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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건축 임대주택’ 패러다임 전환? 마른하늘에 날벼락…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7-01-13 14:47:53 · 공유일 : 2017-01-13 20:01:55


`설상가상(雪上加霜)`

이는 어려운 일이 겹친다는 뜻으로, 인가 신청 시기 조정,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11ㆍ3 부동산 정책 등으로 어수선한 서울 지역 재건축시장에 임대주택 공급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요약한 사자성어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앞으로 재건축 단지에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더불어 행복주택 등을 함께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재건축사업 성향과 엇박자를 내면서 일선 현장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공익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유형을 확대시킨 `서울시`와 사업 특성상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재건축 현장` 사이의 갈등이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시, 임대주택 공급 유형 `대전환`
재정 부담ㆍ공급 제한ㆍ편익 발생 등 핵심 문제 개선에 `초점`

`서울 재건축 단지에 행복주택을 공급한다`는 시의 정책은 재건축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한정됐던 서울시 재건축 단지의 임대주택 공급 유형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공공주택 건설 및 공급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공포ㆍ시행했다.

단 조례ㆍ시행일 기준 시장과 사업시행자 간 계약이 체결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0조의3제3항에 따른 재건축 소형주택이나 「주택법」 제20조제2항에 따른 임대주택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된다.

이번 개정안은 ▲서울시 재건축사업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 제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시프트 매입 비용에 대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재정 부담 가중 ▲제도적 특성으로 인한 입주자의 과도한 편익 발생 등을 개선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9일 서울시 임대계획팀 김수영 주무관은 "정책 시행의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며 "임대주택 공급 유형 확대는 2011년 112억 원(100가구)이던 재건축 단지 내 시프트 매입 비용이 지난해 10월까지 1002억 원(836가구)으로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한 고육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이어 "재개발사업뿐만 아니라 당연히 재건축사업에도 적용돼야 하는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경우 재건축사업만 묶어 뒀었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며 "시의 재정상 국비 지원이 되지 않고 20년의 기간이 주어지는 시프트를 유지하기엔 문제가 있어 국민임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복주택(6년)을 공급해 여러 세대의 서민층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25일 우미경 서울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지난달(2016년 12월) 20일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이하 도계위)의 검토를 거쳐 시행됐다.

당시 도계위는 "이번 정책 전환으로 인해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서 매입하는 임대주택을 시프트 외의 다른 유형으로 공급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프트는 도시계획사업 철거 주택 소유주에 대한 이주 대책 일환으로 공급되고 있고, 주택 공급 여건도 점차 어려워지는 점을 고려해 중장기 소요 예측에 근거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바 있다.

이에 대해 도시재정비업계 한쪽에서는 "재건축사업 특성을 알고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임대주택 공급 유형 확대를 시행한 시의 `일방통행`식 행정은 재건축 현장의 반발만 부른다"며 "아직까지 시와 임대주택 매입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재건축 조합과 매입 계약을 맺은 조합 간 형평성 시비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 `불통 행정`에 재건축 조합은 `울상`
업계 "일선 현장에 악영향 미칠 것… 사실상 빚줄에 얽매인 처지"

이 같은 업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울시 임대주택 공급 유형 확대 시행과 관련해 `공익을 위한 서울시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져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정책의 적용 대상이 `착공 이후 시와 매입 계약을 체결한 곳을 제외한 재건축 단지`로 확정됨에 따라 강남권 일선 현장에서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일 서울시 임대계획팀 최원석 팀장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된 임대주택 공급 유형 확대 정책의 적용 대상은 착공 단계 전인 재건축 단지다.

최 팀장은 "이번 정책의 적용에서 제외되는 재건축 단지는 시행일 기준으로 착공 이후 건축 공정 20% 이상이 돼 시와 공공임대주택 매입 계약 체결을 마친 곳이다"면서 "예를 들어 건축심의를 통과한 단지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만을 확정지은 상태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프트와 행복주택 등의 임대주택을 어떠한 기준ㆍ비율로 나눠 공급할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이와 관련해 본보가 서울 지역 일선 재건축 조합 10여 곳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수의 조합 관계자들은 이 같은 시의 정책에 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현재 우리 조합은 시프트 7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완성해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이번 정책이 시행돼 복잡한 심경이다"며 "건축심의에서도 시민사회의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서울시와 조합원의 복리 증진과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조합의 성향이 상충한 데 이어 이번 정책도 같은 이유로 시와 부딪힐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합의 입장에서는 수익성ㆍ사업성 측면이 저하되는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구의 또 다른 재건축 조합 관계자 역시 "단지별로 용적률ㆍ수익성 차이가 난다. 이를 타 단지와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노력이 한순간 거품이 된 느낌이다"며 "재건축사업을 하다보면 사업성 제고를 위해 시에 용적률 상향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시는 조합이 이 정책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사실상 빚줄에 얽매인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시의 입법과정과 행정 절차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초구 재건축 단지의 한 조합원은 "시가 시행한 이번 정책으로 재건축 조합들이 희생양이 된 것이라 억울하다"며 "이로 인해 조합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마음이 무겁다. 조합(원)이 꼼꼼하고, 상세히 들여다보지 않아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은 잘못이지만 만약 정책 시행 전 투표권이 있었다면 무조건 반대에 한 표를 던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북 재건축 단지의 경우 강남권보다 수익률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원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주변 시세 및 주거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강남이 강북보다는 최종 수익률이 덜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쪽이든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아울러 착공 이후 시와 매입 계약을 체결한 조합은 원래대로 시프트만 공급하는데, 계약 체결을 하지 않은 조합은 이 정책이 적용된다. 이 부분은 형평성에 어긋나는데, 시의 조례에는 이렇게 정한 이유도 설명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들썩이는 市場에도 市는 `천하태평`
서울시 측 "임대주택 공급, 의무 사항은 아닌데…"
업계 "서울시 `유기적 협의`ㆍ조합 `인식 개선` 필요한 시점"

이처럼 다양한 고민으로 울상 짓는 일선 현장과는 달리 시는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시 한 담당자는 이번 정책에 대해 "시와 협의해 상향한 용적률만큼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재개발사업처럼 원래 적용됐어야 했던 행복주택 등의 임대주택 유형을 포함시키는 것이다"며 "불만을 품고 있는 조합들이 많은데 임대주택 공급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이어 "규모가 큰 사업장의 경우 주거 생활비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행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다지 우려스럽지 않다"며 "조합의 반발은 되레 사업 지연으로 이어져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우려하고 있는 시장과 정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재건축 단지에 임대주택 공급 유형을 확대한다는 시의 정책은 이미 시행됐고, 현재 시의 인식으로 볼 때 당분간 제도적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도시재정비업계 전문가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은 시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정책이 적용되는 재건축 단지들의 수익성이 기존에 비해 낮아질 것이고, 행복주택 등이 들어서게 되면 완공 후 집값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조합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도 보완은 당분간 가망이 없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결국 서울시가 시행한 정책의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지자체와 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협력하며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며 "즉 조합에서는 예전부터 자리 잡혀있던 `임대주택이 집값을 내린다`는 고정관념을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고, 시는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재건축사업에 차질이 없게끔 해야 한다. 추후 이 정책 적용 대상의 범위에 대해 법제를 재정비한다면 조합과 지자체 간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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