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국토교통부가 후분양제 도입을 시사하면서 건설업계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뜨거운 찬반 논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본보는 아파트 후분양제를 실시할 경우 그에 따른 효과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선분양제, 수월한 자금 조달로 원활한 주택 공급 가능해 `선호`
그러나 전매권 투기 성행ㆍ부실 공사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논란`
최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건축 공정이 약 80% 수준 정도에 도달했을 때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후분양제` 도입을 놓고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후분양제란 건설 사업자가 아파트 등 주택의 공정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에서 분양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는 선분양제(주택을 짓기 전 분양)와 구분된다. 요즘 흔히 `분양`이라고 하면 대부분 선분양제를 생각하면 될 정도로 분양사업에 있어 선분양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동안 선분양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행해진 이유는 확실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 확보를 통한 주택 공급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준공을 마친 후 분양에 들어가면 건설사 측에서는 많은 자본이 들어가게 돼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참여가 힘들고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게 된다.
반면, 공사 시작 전에 분양을 받게 되면 건설사들은 수요자들로부터 분양가의 70%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미리 받을 수 있어 사업 진행에 있어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건설업계에서는 선분양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언급에서 봤듯, 선분양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전매권 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양권 거래가 극성을 부려 가격이 부풀려지고 있다는 거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거래를 부추기고 이로 인해 분양권의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실수요자들은 청약에 들기 위해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분양권 자체에 프리미엄이 발생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실시공ㆍ품질저하 등도 선분양제의 대표적인 병폐 중 하나다. 정해진 비용으로 이윤을 남기려다보니 공기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공사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여기에 하도급 업체가 자재 바꿔치기를 해도 일일이 시공 전 과정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23블록에 지어진 A아파트는 지난 3월 입주 후 9만여 건이 넘는 하자가 발생해 해당 단지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에 아파트 평판 추락 및 이에 따른 집값 하락을 감수하고 이례적으로 입주민들이 직접 부실시공 실태를 공개까지 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A건설사 최고경영자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화성시는 주민 민원을 직접 챙기겠다며 단지 안에 `현장 시장실`까지 만들었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100만 원 상당의 휴대폰, 3000만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는 완제품을 확인한 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 수억 원을 호가하는 데도 공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길 없이 분양신청을 해야 한다"며 선분양제를 비판한바 있다.
부동산시장에서야 선분양제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행해지니 일반적인 관행으로 치부되는 것이지 일반적인 사회에서 어느 누가 실체도 없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돈부터 지불하고 얻으려 하겠냐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행위가 건설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선분양제 문제점으로 인한 `후분양제 도입` 대두
업계 "부실시공, 주택 투기거래 등을 근절할 수 있다"
이 같은 `선분양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후분양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즉, 선분양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실제 후분양제 도입의 가장 큰 장점은 건설사의 부실시공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일정 부분 완성된 아파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입에 나설 수 있고 하자가 발생한 해당 부실시공 건설사는 자연스레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게 된다. 여기에 분양 후 시행자나 시공자 부도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는 위험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
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시장 상황 및 소비자 입장을 감안해 보다 신중히 적정 가격을 매기려는 노력이 발생한다.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품질의 아파트와 납득될 만한 가격을 제시해야 미분양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분양제는 주택 투기거래 근절 효과도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주택 투기거래가 분양권 전매인데 분양에서 입주까지 2년 이상의 시차가 있는 선분양과 달리 후분양 아파트는 분양과 입주 사이의 시차가 6개월~1년 수준이어서 분양권 전매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강훈 참여연대 부본부장은 "아파트 분쟁의 대부분은 입주 전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후분양제가 필요하며, 입지 조건 등 과장 광고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실수요자가 아닌 주택을 구매해 다른 사람에게 바로 되파는 사람들은 거품만 생성시킨다"면서 "후분양제로 인해 주택 가격이 급락 또는 급등 한다기보다는 그 시기 시장가격에 맞게 되는 정상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 "후분양제 도입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 주택 공급이 감소해 건설경기 침체된다"
업계 "자금력 부족한 중소 건설사들 치명타… 분양가 상승으로 실수요자 피해볼 수도"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후분양제가 그동안 왜 외면 받아왔던 것일까?
가장 먼저 공급 물량 감소와 자금 조달 문제를 들 수 있다. 입주 예정자들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받아 마련했던 선분양제와는 다르게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건설사는 건설비용을 비롯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미분양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 지역에서는 주택 공급에 나설 수 없게 된다.
특히 자금력이 밀리는 중소기업인 건설사들 같은 경우에는 일찌감치 사업 참여를 포기해버린다. 결국 신규 공급 주택이 감소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건설사들은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규제 정책을 잇달아 도입한 가운데 후분양제까지 시행할 경우 주택건설 경기에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부채비율이 높아 대출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후분양제 도입 시 중소형 건설사들은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아울러 후분양제로 건설자금이 프로젝트 금융이 되면 은행이 사업성을 보고 건설사에 대출을 해주면서 사업지별 양극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건설사 측 입장에서는 완공 때까지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공사 중 드는 자금에 대해서 추후 분양가를 높여 수요자들로부터 보상을 받을 여지가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하나는 분양가가 올라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목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땅값이 오르면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하게 되고 대출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건설사의 신용으로 분양가의 40~60%에 이르는 중도금 대출을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는 선분양제와 달리 후분양제는 개인이 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기 쉽지 않다.
한 연구기관은 "후분양제 도입 시 선분양제와 비교해 분양가가 3~8% 가량 오르고, 이에 대한 소비자 대출 이자 부담도 약 1100만 원까지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민간 아파트에 후분양제가 의무화되면 건설사가 추가로 조달해야 할 자금은 연간 40조 원을 넘는다. 분양가는 평균 7% 정도 상승하고, 연간 1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 후분양제가 가능한 이유는 분양시장과 임차시장이 고르게 발달돼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적인 보완 등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들을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후분양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이미 후분양제 도입 두고 논의 시작
업계 "본격적인 도입 이전에 수정해야 할 사항들 많아"
정부도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아파트 후분양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을 들여다봤을 때 분명 문재인 정부가 시급하게 도입하기 이전에 검토할 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년 넘게 제자리걸음만 해온 후분양제 논의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 정치권의 도입 목소리 등과 결합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이 될지 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후분양제를 실시하는 것은 단순히 분양 방식을 전환하는 문제가 아니며 품질보증, 하자, 감리 등 제도 도입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후분양이 강북 재개발이나 지방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 유관 업계 전문가는 "강남권은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고, 재무적 안전성이 높은 대형 시공자가 주로 시공을 맡아 후분양이 큰 무리가 없지만, 비강남은 집값 상승 여력이 낮은 데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목돈 부담이 커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단 LH 등 공공주택 분야에서 후분양제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후분양제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라면서 "후분양제의 장점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당장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민간 건설사에도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높이거나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등 후분양제 인센티브를 마련해 장기적으로 후분양제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다"며 제도적으로 보완을 거친 후 장기적인 연착륙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분양제를 위한 정책의 타깃ㆍ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눈과 귀가 쏠린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여전히 아쉬운 점은 공공부문인 LH의 물량으로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는데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이다. 향후 100만~200만 호 정도를 공공임대주택을 더 공급해야 되는데 그렇다면 후분양제를 통해서 과감하게 공급했으면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1만 건 정도 수준의 분양물량인데 이 정도 가지고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좀 어렵고, 다만, 후분양제라는 것이 이렇게 작동하는 것을 아마 국민들에게 보여 주고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차차 변화를 시키려는 게 아닌가"라며 "후분양이 당장 LH에서 실행하고, 민간부분은 자율에 맡기거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할 경우 주택 수요자들이 부실시공이나 건설업체의 부도에 따른 피해 방지책도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정부는 이번 후분양제도 실시의 도입 목적을 분명히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출심사가 강화돼 비용 마련 등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은 후분양제가 시행될 경우 주택 구입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논의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며 "이제는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국토교통부가 후분양제 도입을 시사하면서 건설업계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뜨거운 찬반 논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본보는 아파트 후분양제를 실시할 경우 그에 따른 효과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선분양제, 수월한 자금 조달로 원활한 주택 공급 가능해 `선호`
그러나 전매권 투기 성행ㆍ부실 공사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논란`
최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건축 공정이 약 80% 수준 정도에 도달했을 때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후분양제` 도입을 놓고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후분양제란 건설 사업자가 아파트 등 주택의 공정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에서 분양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는 선분양제(주택을 짓기 전 분양)와 구분된다. 요즘 흔히 `분양`이라고 하면 대부분 선분양제를 생각하면 될 정도로 분양사업에 있어 선분양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동안 선분양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행해진 이유는 확실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 확보를 통한 주택 공급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준공을 마친 후 분양에 들어가면 건설사 측에서는 많은 자본이 들어가게 돼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참여가 힘들고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게 된다.
반면, 공사 시작 전에 분양을 받게 되면 건설사들은 수요자들로부터 분양가의 70%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미리 받을 수 있어 사업 진행에 있어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건설업계에서는 선분양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언급에서 봤듯, 선분양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전매권 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양권 거래가 극성을 부려 가격이 부풀려지고 있다는 거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거래를 부추기고 이로 인해 분양권의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실수요자들은 청약에 들기 위해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분양권 자체에 프리미엄이 발생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실시공ㆍ품질저하 등도 선분양제의 대표적인 병폐 중 하나다. 정해진 비용으로 이윤을 남기려다보니 공기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공사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여기에 하도급 업체가 자재 바꿔치기를 해도 일일이 시공 전 과정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23블록에 지어진 A아파트는 지난 3월 입주 후 9만여 건이 넘는 하자가 발생해 해당 단지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에 아파트 평판 추락 및 이에 따른 집값 하락을 감수하고 이례적으로 입주민들이 직접 부실시공 실태를 공개까지 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A건설사 최고경영자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화성시는 주민 민원을 직접 챙기겠다며 단지 안에 `현장 시장실`까지 만들었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100만 원 상당의 휴대폰, 3000만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는 완제품을 확인한 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 수억 원을 호가하는 데도 공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길 없이 분양신청을 해야 한다"며 선분양제를 비판한바 있다.
부동산시장에서야 선분양제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행해지니 일반적인 관행으로 치부되는 것이지 일반적인 사회에서 어느 누가 실체도 없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돈부터 지불하고 얻으려 하겠냐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행위가 건설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선분양제 문제점으로 인한 `후분양제 도입` 대두
업계 "부실시공, 주택 투기거래 등을 근절할 수 있다"
이 같은 `선분양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후분양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즉, 선분양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실제 후분양제 도입의 가장 큰 장점은 건설사의 부실시공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일정 부분 완성된 아파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입에 나설 수 있고 하자가 발생한 해당 부실시공 건설사는 자연스레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게 된다. 여기에 분양 후 시행자나 시공자 부도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는 위험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
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시장 상황 및 소비자 입장을 감안해 보다 신중히 적정 가격을 매기려는 노력이 발생한다.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품질의 아파트와 납득될 만한 가격을 제시해야 미분양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분양제는 주택 투기거래 근절 효과도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주택 투기거래가 분양권 전매인데 분양에서 입주까지 2년 이상의 시차가 있는 선분양과 달리 후분양 아파트는 분양과 입주 사이의 시차가 6개월~1년 수준이어서 분양권 전매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강훈 참여연대 부본부장은 "아파트 분쟁의 대부분은 입주 전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후분양제가 필요하며, 입지 조건 등 과장 광고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실수요자가 아닌 주택을 구매해 다른 사람에게 바로 되파는 사람들은 거품만 생성시킨다"면서 "후분양제로 인해 주택 가격이 급락 또는 급등 한다기보다는 그 시기 시장가격에 맞게 되는 정상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 "후분양제 도입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 주택 공급이 감소해 건설경기 침체된다"
업계 "자금력 부족한 중소 건설사들 치명타… 분양가 상승으로 실수요자 피해볼 수도"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후분양제가 그동안 왜 외면 받아왔던 것일까?
가장 먼저 공급 물량 감소와 자금 조달 문제를 들 수 있다. 입주 예정자들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받아 마련했던 선분양제와는 다르게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건설사는 건설비용을 비롯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미분양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 지역에서는 주택 공급에 나설 수 없게 된다.
특히 자금력이 밀리는 중소기업인 건설사들 같은 경우에는 일찌감치 사업 참여를 포기해버린다. 결국 신규 공급 주택이 감소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건설사들은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규제 정책을 잇달아 도입한 가운데 후분양제까지 시행할 경우 주택건설 경기에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부채비율이 높아 대출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후분양제 도입 시 중소형 건설사들은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아울러 후분양제로 건설자금이 프로젝트 금융이 되면 은행이 사업성을 보고 건설사에 대출을 해주면서 사업지별 양극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건설사 측 입장에서는 완공 때까지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공사 중 드는 자금에 대해서 추후 분양가를 높여 수요자들로부터 보상을 받을 여지가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하나는 분양가가 올라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목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땅값이 오르면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하게 되고 대출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건설사의 신용으로 분양가의 40~60%에 이르는 중도금 대출을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는 선분양제와 달리 후분양제는 개인이 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기 쉽지 않다.
한 연구기관은 "후분양제 도입 시 선분양제와 비교해 분양가가 3~8% 가량 오르고, 이에 대한 소비자 대출 이자 부담도 약 1100만 원까지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민간 아파트에 후분양제가 의무화되면 건설사가 추가로 조달해야 할 자금은 연간 40조 원을 넘는다. 분양가는 평균 7% 정도 상승하고, 연간 1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 후분양제가 가능한 이유는 분양시장과 임차시장이 고르게 발달돼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적인 보완 등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들을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후분양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이미 후분양제 도입 두고 논의 시작
업계 "본격적인 도입 이전에 수정해야 할 사항들 많아"
정부도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아파트 후분양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을 들여다봤을 때 분명 문재인 정부가 시급하게 도입하기 이전에 검토할 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년 넘게 제자리걸음만 해온 후분양제 논의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 정치권의 도입 목소리 등과 결합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이 될지 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후분양제를 실시하는 것은 단순히 분양 방식을 전환하는 문제가 아니며 품질보증, 하자, 감리 등 제도 도입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후분양이 강북 재개발이나 지방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 유관 업계 전문가는 "강남권은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고, 재무적 안전성이 높은 대형 시공자가 주로 시공을 맡아 후분양이 큰 무리가 없지만, 비강남은 집값 상승 여력이 낮은 데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목돈 부담이 커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단 LH 등 공공주택 분야에서 후분양제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후분양제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라면서 "후분양제의 장점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당장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민간 건설사에도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높이거나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등 후분양제 인센티브를 마련해 장기적으로 후분양제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다"며 제도적으로 보완을 거친 후 장기적인 연착륙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분양제를 위한 정책의 타깃ㆍ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눈과 귀가 쏠린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여전히 아쉬운 점은 공공부문인 LH의 물량으로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는데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이다. 향후 100만~200만 호 정도를 공공임대주택을 더 공급해야 되는데 그렇다면 후분양제를 통해서 과감하게 공급했으면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1만 건 정도 수준의 분양물량인데 이 정도 가지고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좀 어렵고, 다만, 후분양제라는 것이 이렇게 작동하는 것을 아마 국민들에게 보여 주고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차차 변화를 시키려는 게 아닌가"라며 "후분양이 당장 LH에서 실행하고, 민간부분은 자율에 맡기거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할 경우 주택 수요자들이 부실시공이나 건설업체의 부도에 따른 피해 방지책도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정부는 이번 후분양제도 실시의 도입 목적을 분명히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출심사가 강화돼 비용 마련 등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은 후분양제가 시행될 경우 주택 구입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논의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며 "이제는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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