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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주거정책, 진정으로 청년을 위해 마련돼야
repoter : 박소희 기자 ( shp6400@naver.com ) 등록일 : 2017-12-01 17:28:57 · 공유일 : 2017-12-01 20:02:14


[아유경제=박소희 기자] 최근 청년들의 주거문제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 조만간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입장에서 청년주거문제가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러던 중 청년주거문제와 관련된 포럼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11월) 25일 열린 서울 청년주거포럼에 다녀왔다.

이번 포럼은 최근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등 청년 주거 빈곤 문제가 점차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직접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마련됐다.

이날 모인 총 100명의 토론 패널들은 ▲청년이 사는 곳 ▲청년이 사는 방식 ▲청년이 살 미래 총 3가지의 주제로 나눠 토론을 진행했으며 토론에 앞서 전문가들의 주제발표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 발표에서 하지철 리서치컴퍼니 대표는 `서울시 청년주거정책수요조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독립 청년 주택 점유형태, 전월세 가격, 독립 청년 전월세 보증금 조달처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제 청년들의 주거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 중에서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이 살고 있는 집의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는데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 직장인이 살고 있는 집은 반지하로 화장실이 계단 밑 공간에 위치해 방음이 전혀 안되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 머리가 부딪히는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또한 반지하이기 때문에 햇빛은 물론 잘 들지 않았고 매우 습했으며 곰팡이 냄새도 심각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고시원에 살고 있는 한 대학생의 이야기도 전했는데 고시원 방은 성인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정도로 좁았고 화장실과 세탁실을 공용으로 사용하나 세탁기가 단 두 대 밖에 없어 해당 고시원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접한 100명의 청년들은 경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모습 때문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청년주거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여러 청년주거정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청년주거정책에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청년매입임대 ▲한 지붕 세대 공감 ▲대학생 희망하우징 ▲청년임차보증금 지원 사업 등이 있다.

이날 포럼에서 이러한 정책들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토론을 진행한 뒤 각 주제별로 나온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는 각각 달랐지만 결국 나온 결과는 같았다. 현재 청년들은 점점 올라가는 전세와 월세를 감당하기 벅차며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가 마련한 청년주거정책은 모두 훌륭하다. 임대보증금 지원은 물론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을 구하는 모든 청년들이 이를 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소득기준 등 여러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함께 토론에 참여한 한 패널은 "이러한 주거 정책을 누리기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가난한 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이 공감되면서 굉장히 아프게 다가왔다.

누가 자신의 가난을 직접 나서서 증명하고 싶을까? 모두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증명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 `나 가난해요!`라고 외쳐도 청년주거정책을 누릴 수 없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날 토론을 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마련된 정책들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신청하면 선정되지 않아 누릴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심사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것이다.

정부는 분명 좋은 의도로 좋은 결과를 꿈꾸며 청년주거정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정책들의 내용을 보면 정부의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람이나 그들이 처한 진짜 현실에 대한 내용은 부족해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너도 나도 나서서 가난을 증명하기에 급급한 청년주거정책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각기 다른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세세하고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이번 포럼에서 나온 토론 결과를 현재 제정 중에 있는 청년주거기본조례와 서울 주거종합계획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리 청년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섬세하게 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진짜 청년을 위한` 청년주거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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