오피스텔 분양보증 등을 합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ㆍ이하 국토부)와 HUG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분양보증을 받은 43만1524가구 중 약 18%(7만7700여 가구)가 `담보대용료ㆍ가산보증료`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분양보증 강화 일환으로 이달 보증 신청분부터 담보대용료와 가산보증료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담보대용료는 주택 건설 예정 부지에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은 토지가 있거나 가압류ㆍ저당권 등이 잡혀 있을 경우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분양보증을 받는 제도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 사업 대지를 100% 확보하거나 다른 담보를 제공해야만 분양보증이 가능하다. 또한 가산보증료는 사업 수행 능력 등으로 결정된 업체별 보증 한도를 초과해 보증을 신청할 때 초과분에 대한 위험 부담 금액을 내면 보증해주는 제도다.


이와 더불어 지난 1일 소식통에 따르면 HUG는 서울 강남구ㆍ서초구를 분양보증 심사 강화지역으로 지정, 직접 고분양가 관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에 이어 이달 이후 줄줄이 분양될 ▲신반포5차(`아크로리버뷰`) ▲신반포18ㆍ24차(`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방배3구역(`방배아트자이`ㆍ이상 서초구) 재건축 등 3개 단지가 HUG의 직접적인 분양가 통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업계 한쪽에서는 보증 심사 강화는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구역에서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지면서 손익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시장의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외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보증 예비 심사 도입, 미분양관리지역 보증 심사 강화 등으로 HUG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으며,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결국 시장을 왜곡시키게 될 것"이라며 "HUG를 내세운 분양가 통제는 결국 청약 당첨자만 단기 프리미엄을 독차지해 투기를 조장하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과열에 놀란 금융위, `진정제` 투입… 집단대출 신청자 소득 확인 의무화 즉시 시행, 연말부턴 DSR 도입
업계 "비정상의 정상화ㆍ거시적 관점에 따른 정책 입안 `절실`, 가계부채-부동산 연결 고리 약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편 8ㆍ25 대책이 발표된 이후, 공급 축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ㆍ이하 금융위)는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책을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5일 금융위 관계자는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집단대출 신청자에 대한 은행의 소득 확인 의무를 즉시 시행한다"며 "현재 은행들은 집단대출과 관련한 차주들의 소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중도금 대출의 경우 60~70%가 소득 항목을 비워도 대출이 집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보증 건수 한도를 통합하는 보증 제도 개편과 토지ㆍ상가 등 비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제2금융권의 LTV를 40~70%로 낮추는 방안을 한 달 빠른 오는 10월에 시행한다. 올해 말에는 신용대출에 대한 총체적 상환 능력 심사 시스템인 DSR(가계가 연 소득 가운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소득을 원금과 이자로 갚는 데 쓰는 지 보여주는 지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지표가 불안정하다고 정책이 일주일 만에 조기 시행된다는 것은 성급하다. 소득 확인을 하게 된다면 대출 심리를 억제하는 데 영향은 주겠지만, 보증이 강화되더라도 강남 등 시장이 과열된 지역에 대한 실효성은 적고 지방을 중심으로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정부가 기존의 오래되고 잘못된 정책을 한 번 살펴보고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유관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부의 태도 탓에 시장 참가자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는 점은 앞으로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낮춘다는 점에서 당국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저질렀으니 그 해법도 정부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정부는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고 내 집 마련 예정자들을 위해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두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이를 단순하게 시장 흐름과 정권의 성향에 따르고, 정책에 좌지우지하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결국 피해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이어 "나아가 동전의 양면처럼 영향을 주고받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관계를 약화시킬 방안을 마련해야만 가계부채 대책과 부동산 대책이 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울러 대기 자금들이 부동산 투자로 몰리면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의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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