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별천지(別天地)'. 20일 오후 동대문 쇼핑거리를 지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내려왔을 때, 이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화려하고 개성 있게 차려 입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을 보며 패션위크에 왔음을 실감했다.'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오는 22일까지 6일간 서울 DDP에서 진행 중이다. 개막 나흘째인 20일 서울패션위크 현장을 찾아 분위기를 살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는 서울패션위크는 정구호 총감독의 말처럼 '젊음'과 '개성'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일반 관람객·모델 지망생·블로거 등 모두의 '축제'로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한껏 차려 입은 '패피(패션피플의 줄임말)'와 더불어 묵직한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던 수백명의 '사진가'들이었다. 전문 모델이나 사진기자보다는 모델 지망생, 패션 애호가, 패션블로거 등 일반인이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었다.무엇보다 이들은 사진을 찍고, 찍히는 것 자체를 즐겼다. 가령 한 '패피'가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면 근처에 있던 '사진가'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를 찍는 식이었다. 패션을 정말 좋아해 즐기러 온 사람들 같았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서울패션위크 현장은 활기와 에너지로 넘칠 수밖에 없었다.서울패션위크가 열릴 때마다 방문했다는 이정무(25)씨는 "전문 기자부터 패션 블로거, 정말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온다"며 "특별히 정해진 규칙은 없다. 그냥 사진을 찍으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서울패션위크를 보러 온 외국인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신을 '제이'라고 소개한 한 중동 여성은 평소에도 K팝, K뷰티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헤라서울패션위크가 한다는 얘길 듣고 방문해봤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아서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현장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중간 중간 열렸다. 또 컬렉션에 초대된 유명인들의 포토타임을 외부에서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지난 2013년부터 초대된 인원만 패션쇼 참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패션쇼를 보지 못하는 다른 방문객들을 배려한 행사들로 보였다. ◆ 신진 디자이너들의 등용문 '제너레이션 넥스트 패션쇼'서울패션위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신진 디자이너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패션쇼'다. 지난 3월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때까지만해도 서울의 역사적이고 독특한 특징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문래동 대선제분공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편리성과 효과적인 홍보, 수주기회 등을 고려해 이번 시즌부터 서울컬렉션과 함께 DDP에서 열리게 됐다. 올해 제너레이션 넥스트 패션쇼에는 21개 브랜드가 참여해 디자이너의 역량을 펼치고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를 가진다.기자는 21개 브랜드 중 20일 오후 DDP 잔디사랑방에서 열린 변그림 디자이너의 '네스티 해빗' 패션쇼를 관람했다. 이번이 서울패션위크 세 번째 참석인 네스티 해빗은 2017 S/S 컬렉션 콘셉트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를 선정,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기존 도덕이나 가치관을 상실한 세대를 현세대의 청년들에 빗대어 풀어냈다.행사장은 패션쇼 시작이 임박하자 기자, 패션블로거, 유명인들을 비롯해 모델 지망생, 일반인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초대권이 있는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공간에 여유가 생길 경우 스탠딩 자리에서 일반인 관람객들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곧이어 패션쇼가 시작되자 수백명의 눈일 일제히 런웨이를 걷는 모델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다들 진지한 얼굴로 쇼를 관람하고, 무대가 끝날 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곤 했다. 패션쇼를 관람한 이기현(28)씨는 "실제로 패션쇼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새롭고 신기했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와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가 끝나고 나온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도 DDP 광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자신의 개성을 과감히 드러내고, 사진을 찍고, 현장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울패션위크가 패션쇼를 넘어 하나의 패션축제가 됐음을 느꼈다. 17돌을 맞이할 내년 서울패션위크가 기대되는 이유다. 원문보기강영은 기자 kang@focus.kr<저작권자(c) 포커스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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