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필두로 후분양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후분양제는 주택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선분양제가 보편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새 주택을 구입할 때 집이 지어지기 2~3년 전 미리 계약을 한다. 집이 다 지어질 때까지 집값을 할부 형식으로 나눠 지불하고 완공되면 입주하는 방식이다.
후분양제란 선분양제와는 반대로 집이 완전히 또는 거의 지어진 상황에서 계약이 이루어지며 80%정도 공정이 이뤄졌을 때 분양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건설비 대부분을 소비자가 미리 낸 분양대금으로 충당하는 선분양제와는 달리 후분양제는 건설사가 직접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한다. 후분양제는 소비지가 계약 전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집값을 할부 형태로 나눠 지불하는 선분양제에 비해 한꺼번에 목돈 마련을 해야 한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파트 선분양제는 1977년 도입됐다. 당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주택 수요는 폭발했지만 국내에 집을 지을 건설사와 자본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당시 정부는 선분양제를 도입해 건설사가 미리 사업비용을 충당해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한꺼번에 집값을 치를 능력이 부족했던 소비자 역시 할부 방식의 선분양제를 반겼고 주택공급도 빠르게 늘어났다.
선분양제가 보편화되면서 향후 지어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이 생겨났고 문제도 발생했다. 아파트 입주 목적이 아닌 분양권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양권에 많게는 수억 원의 웃돈이 붙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러한 투기 수요는 전반적인 집값을 올리는 `원흉`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지난해 부영주택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신축 아파트에 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사실 후분양제에 대한 로드맵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처음 만들어졌다. 2012년 제도의 완전한 시장 정착을 목표로 분양허용 공정률 수준을 2007년 40%부터 시작해 2년 단위로 20%p씩 올리는 것이 계획이었다. 허나 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로드맵은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후분양제 도입 논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불붙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큰 틀을 제시해 놓은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전면도입을 요구하며 시위까지 나서고 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후분양제 도입을 최일선에서 외치고 있다. 앞서 정동영 의원은 분양허용 공정률 수준을 80%로 높이자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2017년 12월) 열린 후분양제 전면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에서 "정부와 여당은 집값이 떨어지면 지지율이 떨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인지 후분양제 전면 도입에 소극적이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섣부른 후분양제 도입은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선 후분양의 투기 억제 효과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강남과 판교, 분당 등 집값 급등 우려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선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애당초 금지돼 있다. 전매에 의한 투기 가능성은 선분양과 후분양 제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불법 전매를 제대로 단속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후분양제가 부실시공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는 기여하겠지만 당장 후분양제를 도입하더라도 공정률 80% 시점에서 전문성이 낮은 일반 분양계약자가 주택의 품질이나 하자를 직접 확인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고 오히려 성능 보장제나 품질 보증제가 더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또한 후분양제에서는 건설사가 건물 완공 때까지 공사비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국내 현실을 감안했을 때 후분양제의 성급한 도입은 대형 건설사 위주의 시장 과점화, 공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그리고 전월세난 심화 등으로 오히려 주택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흐름과 주택에 대한 개념 변화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후분양제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신중한 접근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필두로 후분양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후분양제는 주택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선분양제가 보편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새 주택을 구입할 때 집이 지어지기 2~3년 전 미리 계약을 한다. 집이 다 지어질 때까지 집값을 할부 형식으로 나눠 지불하고 완공되면 입주하는 방식이다.
후분양제란 선분양제와는 반대로 집이 완전히 또는 거의 지어진 상황에서 계약이 이루어지며 80%정도 공정이 이뤄졌을 때 분양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건설비 대부분을 소비자가 미리 낸 분양대금으로 충당하는 선분양제와는 달리 후분양제는 건설사가 직접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한다. 후분양제는 소비지가 계약 전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집값을 할부 형태로 나눠 지불하는 선분양제에 비해 한꺼번에 목돈 마련을 해야 한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파트 선분양제는 1977년 도입됐다. 당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주택 수요는 폭발했지만 국내에 집을 지을 건설사와 자본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당시 정부는 선분양제를 도입해 건설사가 미리 사업비용을 충당해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한꺼번에 집값을 치를 능력이 부족했던 소비자 역시 할부 방식의 선분양제를 반겼고 주택공급도 빠르게 늘어났다.
선분양제가 보편화되면서 향후 지어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이 생겨났고 문제도 발생했다. 아파트 입주 목적이 아닌 분양권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양권에 많게는 수억 원의 웃돈이 붙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러한 투기 수요는 전반적인 집값을 올리는 `원흉`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지난해 부영주택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신축 아파트에 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사실 후분양제에 대한 로드맵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처음 만들어졌다. 2012년 제도의 완전한 시장 정착을 목표로 분양허용 공정률 수준을 2007년 40%부터 시작해 2년 단위로 20%p씩 올리는 것이 계획이었다. 허나 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로드맵은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후분양제 도입 논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불붙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큰 틀을 제시해 놓은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전면도입을 요구하며 시위까지 나서고 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후분양제 도입을 최일선에서 외치고 있다. 앞서 정동영 의원은 분양허용 공정률 수준을 80%로 높이자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2017년 12월) 열린 후분양제 전면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에서 "정부와 여당은 집값이 떨어지면 지지율이 떨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인지 후분양제 전면 도입에 소극적이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섣부른 후분양제 도입은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선 후분양의 투기 억제 효과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강남과 판교, 분당 등 집값 급등 우려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선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애당초 금지돼 있다. 전매에 의한 투기 가능성은 선분양과 후분양 제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불법 전매를 제대로 단속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후분양제가 부실시공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는 기여하겠지만 당장 후분양제를 도입하더라도 공정률 80% 시점에서 전문성이 낮은 일반 분양계약자가 주택의 품질이나 하자를 직접 확인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고 오히려 성능 보장제나 품질 보증제가 더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또한 후분양제에서는 건설사가 건물 완공 때까지 공사비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국내 현실을 감안했을 때 후분양제의 성급한 도입은 대형 건설사 위주의 시장 과점화, 공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그리고 전월세난 심화 등으로 오히려 주택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흐름과 주택에 대한 개념 변화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후분양제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신중한 접근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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