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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HUG’인데… 다가갈 수 없는 ‘주택도시보증공사’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7-09-08 15:18:23 · 공유일 : 2017-09-08 20:02:04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지난 몇 년간 분양보증 독점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뉴스테이 업체에 내부 자료 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며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본보는 이 같은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헤쳐보고 사업지의 고통을 덜 개선책은 없는지 함께 고찰해본다.

HUG `분양보증 발급 독점ㆍ고분양가 규제`에 업계 고통 수면 위로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고무줄 규제`에 투기 세력만 증가

분양보증이란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당해 건축물의 분양(사용승인을 포함)의 이행 또는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피분양자가 원하는 경우에 한함)을 책임지는 보증을 말한다.

분양보증이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분양승인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건설사는 분양을 미룰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15년 4월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는 분양가를 제어하기 위해 분양보증을 강화했고, 분양보증은 계속해서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이에 따라 2015년 7월부터 출범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보증 발급을 독점해왔다. 시장 경기 완화를 명목으로 HUG는 분양가를 인근 시세의 10%로 규제하면서 고분양가 옥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HUG의 결정이 곧 분양보증의 기준이 되는 만큼 지나치게 까다로워졌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강동구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강남구 평균(3804만 원)의 13.3% 높은 4313만 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HUG로부터 보증 발급을 네 차례나 퇴짜를 맞은바 있다. 문제는 HUG 내부 세칙인 주변 분양가의 10% 이상 고분양가 책정 사례가 나왔음에도 제재를 하지 않음이 적발됐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HUG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 70여 곳이 주변 분양가의 13%가 넘는 `고분양가`에 분양되고도 HUG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분양된 1400여 개 단지 중 약 5%가 고분양가였던 셈이다. 지난해 1월 서초구 `신반포자이`는 주변 시세보다 48% 이상인 4290만 원에 공급됐음에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지침이 이 같이 제각각 적용되면서 시장엔 혼선과 불만만 키웠다는 지적이 높다.

심지어 고분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분양보증 업무를 유보하는 사례도 나왔다.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책 시행으로 인한 혼선을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2016년 11월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 방안(11ㆍ3 대책)` 발표를 앞두고 HUG는 분양보증을 앞둔 다수 단지들의 보증서 발급을 강제적으로 보류했다.

송파구 풍납동 우성아파트(이하 풍납우성) 재건축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멸실 신고 및 착공 신고까지 접수한 풍납우성 재건축사업을 분양보증이 발목을 잡았다. 이곳 조합은 시공자와 함께 적법한 절차와 요건을 갖춰 2016년 10월 13일 HUG에 시공보증서와 함께 분양보증서 발급을 신청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신청일로부터 5일 내지 7일이면 발급되는 분양보증서가 그달이 다가도록 발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풍납우성 조합 관계자는 "시공보증이 나온 후 감감무소식이던 HUG가 그달 24일 갑작스레 토지 조사 보완 사항을 조합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토지 조사 부분은 분양보증을 며칠씩이나 지연시킬 만큼 중대한 요소가 아니었다. 보증 접수일이 한참 흘렀는데도 단순히 확인 필요에 불과한 토지 조사 부분을 가지고 10여 일을 허비했다. 하루가 다르게 추가 분담금이 쌓여가고 있는 조합 및 조합원 입장에서는 피가 말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HUG에서 독점적으로 분양보증서를 발급하도록 돼있는 구조라 HUG가 보증서를 발급을 안 해주면 분양 지연을 막을 다른 방도가 없다. 중요한 점은 풍납우성이 고분양가가 아니라는데 있다. 풍납우성 조합이 짓는 `잠실올림픽아이파크`는 일반분양가가 3.3㎡당 평균 2605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인근에 이미 준공된 `잠실파크리오(옛 잠실시영)`나 인근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보다도 외려 시세가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태는 현 정부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HUG는 지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 방안(6ㆍ19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전국 모든 신규 분양 현장의 분양보증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포했다. HUG의 갑작스러운 분양보증 중단으로 일부 사업지들은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건설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건설업계는 분양 필수 절차의 칼자루를 쥔 공기업의 `갑질`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조기 대선으로 가뜩이나 밀린 봄철 분양 일정을 서두르느라 바쁜 상황에서 예상치 못했던 강제적인 분양 연기로 분양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전언이다.

수도권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갑작스레 분양보증이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다"며 "정부 성향에 맞게 대책이 나올 때마다 HUG가 너무 깐깐하게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 등 과열 지역의 열기를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 때문에 `애먼 돌`을 맞아 억울하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방 사업장도 있다. 영남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투기 과열을 잡으려고 한다는데, 투기와는 동떨어진 지방 사업장의 분양보증까지 전면 중단하는 것은 분양 칼자루를 쥔 공기업의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HUG 행보는 `모순` 넘어 `위법` 소지… 지시 없는 자의적 판단은 `직권 남용`

이 같이 분양보증 지연 이유에 대해 HUG 측은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로 인한 혼선을 막고 대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분양보증을 발급하더라도 갑자기 정책이 발표되고 적용되면 혼선이 생기고 대상 사업지 입주자들이 피해를 본다. 이에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분양단계에 이른 전국의 다수 사업지들의 분양보증을 자체적으로 늦출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HUG가 이같이 분양보증 여부와 시기 등에서 자의적 판단을 내린 것은 다소 위법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가 책정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은 물론 선제적으로 분양보증을 신청한 사업지들에 정책을 소급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부의 지침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HUG가 보증을 일방적으로 지연시킨 게 이에 해당한다.

정부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의 감독을 받는 법인인 HUG가 적법한 요건을 갖춘 사업지들에 대한 보증심사를 자의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된 법제는 어디에도 없어 이를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다.

`정부 눈치 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상당량의 출자를 받는 현 구조 때문에 야기된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높다. 「주택도시기금법」 제19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르면 공사의 자본금 5조 원 중 50% 이상을 정부로부터 출자 받아야 하며 국가가 출자한 주식의 주주권은 국토부 장관이 행사할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택도시기금법」 제1조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설립의 목적은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HUG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국민에 대한 서비스와 삶의 질 향상이란 가장 중요한 목적을 망각한 것 같아 안타깝다. `포옹`이란 뜻을 담고 있는 HUG로 이름을 지은 데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담고 있을 텐데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정부의 눈치만 보고 국민을 외면할 경우 반대로 국민에게 외면 받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HUG, 이번엔 수수료 상한선 낮추려 리츠AMC에 내부 자료 요구 `꼼수`

HUG의 갑질 논란은 쉴 새 없이 계속됐다. 분양보증과 관련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HUG가 최근 뉴스테이 업체에 민감한 내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또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HUG는 지난달(8월) 25일 뉴스테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리츠AMC(자산관리회사)에 공문을 보내 각 회사의 ▲주임부터 임원까지 회사 전체 인력 현황 및 급여ㆍ담당업무 ▲수수료 수익을 포함한 영업수익, 급여ㆍ퇴직 급여ㆍ광고 선전비ㆍ도서 인쇄비 등 20여 가지 영업비용 등에 관한 재무자료 ▲회사 설립ㆍ자산개발ㆍ자산 운영ㆍ회사 청산 등 각 업무별ㆍ직급별 해당 업무 연간 투입시간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HUG가 리츠AMC에 지급하는 수수료 상한선을 낮추기 위해 자산관리 업무 수수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파악해 원가를 분석하겠다는 꼼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관 업계 한 관계자는 "HUG가 요구하는 자료가 경영상 상당히 민감한 내부 정보다. 이에 대다수의 리츠AMC들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HUG가 감사기관도 아니면서 리츠AMC들에게 요구한 사안들은 공기업의 전형적인 갑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리츠AMC들에게 민감한 자료라는 건 인정하지만 자산관리 업무 수수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파악해 원가를 분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HUG가 서비스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리츠 업계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리츠를 7대 신성장 산업으로 선정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배치된다.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다른데 제조업과 같은 방식으로 원가를 분석해 수수료 기준을 세우려 하고 있다. 특히 HUG가 무리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국토부의 뉴스테이 개편안에 보조를 맞추기 위함이다. 지난번 분양보증 중단 때와 마찬가지로 국토부에 과잉 충성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낱같은 희망… HUG 독점한 분양보증 업무, 2020년까지 민간에 나눠 경쟁체제로
정부, 경쟁체제 전환 위한 추진력 발휘해야… 그 전까지 독점 견제 장치 구축 필요

국토부령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5조에 따르면 분양보증 권한은 HUG와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에게만 주어진다. 하지만 그간 국토부 장관이 보험회사를 지정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HUG의 독점체제가 이어져왔다. 분양보증 단계에 이른 다수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들이 HUG의 요구에 맞춰 분양가를 강제로 조정해야 했고, HUG의 일방적인 분양보증 승인 통보에 따라 분양 일정이 늦어지는 폐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들려왔다. HUG의 분양보증 독점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분양보증 업무 독식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어서다.

지난 7월 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ㆍ이하 공정위)는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개선책을 담은 `2017년 상반기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HUG가 독점하고 있는 분양보증 업무를 민간에 개방해 오는 2020년까지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2020년까지는 HUG의 독점을 유지하되 그 후 국토부가 관리ㆍ감독할 수 있는 기관 중 1곳을 보증 기관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에 경쟁체제가 이뤄지면 사업지들은 분양가 책정에 보다 자유로워지고 분양 진행이 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업계 한쪽에서는 ▲당장의 시장이 아닌 2020년 이후에나 경쟁체제가 성립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HUG의 독점 체제가 지속된다는 점 ▲민간이 지정된다 하더라도 HUG가 정부와 밀접하게 연동되고 권위와 업무 능력을 갖고 있어 민간이 쉽게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확정된 법제적 구축이 아닌 아직 로드맵에 불과해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점 ▲분양가 상승 억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이 개선돼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더 나아가 정부가 이를 위해 적극적인 추진력을 발휘하고 분양시장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경쟁체제 구축 전까지 빠른 시일 내 독점을 견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등의 주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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