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부동산 매매거래 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받은 후 매도인이 부동산을 처분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와 눈길이 쏠린다.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매수인에게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해당 부동산을 통해 대출을 받으면서 근저당권을 설정한 매도인의 행위에 대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은 2012년 9월 14일경 울산 남구 D에 있는 피고인이 건축주인 A빌라의 공사 현장 분양사무실에서 A빌라 201호에 대한 분양계약을 피해자와 체결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계약 당일 계약금 2300만 원, 2012년 9월 24일 1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년 10월 26일 2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년 12월 4일 3차 중도금 5000만 원, 준공 후 잔금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완료하는 즉시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교부하기로 약정했다.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7300만 원을 피고인의 처 C씨의 명의의 농협 예금계좌로 건네받았으므로 잔금일에 피해자로부터 잔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줘야 할 임무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를 위배해 2013년 3월 29일 피고인의 처의 명의로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보전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날 OOO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위 빌라에 채권최고액 1억8000만 원의 근저당설정등기를 경료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해당 빌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이에 억울함을 느낀 피해자는 울산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울산지법은 해당 사안에 대한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고인처럼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취급돼 그의 부동산 처분은 배임죄가 성립된다. 즉, 중도금 수령의 의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생기게 되는 것이어서 이 등기 협력 의무는 자신의 거래를 완성하기 위한 자기의 사무인 동시에 상배당의 재산 보전에 협력할 의무로서의 성격이 있고, 이러한 재산보전 협력 의무는 `타인의 사무`의 개념이 `신임관계에 기초를 둔 타인의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의무`에 포섭되므로, 중도금을 수령한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울산지법은 네 가지 관점에서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첫 번째는 `자타사무(자신의 사무이기도 하면서 타인의 사무이기도 함)의 관점`이다. 배임죄에서 문제되는 어떤 사무가 자타사무의 성격이 있다면 타인의 사무성을 인정할 게 아니라 외려 타인성을 배제시킨 자신의 사무로만 취급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타인의 사무와 타인을 위한 사무는 구별돼야 한다`는 관점이다. 매도인의 채권적 의무를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매수인)의 사무`로까지 확대 취급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 의무를 `매수인을 위한 의무(사무)`로 취급할 수는 있으나 이를 넘어 `매수인(타인)의 사무`로까지 취급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세 번째는 `최근의 나온 대법원 판결들과의 충돌`이라는 관점이다. 대법원은 2014년도에 부동산 매둘변제 예약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생긴 채무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이 대법원 판결의 기본 출발점은 `대물변제 예약에서 약정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해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라는 것으로서, 이러한 법 논리가 이 사건에서는 배척돼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봤다. ▲네 번째는 `부동산 매도인 지위의 가변성`이라는 관점이다. 즉, 타인 사무 처리자로서의 지위는 그 원인이 성립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때부터 바로 부여돼야 함이 바람직하고 만일 원인 성립 후 돈을 얼마나 냈는지 등 후발적인 진행 상황 등에 따라 그 지위 여부가 달라지게 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 여부에 관해 훨씬 더 많은 물음표가 제기될 수밖에 없어 명확성 원칙이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내지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울산지법은 이 사건과 같은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매수인(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해당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ㆍ공지했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부동산 매매거래 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받은 후 매도인이 부동산을 처분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와 눈길이 쏠린다.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매수인에게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해당 부동산을 통해 대출을 받으면서 근저당권을 설정한 매도인의 행위에 대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은 2012년 9월 14일경 울산 남구 D에 있는 피고인이 건축주인 A빌라의 공사 현장 분양사무실에서 A빌라 201호에 대한 분양계약을 피해자와 체결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계약 당일 계약금 2300만 원, 2012년 9월 24일 1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년 10월 26일 2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년 12월 4일 3차 중도금 5000만 원, 준공 후 잔금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완료하는 즉시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교부하기로 약정했다.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7300만 원을 피고인의 처 C씨의 명의의 농협 예금계좌로 건네받았으므로 잔금일에 피해자로부터 잔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줘야 할 임무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를 위배해 2013년 3월 29일 피고인의 처의 명의로 해당 빌라에 대한 소유권보전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날 OOO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위 빌라에 채권최고액 1억8000만 원의 근저당설정등기를 경료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해당 빌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이에 억울함을 느낀 피해자는 울산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울산지법은 해당 사안에 대한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고인처럼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취급돼 그의 부동산 처분은 배임죄가 성립된다. 즉, 중도금 수령의 의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생기게 되는 것이어서 이 등기 협력 의무는 자신의 거래를 완성하기 위한 자기의 사무인 동시에 상배당의 재산 보전에 협력할 의무로서의 성격이 있고, 이러한 재산보전 협력 의무는 `타인의 사무`의 개념이 `신임관계에 기초를 둔 타인의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의무`에 포섭되므로, 중도금을 수령한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울산지법은 네 가지 관점에서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첫 번째는 `자타사무(자신의 사무이기도 하면서 타인의 사무이기도 함)의 관점`이다. 배임죄에서 문제되는 어떤 사무가 자타사무의 성격이 있다면 타인의 사무성을 인정할 게 아니라 외려 타인성을 배제시킨 자신의 사무로만 취급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타인의 사무와 타인을 위한 사무는 구별돼야 한다`는 관점이다. 매도인의 채권적 의무를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매수인)의 사무`로까지 확대 취급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 의무를 `매수인을 위한 의무(사무)`로 취급할 수는 있으나 이를 넘어 `매수인(타인)의 사무`로까지 취급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세 번째는 `최근의 나온 대법원 판결들과의 충돌`이라는 관점이다. 대법원은 2014년도에 부동산 매둘변제 예약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생긴 채무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이 대법원 판결의 기본 출발점은 `대물변제 예약에서 약정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해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라는 것으로서, 이러한 법 논리가 이 사건에서는 배척돼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봤다. ▲네 번째는 `부동산 매도인 지위의 가변성`이라는 관점이다. 즉, 타인 사무 처리자로서의 지위는 그 원인이 성립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때부터 바로 부여돼야 함이 바람직하고 만일 원인 성립 후 돈을 얼마나 냈는지 등 후발적인 진행 상황 등에 따라 그 지위 여부가 달라지게 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 여부에 관해 훨씬 더 많은 물음표가 제기될 수밖에 없어 명확성 원칙이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내지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울산지법은 이 사건과 같은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매수인(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해당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ㆍ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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