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부동산
기사원문 바로가기
[기자수첩] 딱 ‘2년’만 살게 해주세요!
repoter : 박소희 기자 ( shp6400@naver.com ) 등록일 : 2017-10-27 18:07:42 · 공유일 : 2017-10-27 20:02:21
[아유경제=박소희 기자] 최근 서울을 비롯해 각 지방에서도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개발ㆍ재건축이 진행되는 곳은 교통도 매우 편리하고 전세값 역시 저렴해 임대차계약을 맺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점이 있어 재개발ㆍ재건축 주택전세계약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전세를 구해 살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은 재개발구역이어서 내년 계약이 끝나는 대로 그 집에서 나와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전세계약을 했고 계약이 끝날 때 쯤 사업이 진행돼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 나보다 더 늦게 계약을 했거나 최근 전세계약을 했다면 그 사람들은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그 집을 떠나야 한다. 동네에 정을 붙였을 때 쯤 나와야 하는 것이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예정돼 있는 지역은 대부분 노후화된 지역이다. 때문에 전세계약을 하고 들어가 살다보면 수리가 필요한 곳이 이곳저곳 꽤나 많을 것이다. 수리는 집주인이 해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간혹 세입자는 고장의 원인이 집이 노후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집주인은 고장의 원인은 세입자의 부주의라고 주장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집주인이 세입자의 부주의를 증명하지 못하면 수리 책임은 집주인 본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집주인이 `네 책임이야!`라고 큰 목소리를 내면 지레 겁먹어 직접 수리에 나서는 세입자들도 있다. 내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나 역시 직접 수리하는 세입자 중 하나였다. 처음 이사할 당시 내 집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창문은 금이 가고, 변기는 부서져가고, 문은 끼익 소리를 내는 꼭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집이었다. 수리가 매우 시급해보였고 수리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집주인에게 연락해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집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았고 굳이 큰 소리 내기 싫어 내가 직접 모든 수리비용을 감당했다. 내 친구의 경우에도 집주인에게 끊임없이 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집주인은 원래 그러지 않았다며 오히려 책임을 내 친구에게 돌렸고 친구 역시 나와 같이 수리를 직접 하는 세입자가 됐다.

이렇듯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교통이라는 큰 장점을 생각해 한 임대차계약이지만 그만큼 문제점도 가지고 있어 계약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계약기간 2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4조에 따르면 재개발ㆍ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를 받은 경우 전세권 설정계약 또는 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에 대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의 규정은 적용하지 않는다. 즉,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주택일 경우 계약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세입자의 경우에는 이주공고가 나간 후 한 달 안에 이사를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2년 이상 거주를 원한다면 늦어도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에 전세 계약을 하는 게 안전하다"고 귀띔한다. 더불어 앞서 말한 수리 책임 문제에 있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재개발ㆍ재건축이 예정된 곳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들은 모두들 같은 생각일 것이다. `싸게 딱 2년만 살아보자!` 나 역시 항상 이런 마음으로 집을 계약한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생각했던 집이 수리비로 오히려 많은 돈을 쓰게 되고 2년 정도는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집이 기간을 채우기도 전에 나와야 할 수 있다. 딱 2년이면 되는데 점차 활발해지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은 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도 누군가는 저렴한 집을 위해 재개발ㆍ재건축 지역에 집을 찾아보고 있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들어간 사람들은 `2년만 살게 해주세요!`라며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