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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경품 행사 빙자해 몰래 개인정보 수집ㆍ제공 행위로 ‘덜미’
repoter : 조현우 기자 ( escudo83@naver.com ) 등록일 : 2016-10-28 12:39:09 · 공유일 : 2016-11-01 13:06:46


㈜홈플러스(이하 홈플러스)는 1999년 2개의 점포를 시작으로 `성장`과 `기여`를 핵심 요소로 `착한 기업`을 이루겠다는 대표이사의 `포부`로 시작된 유통 전문 업체다. 홈플러스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연 매출 약 9조 원으로, 이마트와 함께 유통업계를 이끄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재 720여 곳의 점포를 운영 중인데, 최근 뛰어난 성과의 이면에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고객 정보 2000만 건 이상 보험사에 팔아
서울고법 "고객 기만행위에 가한 공정위 제재는 `정당`"

지난 19일 서울고등법원은 경품 행사를 광고하면서 응모자의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은폐ㆍ축소한 홈플러스의 행위에 대해 시정 조치와 과징금 4억3500만 원의 납부 명령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ㆍ이하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안전정보과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1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홈플러스가 2000만 건이 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231억여 원의 수익을 얻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에도 불구하고 무죄 판결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1심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응모권에 1mm 글씨로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표기해 고지 의무를 다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에 13개 소비자ㆍ시민 단체 등은 분노하는 피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판사님은 이 글씨가 정말 보이십니까?"라는 제목의 항의 서한을 1mm 글씨로 작성해 재판부와 검찰 측에 제출했다.

한 시민 단체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고객 개인정보 불법 매매 행위에 대한 1심 판결은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났다"며 "국민들의 상식에 반하는 `재벌ㆍ대기업 봐주기 판결`이란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11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2회에 걸쳐 `자동차 10대를 쏩니다`, `연말연시 벤츠가 온다` 등의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알림 쪽지(전단지), 구매 영수증, 누리집(홈페이지) 등을 통해 광고하면서 응모자의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고 응모함에 부착된 광고지 등에도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내용은 전혀 알리지 않았다. 아울러 응모 단계에서 개인정보(생년월일, 휴대폰 번호)가 경품 행사를 위한 본인 확인, 당첨 시 연락 목적임을 강조한 반면,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부분은 소비자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표시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경품 행사를 광고하면서 응모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행위는 `기만적 광고`에 해당한다"며 "경품 행사의 경우 개인정보 제공과 그 정보의 보험사 전달 등과 관련된 내용은 가장 중요한 거래 조건"이라고 밝혔다.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제1항제2호에 따르면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ㆍ광고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거짓ㆍ과장ㆍ기만의 표시 및 광고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경품 행사를 광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경품 행사를 단순한 사은 행사로 인식하게 했다. 경품 행사의 주제를 `창립 14년 고객 감사 대축제`, `가정의 달 경품 대축제`, `새해맞이 경품 대축제` 등으로 광고하고, 응모권에도 개인정보 요구 목적이 경품 당첨 시 본인 확인과 연락 목적이라는 점만을 강조했다.

불법 개인정보 거래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유관 업계 "매도 기업ㆍ매수 금융사 `쌍벌제` 필요"

개인정보 보호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 대한민국은 금융사의 개인정보 거래가 만연해 동의를 받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 `구매자`인 금융업계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5개 보험사 등이 자체적으로 수집해 보유한 개인정보는 7000만 건으로, 한화생명을 제외한 다른 보험사는 모두 외주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아울러 홍 의원실에 따르면 개인정보 가격은 수집된 경로와 대상에 따라 다르게 거래되고 있다. 실례로 삼성화재는 지난 9월 NS홈쇼핑을 통해 1만7165건의 이름 및 휴대폰 번호를 받아 약 11억6000만 원을,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로부터 1622건의 고객정보를 받아 약 1억5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품 행사를 광고하면서 응모자의 개인정보가 경품 행사 진행과 무관한 보험사에게 제공된다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행위는 제재해 기만적인 광고 행태를 개선하고 경품 행사를 빙자한 개인정보 수집ㆍ판매 행위를 근절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공정위는 경품 행사를 표방하면서 개인정보를 수집ㆍ제공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는 "홈플러스 등의 개인정보 매매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사건처럼 실제로 제3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개인정보 거래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정보를 구매하는 금융사에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라며 "차제에 금융사가 불법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를 구매ㆍ활용하지 못하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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