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부동산
기사원문 바로가기
되짚어본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 정부-시장 줄다리기 ‘지속’ 됐다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7-10-27 15:11:18 · 공유일 : 2017-10-27 20:01:53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이달 기준으로 정부가 8ㆍ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약 10주가 흘러 이 대책이 시장에 미친 영향에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던 서울의 주택시장은 여전히 정책과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거래량 감소세는 확연하지만 서울에선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들도 연일 속출하고 있다. 주로 전용 48㎡ 미만의 중소형 규모에 시내 접근성이 뛰어나 실거래 목적으로 선호되는 직주근접 단지들인데 이들과 함께 대장주로 불리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속속 신고가 경신 기록을 세우고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이런 상황 속에서 `10ㆍ24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총부채상환비율 전국 확대가 결국 배제돼 부동산 경기를 우선하는 논리에서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 정책이 밀렸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열양상에 강력한 `메스` 댄 정부… 종부세 제외한 규제 사실상 모두 `부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인해 지지기반이 약해졌던 점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부동산시장과의 타협보다는 강한 규제를 예고한 것이다. 이는 정권 초기에 세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낸 점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6월 19일에 첫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선장이 자리를 비운 배에 규칙을 세운 셈이다. 이는 대선 이후에 주택시장의 움직임의 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2016년 11월 전 정권이 내놓은 규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시장의 움직임은 크지 않았고 잠시 주춤했던 시장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을 쏘겠다"며 부동산 투기세력에 대한 도전을 알렸다. 이에 따라 유관부처인 국토부 장관은 취임 이후 여름휴가를 갔다가 중간에 취소하고 업무에 돌입했을 정도로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잡을 수 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바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바람을 뒤로한 채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정부의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40여 일만에 `핀셋규제`로 불리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ㆍ맞춤형 대응 방안`을 내놨다.

이 방안은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불리며,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더욱 강도 높은 규제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열을 식히려다가 되레 불을 끌 위험성이 커 2011년 강남3구를 대상으로 규제했던 이후 좀처럼 꺼내들지 못했던 투기과열지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따라 서울 25개 구 전 지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 등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지난 9월 5일 후속조치를 통해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도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다.

또 정부는 인천 연수구ㆍ부평구, 안양 만안구ㆍ동안구, 성남 수정구ㆍ중원구, 고양 일산동구ㆍ서구, 부산 전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모니터링 결과,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8ㆍ2 부동산 대책에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비롯해 청약시장과 수익형 부동산에 유입되는 투기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진화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대 가장 강한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참여정부 시절의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를 제외하고 모든 대책이 부활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고강도 규제책인 것이다.

8ㆍ2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국토부는 강력한 규제책인 만큼 부동산시장의 과열 양상이 빠른 시일에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시장도 국토부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5년 동안에 걸쳐 발표됐던 규제들이 문재인 정부 정권 초기부터 한꺼번에 쏟아지자 시장도 혼란에 빠지고 투기수요가 사라지고 집값 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이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강남권을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강화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청약시장과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 등에 대한 규제를 비롯해 주택 가격이 급등한 지역의 부동산 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자가 있는지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해 투기세력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했다.



거세진 정부의 규제에도 과열 양상 `지속`… 식지 않는 투자 열기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에도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정부와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 감소세는 확연하지만 서울에선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들도 연일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영등포구의 한 A아파트(전용면적 51㎡)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 7월, 4억6750만 원까지 거래됐다가 8ㆍ2 부동산 대책 이후에는 거래가 멈췄다. 그러다 9월 들어선 대책 발표 직전보다 1000만 원 가량 오른 4억76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여의도 접근이 용이해 실거주 목적의 주택을 찾는 이들의 몰림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이 단지는 지난달 총 8건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는 대책 발표 이전인 7월에 3건의 거래에 그친 것에 견줘보면 3배에 달하는 거래량이다.

종로 일대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동대문구 아파트들도 거래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B아파트(59㎡)는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말 기준 5억9000만 원에 실거래됐는데, 지난 9월에는 6억3800만 원에 계약이 성사돼 오름폭을 대폭 키웠다. 전용면적 84㎡ 역시 마찬가지다. 7월 말 6억9000만 원에 거래된 게 최근에는 7억3000만 원에 손바꿈이 일어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으로 출퇴근하기에 좋은 성동구 집값은 치솟는 수준을 넘어 폭주기관차 수준이다. 8ㆍ2 대책 이전 옥수동 C아파트(59㎡)의 실거래 평균가는 7억8000만 원 수준인데, 지난 9월 역시 8억1400만 원에 실거래됐다. 특히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소위 로얄층의 경우 8억5000만 원까지 계약이 성사됐다. 전용면적 84㎡의 경우도 7월 10억8000만 원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는데, 최근엔 11억 원 미만에 매물이 나오는 게 없을 정도다. 인근의 금호동 D아파트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7월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전용면적 84㎡가 7억6000만 원에 거래됐던 게, 지난달(9월)에는 8500만 원 오른 8억4500만 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강서구 일대는 LG전자 등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마곡지구 개발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내발산동의 E아파트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7월 중순께 7억6000만 원에 거래됐던 게 이달 들어선 5500만 원 오른 8억1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인근의 다른 단지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다만 7월 총 16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9월 들어 1/3 수준인 5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처럼 실거주 목적의 단지들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한 가운데, 최근 들어선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단지들도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권 재건축에 사운을 걸고 뛰어들며 숨죽이고 있던 재건축시장에 불을 지핀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F아파트 전용면적 76㎡의 경우 8ㆍ2 부동산 대책 발표로 가격이 하락해 지난 8월 12억 원까지 집값이 떨어져 거래됐지만 지난 9월 말에는 1억3000만 원 뛴 13억5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돼 기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송파구 G아파트 역시 마찬가지다. 8월엔 전용면적 76㎡가 14억 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이 지난 지난 9월 말에는 이보다 2억 원이 비싼 16억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청약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쟁률은 평균 168:1을, 지난 9월 14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4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의 잇따른 규제책에도 강남아파트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청약 광풍 바람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부 추가 대책 예상 가능성↑… 업계 "`알맹이` 없는 현 규제책으론 해결 어려워"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규제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도 이를 방증한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신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발표됐다.

특히 2018년 하반기~2019년 초부터 시행 예정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은행들이 대출을 내줄 때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을 더해 대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후 주거복지 로드맵도 변수다. 이 로드맵에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5년간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외에도 정부가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강남 재건축단지들을 필두로 과열 양상이 지속될 경우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이 예상된다. 이에 규제강화 대책 카드를 언제들 꺼내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계속해서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강남 집값이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알맹이는 쏙 빠진 규제이기 때문에 현 정부의 규제책만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부동산 투기세력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 부동산시장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