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조현우 기자]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9만685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대치로 특히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에 달하는 6만7516가구가 집중됐다.
수도권에 공급량이 몰린 것은 오는 17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9월) HUG가 지정한 전국 24개 미분양 관리 지역의 분양 사업자는 분양보증 예비 심사로 사업성을 평가 받은 뒤 본심사를 받도록 절차가 강화되며, 분양보증 신청 때 지사 심사와 본사 심사를 모두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오는 16일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장은 예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바로 이 점을 의식한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서둘러 승인을 받고 올해 막바지 물량을 쏟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지금의 현상이 풀이된다.
공급 과잉 우려 증대… 업계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
분양권 전매제한 줄줄이 해제… 박근혜정부 분양권 거래 사상 `최고`
분양 물량의 증가는 단기간의 `반짝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 부동산업계 조사에 따르면 내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 76만 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2017~2018년 전체 입주 물량(76만5304가구)의 35.7%가 수도권에 집중되며 2기 신도시 개발이 활발한 화성과 용인, 시흥, 김포, 수원 등 5곳에는 전국 입주 물량의 18.2%인 13만8987가구가 몰려 있다.
이 시기는 `역대 최대 공급 시기`라고 불리던 2015년(52만 가구)과 2016년(44만 가구 예정) 사이에 분양이 이뤄진 아파트들이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와 겹쳐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한쪽에서는 이런 분양 기조를 유지한다면 2017년 하반기 이후에는 물량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도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어 경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입주 물량이 집중될 2017년 말과 2018년에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주택소유자의 주택 매각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주택 준공 이후 집단대출이 개인대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상환 여력이 취약한 차주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달리 안팎의 상황은 물량 폭탄 가능성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도시재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의 유예기간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들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분양시장의 호황과 이를 염두에 둔 건설사들의 `밀어 내기`식 공급과 맞물려 서울시만 하더라도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사이에 재건축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중심권의 경우 조합원분양분을 뺀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를 놓고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업계의 전망은 올해 말까지 수도권에서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이 새롭게 6만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설사들이 앞 다퉈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권이 전매제한 기한(▲민간택지 6개월 ▲공공택지 1년)이 이달을 기점으로 대거 풀린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전국의 전매제한 해제 대상 아파트는 총 5만8355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동탄2신도시 분양이 활발했던 화성시가 1만1025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평택시 8888가구, 파주시 운정신도시 6123가구, 남양주시 5142가구, 경기 김포시 4500가구 순으로 새 분양권이 많이 나온다. 서울시에서도 올 봄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군 10개 단지 3265가구의 전매제한이 일제히 해제된다.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1호인 ▲`래미안블레스티지` 370가구가 지난 10일부터 거래 제한이 풀렸고, 이달 ▲`은평스카이뷰자이`(361가구) ▲`홍제원아이파크`(370가구) 등도 해제를 앞두고 있다. 또 오는 12월까지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222가구) ▲`래미안루체하임`(332가구)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406가구) 등 흥행에 성공한 단지들의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7월부터 분양권 매매가 3개월 연속 감소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전매제한이 풀리는 것을 기점으로 분양권 매매만 활성화해 앞으로 풀릴 분양 물량이 실거주자에 의해 소화되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휘발성이 강한 투자수요 우위(분양권 거래 활성화)의 시장은 불안정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지나치게 레버리지 효과(leverage 效果ㆍ차입금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행위)에 기대 시장에 발을 담근 투자자의 경우 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시중금리의 연쇄 상승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순식간에 가수요로 돌아선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에 설득력을 더하는 자료도 눈에 띈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3년 7개월간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114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분양권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에 비해 43%에 육박해, 이전 정부(노무현정부 29%, 이명박정부 27%)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소속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2013년 시작된 집단대출 규제 완화, 전매제한 완화 조치 등 서민들이 돈을 빌려 집을 사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그 결과가 분양권 거래량의 폭증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며 "현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는 부동산 투기 창조경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박근혜정부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으로 건설투자, 특히 주거용 건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중 건설투자가 1/4분기 6.8%, 2/4분기 2.9% 증가(전년 동기 대비 10.6%)해 여타 부문 성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작년 성장률이 2.6%가 아닌 2.4%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이는 올해에도 마찬가지였는데, 1분기와 2분기 성장률 2.8%, 3.2%(전년 동기 대비)에서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각각 1.9%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현재 경제성장률을 지탱하는 기둥이 `주택 건설`임을 말해준다. 때문에 부동산시장 한쪽에서는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 경기 하락을 감수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뉴스테이 물량 증가도 우려… 공급 과잉기와 맞물리면 `재앙`
업계 "시장 외면 받을 가능성 커" 정부 "8년 이상 거주할 수 있어 안정적"
이런 상황 속에서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뉴스테이(New Stayㆍ기업형 임대주택)도 출범한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뉴스테이는 일부 구역의 높은 청약률 성적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앞 다퉈 참여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달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물량은 1만5000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9월 공급 이후 추석 연휴 전까지 공급된 전체 물량 9500여 가구를 웃돈다. 더불어 2017년 뉴스테이 공급 예정 물량은 인허가 기준으로 4만1000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으로도 2만2000가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물량이 집중되면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기가 식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17~2018년 입주 예정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로 많다는 분석이 많은데, 시장에 공급이 넘쳐나면 일반분양 주택의 전세 물량 전환 증가로 보증부월세 구조인 뉴스테이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임대료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게다가 민간 건설사가 주도하는 뉴스테이 사업은 해당 사업 주체들의 수지타산 때문에 임대료의 가격탄력성(가격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이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스테이 공급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뉴스테이가 경쟁력을 잃을 것을 대비해 임대료 하락과 사업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급 지역 안배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장은 `안일함` 그 자체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관계자는 "일각의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8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성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우`에 불과하다"며 "2017~2018년 입주 예정 물량도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뉴스테이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엇갈린 업계… "정부 차원의 대책 필요" vs "주택시장 불씨 살리자"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도시재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서울ㆍ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심화 및 공급 과잉에 따른 `2017년 대규모 미입주 대란설`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 청약 재당첨 제한, 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이 도입 가능한 규제라며 정부가 내년 대선을 의식하지 않고 부동산시장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반면 업계 한쪽에서는 최근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공급 과잉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가 되레 집값을 하락시키고 분양권 전매 역시 줄어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부가 그때그때 조급한 마음으로 시장을 규제하거나 완화해서는 효과적인 주택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규제 강화를 부동산 정책의 중심에 둘 마음은 없는 듯하다. 국회 국토위 여당 간사인 이우현 의원이 지난달 29일 대표발의 한 「택지개발촉진법(이하 택촉법)」 폐지 법안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 측은 "국토부 요청이 있어서 의원입법으로 택촉법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며 "공공 주도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내용으로 하는 현행법을 폐지함으로써 공공택지 및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고 대규모 토지 수용 등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힌 것이다.
시장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이 우려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하는 정부. 정부의 인식과 바람대로 시장이 공급량을 소화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 반대라면 그나마 부동산이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치명상이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제언에 정부가 귀를 기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9만685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대치로 특히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에 달하는 6만7516가구가 집중됐다.
수도권에 공급량이 몰린 것은 오는 17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9월) HUG가 지정한 전국 24개 미분양 관리 지역의 분양 사업자는 분양보증 예비 심사로 사업성을 평가 받은 뒤 본심사를 받도록 절차가 강화되며, 분양보증 신청 때 지사 심사와 본사 심사를 모두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오는 16일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장은 예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바로 이 점을 의식한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서둘러 승인을 받고 올해 막바지 물량을 쏟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지금의 현상이 풀이된다.
공급 과잉 우려 증대… 업계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
분양권 전매제한 줄줄이 해제… 박근혜정부 분양권 거래 사상 `최고`
분양 물량의 증가는 단기간의 `반짝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 부동산업계 조사에 따르면 내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 76만 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2017~2018년 전체 입주 물량(76만5304가구)의 35.7%가 수도권에 집중되며 2기 신도시 개발이 활발한 화성과 용인, 시흥, 김포, 수원 등 5곳에는 전국 입주 물량의 18.2%인 13만8987가구가 몰려 있다.
이 시기는 `역대 최대 공급 시기`라고 불리던 2015년(52만 가구)과 2016년(44만 가구 예정) 사이에 분양이 이뤄진 아파트들이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와 겹쳐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한쪽에서는 이런 분양 기조를 유지한다면 2017년 하반기 이후에는 물량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도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어 경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입주 물량이 집중될 2017년 말과 2018년에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주택소유자의 주택 매각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주택 준공 이후 집단대출이 개인대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상환 여력이 취약한 차주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달리 안팎의 상황은 물량 폭탄 가능성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도시재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의 유예기간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들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분양시장의 호황과 이를 염두에 둔 건설사들의 `밀어 내기`식 공급과 맞물려 서울시만 하더라도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사이에 재건축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중심권의 경우 조합원분양분을 뺀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를 놓고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업계의 전망은 올해 말까지 수도권에서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이 새롭게 6만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설사들이 앞 다퉈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권이 전매제한 기한(▲민간택지 6개월 ▲공공택지 1년)이 이달을 기점으로 대거 풀린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전국의 전매제한 해제 대상 아파트는 총 5만8355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동탄2신도시 분양이 활발했던 화성시가 1만1025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평택시 8888가구, 파주시 운정신도시 6123가구, 남양주시 5142가구, 경기 김포시 4500가구 순으로 새 분양권이 많이 나온다. 서울시에서도 올 봄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군 10개 단지 3265가구의 전매제한이 일제히 해제된다.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1호인 ▲`래미안블레스티지` 370가구가 지난 10일부터 거래 제한이 풀렸고, 이달 ▲`은평스카이뷰자이`(361가구) ▲`홍제원아이파크`(370가구) 등도 해제를 앞두고 있다. 또 오는 12월까지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222가구) ▲`래미안루체하임`(332가구)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406가구) 등 흥행에 성공한 단지들의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7월부터 분양권 매매가 3개월 연속 감소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전매제한이 풀리는 것을 기점으로 분양권 매매만 활성화해 앞으로 풀릴 분양 물량이 실거주자에 의해 소화되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휘발성이 강한 투자수요 우위(분양권 거래 활성화)의 시장은 불안정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지나치게 레버리지 효과(leverage 效果ㆍ차입금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행위)에 기대 시장에 발을 담근 투자자의 경우 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시중금리의 연쇄 상승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순식간에 가수요로 돌아선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에 설득력을 더하는 자료도 눈에 띈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3년 7개월간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114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분양권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에 비해 43%에 육박해, 이전 정부(노무현정부 29%, 이명박정부 27%)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소속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2013년 시작된 집단대출 규제 완화, 전매제한 완화 조치 등 서민들이 돈을 빌려 집을 사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그 결과가 분양권 거래량의 폭증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며 "현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는 부동산 투기 창조경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박근혜정부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으로 건설투자, 특히 주거용 건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중 건설투자가 1/4분기 6.8%, 2/4분기 2.9% 증가(전년 동기 대비 10.6%)해 여타 부문 성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작년 성장률이 2.6%가 아닌 2.4%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이는 올해에도 마찬가지였는데, 1분기와 2분기 성장률 2.8%, 3.2%(전년 동기 대비)에서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각각 1.9%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현재 경제성장률을 지탱하는 기둥이 `주택 건설`임을 말해준다. 때문에 부동산시장 한쪽에서는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 경기 하락을 감수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뉴스테이 물량 증가도 우려… 공급 과잉기와 맞물리면 `재앙`
업계 "시장 외면 받을 가능성 커" 정부 "8년 이상 거주할 수 있어 안정적"
이런 상황 속에서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뉴스테이(New Stayㆍ기업형 임대주택)도 출범한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뉴스테이는 일부 구역의 높은 청약률 성적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앞 다퉈 참여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달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물량은 1만5000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9월 공급 이후 추석 연휴 전까지 공급된 전체 물량 9500여 가구를 웃돈다. 더불어 2017년 뉴스테이 공급 예정 물량은 인허가 기준으로 4만1000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으로도 2만2000가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물량이 집중되면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기가 식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17~2018년 입주 예정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로 많다는 분석이 많은데, 시장에 공급이 넘쳐나면 일반분양 주택의 전세 물량 전환 증가로 보증부월세 구조인 뉴스테이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임대료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게다가 민간 건설사가 주도하는 뉴스테이 사업은 해당 사업 주체들의 수지타산 때문에 임대료의 가격탄력성(가격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이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스테이 공급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뉴스테이가 경쟁력을 잃을 것을 대비해 임대료 하락과 사업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급 지역 안배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장은 `안일함` 그 자체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관계자는 "일각의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8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성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우`에 불과하다"며 "2017~2018년 입주 예정 물량도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뉴스테이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엇갈린 업계… "정부 차원의 대책 필요" vs "주택시장 불씨 살리자"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도시재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서울ㆍ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심화 및 공급 과잉에 따른 `2017년 대규모 미입주 대란설`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 청약 재당첨 제한, 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이 도입 가능한 규제라며 정부가 내년 대선을 의식하지 않고 부동산시장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반면 업계 한쪽에서는 최근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공급 과잉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가 되레 집값을 하락시키고 분양권 전매 역시 줄어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부가 그때그때 조급한 마음으로 시장을 규제하거나 완화해서는 효과적인 주택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규제 강화를 부동산 정책의 중심에 둘 마음은 없는 듯하다. 국회 국토위 여당 간사인 이우현 의원이 지난달 29일 대표발의 한 「택지개발촉진법(이하 택촉법)」 폐지 법안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 측은 "국토부 요청이 있어서 의원입법으로 택촉법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며 "공공 주도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내용으로 하는 현행법을 폐지함으로써 공공택지 및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고 대규모 토지 수용 등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힌 것이다.
시장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이 우려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하는 정부. 정부의 인식과 바람대로 시장이 공급량을 소화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 반대라면 그나마 부동산이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치명상이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제언에 정부가 귀를 기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