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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희망을 바라보고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
repoter : 김진원 기자 ( figokj@hanmail.net ) 등록일 : 2017-10-13 18:54:54 · 공유일 : 2017-10-13 20:02:26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작년 초,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30대 청년 A씨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부모를 속여 오다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여러 해에 걸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지만 매번 시험에 떨어졌고 결국 부모님께 지방의 한 군청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 A씨는 매일 출근하는 척 연기를 해야 했고 제3금융권에서 2000만 원의 돈을 빌려 월급을 받는 것처럼 행동했다. 결국 A씨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은 모두 거짓이었다"며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유서를 쓰고 생을 마감했다.

기자는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접하고 A씨를 떠올렸다. 요즘 흔히들 대한민국을 가리켜 `헬조선`이라고 한다. 젊은 청년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지옥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는 표현 중 하나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답게 살기 힘든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람답게`라 하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사는 것으로 결국 사람은 자신의 인생이 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만약 그런 삶을 영위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비참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또 있을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재의 대한민국은 어쩌면 당연시돼야할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제고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장인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고 야근에 찌든다. 질 좋은 삶을 바라고 심지어 한때의 여유를 바라는 것조차 사치로 치부된 지 오래다. 몸은 쉬고 있어도 머리로 안다… 희망 없는 삶이 내일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물론 이 의견에 힘 있고 부유한 사람들 즉, 기득권자들은 그다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그 어떤 나라도 부럽지 않은 곳이다. 가지고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 그들에게는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요즘 주위 지인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단어가 `건물주`다. 건물 한, 두 개 있으면 평생 어마어마한 임대료 받아가면서 힘든 사회생활 없이 떵떵거리면서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건물주`가 신보다 위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자신이 쓴 책 `종횡무진 한국경제`에서 한국경제가 기형적인 양극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원인을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서 찾았다. 1987년, 정치적ㆍ경제적 격변기를 지나면서 정부의 규제와 노동계의 저항에 직면한 재벌계 대기업들이 고용과 생산을 직접 확대하기보다는, 중소기업들을 하도급거래 관계에 배치하고 이를 통해 소재ㆍ부품 조달 및 노무관리의 `간접` 지배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기업과 제1중소기업의 하도급 관계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가 자행됐고 약자 입장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며 큰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렇다보니 박정희 정권 시절에 가능했던 낙수효과는 옛말이 돼버렸다.

권력이 있는 자식들은 남들보다 쉽게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 대다수의 평범한 청년들은 포기해버리는 `내 집 마련`을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성취한다. 더 나은 삶, 아니 지금의 비참한 상황만이라도 벗어나 보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이 자괴감과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며 심지어 극단적인 행동을 단행하고 꿈을 포기해버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김 위원장은 결국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은 전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민들은 한동안 큰 소용돌이 속에 충격의 나날을 보냈다. 대통령이 탄핵되는 헌법 사상 초유의 사건을 지켜봤고 그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의 씁쓸한 민낯을 목도했다. 이 일련의 흐름 속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다름 아닌 우리 국민들이었다. 위로부터가 아닌 밑에서부터의 개혁을 위한 처절한 외침이 그래도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며 성장기반이다. 일반시민들의 인식과 행동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어떤 개혁 노력도 성공할 수 없음을 그동안 우리도 모르는 사이 몸소 체득해왔다.

우리는 안다. 재계와 유착관계에 있는 모피아를 촛불과 같이 감시해야 하며 재벌과 중소기업과 같이 수.탁 관계가 공정한지 끊임없는 관심과 개혁의지가 필요로 하고 그래야 기형적인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래야 을사조약(을이 죽는 조약)과 같이 달갑지 않은 용어가 사라질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그만큼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 인내심이 수반돼야 한다. 기득권자들은 그들대로 희생과 양보가 필요하고 부정하고 적폐한 행동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피기득권자들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들을 수행하며 당장의 현실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올지도 모르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한다. 서로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목소리를 고집한다며 미래의 상황은 지금과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퇴보할 수도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 생존에 있어 정말 중요한 시기이다. 일련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내면 한 단계 성장하는 나라가 될 것이기에 희생에 대한 두려움과 당장의 손해를 생각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기보다는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도려내 할 부분은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 이미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전례가 있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 난관을 헤쳐 나갈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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