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대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부터 재무컨설팅 회사까지 더 작은 영세사업자 상대로 갑질을 자행한 중소사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됐기 때문이다.
농기계 분야 국내 2위 대동공업, 트랙터 출시하고도 안팔리자 `강매`
이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동공업(이달 13일), 한일중공업(이달 14일), 화신(이달 19일), 에스에이치글로벌(이달 20일) 업체들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견 기업들의 갑질은 다양한 곳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자행되고 있었다.
2016년 기준 매출액 4637억 원을 기록하는 등 농기계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농기계 분야 국내 2위의 중견 기업 대동공업은 자신이 개발 출시한 CT트랙터를 수급 사업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구입하도록 요구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8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대동공업은 기존 농기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2년여 동안의 시간을 거쳐 CT트랙터라는 신개념의 트랙터를 2015년 10월에 출시했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판매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구매 개발 본부를 통해 수급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연회를 개최하고 직접 방문 또는 전화 등을 통해 구매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CT트랙터를 구입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대동공업은 수급 사업자를 직접 관리하고 수급 사업자와의 거래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구매 개발 본부 직원들에게 주간 회의 등을 통해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CT트랙터를 구입한 수급 사업자 중 9개 수급 사업자는 CT트랙터 구입 후 구입 금액 이하로 재판매해 처분하거나 사용처가 마땅치 않아 사업장 등에 보관했다.
이는 대동공업이 구입 의사가 없음에도 불이익을 우려한 9개 수급 사업자에게 그 구입을 요구한 것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12조1항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 사업자에게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한일중공업, 하도급 대금 지연에 지연이자 미지급까지 `상습적` 위법
부산 강서구에 소재한 중소기업 한일중공업도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 미지급 등 상습적 법 위반 행위를 자행한 점이 드러났다.
한일중공업은 2015년 6월 20일부터 같은 해 11월 22일까지 5개 수급 사업자에 폐열보일러 구성부분품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수급 사업자의 서명 또는 기명 날인이 빠진 계약 서면을 발급했다. 이는 하도급법 제3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한일중공업은 조사 개시일인 지난 2월 23일 기준 과거 3년간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 2회, 경고 1회 조치를 받는 등 위반 횟수가 많아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이 결정됐다.
이 같은 불공정 하도급거래는 섀시, 차체 등의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현대ㆍ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중견기업 화신까지 번져갔다.
화신은 2014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자신의 사무실에서 제안가가 기재된 제안서를 받는 방식으로 최저가 경쟁 입찰을 실시해 그 중 40건의 입찰에서 수급 사업자의 귀책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없음에도 최저가로 응찰한 수급 사업자와 추가로 금액 인하 협상을 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
이는 최저가 경쟁 입찰을 하면서 최저 입찰 금액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전형적이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에스에이치글로벌은 하도급 대금 미지급에 이어 지연이자 미지급까지 자행한 점이 드러났다.
에스에이치글로벌은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2015년 1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하도급 대금 37억7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 제13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게다가 에스에이치글로벌은 위 기간 중 110개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하도급 대금 188억7100만 원을 목적물 수령 일부터 60일을 초과해 지급함에 따라 발생한 지연이자 4억3800만 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 제13조제8항을 위반한 것이다.
공정위 "중소 사업자도 법 위반 적발될 경우 엄중 제재"… "불공정 행위하며 보호 요청은 `모순`"
이 같은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잇따라 적발되자 공정위는 본격적인 진화에 나섰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소 사업자라 하더라도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할 경우 엄중 제재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자진 시정을 한 기업이더라도 법 위반 금액이 많거나 과거 유사한 법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법 위반 기업의 규모를 고려했던 예전과 달리 중소 사업자라도 법 위반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제재를 가했다.
지난 6월 말 공정위는 하도급 분야 상습법 위반 기업 명단을 3년 만에 공개하기도 했다. 명단에는 대기업 1곳과 중견기업 4곳뿐만 아니라 더 작은 중소기업에 갑질한 중소기업 6곳도 포함됐다.
이는 을의 갑질에 대해서도 엄격한 제재를 예고한 김상조 위원장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앞서 지난 13일 공정위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 관계들을 만나 "하도급법을 위반해 제재를 받은 사업자의 약 79%가 중소사업자이고 관련 법 위반 사업자의 상당수도 중소기업인"이라며 "더 작은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불공정 하도급거래 적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의 근본적인 개선으로 인해 이 같은 악습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대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부터 재무컨설팅 회사까지 더 작은 영세사업자 상대로 갑질을 자행한 중소사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됐기 때문이다.
농기계 분야 국내 2위 대동공업, 트랙터 출시하고도 안팔리자 `강매`
이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동공업(이달 13일), 한일중공업(이달 14일), 화신(이달 19일), 에스에이치글로벌(이달 20일) 업체들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견 기업들의 갑질은 다양한 곳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자행되고 있었다.
2016년 기준 매출액 4637억 원을 기록하는 등 농기계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농기계 분야 국내 2위의 중견 기업 대동공업은 자신이 개발 출시한 CT트랙터를 수급 사업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구입하도록 요구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8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대동공업은 기존 농기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2년여 동안의 시간을 거쳐 CT트랙터라는 신개념의 트랙터를 2015년 10월에 출시했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판매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구매 개발 본부를 통해 수급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연회를 개최하고 직접 방문 또는 전화 등을 통해 구매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CT트랙터를 구입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대동공업은 수급 사업자를 직접 관리하고 수급 사업자와의 거래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구매 개발 본부 직원들에게 주간 회의 등을 통해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CT트랙터를 구입한 수급 사업자 중 9개 수급 사업자는 CT트랙터 구입 후 구입 금액 이하로 재판매해 처분하거나 사용처가 마땅치 않아 사업장 등에 보관했다.
이는 대동공업이 구입 의사가 없음에도 불이익을 우려한 9개 수급 사업자에게 그 구입을 요구한 것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12조1항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 사업자에게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한일중공업, 하도급 대금 지연에 지연이자 미지급까지 `상습적` 위법
부산 강서구에 소재한 중소기업 한일중공업도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 미지급 등 상습적 법 위반 행위를 자행한 점이 드러났다.
한일중공업은 2015년 6월 20일부터 같은 해 11월 22일까지 5개 수급 사업자에 폐열보일러 구성부분품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수급 사업자의 서명 또는 기명 날인이 빠진 계약 서면을 발급했다. 이는 하도급법 제3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한일중공업은 조사 개시일인 지난 2월 23일 기준 과거 3년간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 2회, 경고 1회 조치를 받는 등 위반 횟수가 많아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이 결정됐다.
이 같은 불공정 하도급거래는 섀시, 차체 등의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현대ㆍ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중견기업 화신까지 번져갔다.
화신, 막무가내 `최저가` 하도급 대금 결정… 에스에이치글로벌, 하도급 대금 주지도 않고 지연비도 `나몰라라`
화신은 2014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자신의 사무실에서 제안가가 기재된 제안서를 받는 방식으로 최저가 경쟁 입찰을 실시해 그 중 40건의 입찰에서 수급 사업자의 귀책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없음에도 최저가로 응찰한 수급 사업자와 추가로 금액 인하 협상을 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
이는 최저가 경쟁 입찰을 하면서 최저 입찰 금액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전형적이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에스에이치글로벌은 하도급 대금 미지급에 이어 지연이자 미지급까지 자행한 점이 드러났다.
에스에이치글로벌은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2015년 1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하도급 대금 37억7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 제13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게다가 에스에이치글로벌은 위 기간 중 110개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하도급 대금 188억7100만 원을 목적물 수령 일부터 60일을 초과해 지급함에 따라 발생한 지연이자 4억3800만 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 제13조제8항을 위반한 것이다.
공정위 "중소 사업자도 법 위반 적발될 경우 엄중 제재"… "불공정 행위하며 보호 요청은 `모순`"
이 같은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잇따라 적발되자 공정위는 본격적인 진화에 나섰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소 사업자라 하더라도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할 경우 엄중 제재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자진 시정을 한 기업이더라도 법 위반 금액이 많거나 과거 유사한 법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법 위반 기업의 규모를 고려했던 예전과 달리 중소 사업자라도 법 위반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제재를 가했다.
지난 6월 말 공정위는 하도급 분야 상습법 위반 기업 명단을 3년 만에 공개하기도 했다. 명단에는 대기업 1곳과 중견기업 4곳뿐만 아니라 더 작은 중소기업에 갑질한 중소기업 6곳도 포함됐다.
이는 을의 갑질에 대해서도 엄격한 제재를 예고한 김상조 위원장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앞서 지난 13일 공정위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 관계들을 만나 "하도급법을 위반해 제재를 받은 사업자의 약 79%가 중소사업자이고 관련 법 위반 사업자의 상당수도 중소기업인"이라며 "더 작은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불공정 하도급거래 적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의 근본적인 개선으로 인해 이 같은 악습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