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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댄스 강요에 폭언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르는 직원들
repoter : 김필중 기자 ( kpj11@naver.com ) 등록일 : 2018-01-12 15:48:57 · 공유일 : 2018-01-12 20:01:57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지난해 말 한림대 성심병원의 이른바 `걸그룹 댄스 강요` 사건이 논란이 되고 한 달여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 간호사들도 같은 일을 겪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어서 이달 초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여직원들에게 걸그룹 댄스를 강요하고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선정적인 의상입고 걸그룹 댄스 강요당했다"… 간호사 내부 폭로 이어져
추가수당 미지급, 근로조건 문제도 함께 제기돼

지난해 11월 한림대 성심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의상과 춤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성심병원은 매년 10월 열리는 병원행사에서 장기자랑을 진행한다. 일송재단과 형제 재단인 성심의료재단 산하 강남, 강동, 동탄, 평촌, 춘천, 한강병원 등 관계자 900여 명이 이 행사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서 간호사들은 짧은 치마나 바지, 나시 등을 입고 장기자랑을 할 것을 강요받고 걸그룹의 선정적인 안무와 표정을 요구받았다는 간호사들의 증언이 나왔다. 또 병원이 장기자랑을 준비한 간호사들에게 추가수당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논란이 가열되자 한림대학교의료원 관계자는 "이번 간호사 장기자랑 동원과 같은 논란이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개선해나갈 계획"이라며 "시간외수당, 임금체불 등의 내용은 노동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충실히 자료를 준비해 결과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성심병원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한 달여가 지난 뒤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에서도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지난달(2017년 12월) 25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자신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소개한 제보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제보자는 "성심병원에서 장기자랑이 이슈가 됐는데 저희도 마찬가지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간호사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신부(의료원장)님 앞에서 캉캉춤을 추고 걸그룹 춤을 췄다"면서 "퇴사하고 싶은 간호사에게 `춤을 추면 퇴사하게 해줄테니 춤을 추라`고까지 해 그분은 억지로 춤을 추고 퇴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여성들이 무대에서 짧은 복장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대구가톨릭병원 관계자는 "간호사들끼리 경쟁이 붙다보니 자발적으로 그런 옷을 입고 공연을 한 것"이며 "병원 전체가 준비한 행사라 간호사들도 일부 퍼포먼스를 담당한 것일 뿐 갑질과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얘기는 달랐다.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행사에 참여했으며 근로 조건 문제와 이삿짐 나르기 등 업무 외적인 일에도 동원됐다는 제보가 이어져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27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20여 년 만에 노조가 설립됐고 지난 4일 노사 첫 면담을 가졌다. 노조는 각종 병원행사와 잡무에 직원 동원 중단과 근로조건 개선 등 6대 요구를 제안했고 사측은 긍정적 답변을 내놓고 대부분 이행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인턴 직원들 "무릎 꿇리고 폭언, 여직원엔 걸그룹 댄스 강요"
고용노동행정개혁위, 직장 내 인권침해 관행 실태조사 나설 것 촉구

논란이 채 식기도 전인 지난 3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인재개발원 교육 담당 직원들이 2016년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인턴 직원 중 술을 마셔 교칙을 위반한 일부 인턴 직원들을 적발, 다음 날 사무실 복도에서 무릎 꿇게 한 뒤 폭언을 했다는 인턴 직원들의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 직원 가운데 일부 여성 직원들에게 수료식 때 걸그룹 춤을 출 것을 요청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당시 인재개발원은 수료식 행사 참가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자, `정신상태가 썩었다`는 막말과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할 출연자를 임의로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여직원의 걸그룹 댄스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요했다는 게 당시 인턴 직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걸그룹 댄스를 춰야 하는 신입 여성 직원들은 교육이 끝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춤 연습을 해야 했고 주말도 예외 없이 강제로 행사 연습에 동원됐다. 결국 이들은 수료식 때 민망한 수준의 걸그룹 의상을 입고 춤을 췄다. 2016년 수료식 때도 일부 신입 여직원들은 걸그룹 춤을 췄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신입 직원 교육과정에서 잘못된 언행과 태도 등 논란이 된 사안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교칙을 위반할 경우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그 결정을 집행해야 맞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하기 위해 교육하다보니 잘못된 언행과 태도 등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 규정에 의거해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이러한 직장 내 인권침해 사건은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장관 자문기구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정부에 직장 내 갑질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일 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 폭언, CCTV 감시등 일터 내 인권침해 관행에 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 및 조치 마련에 관한 노동행정개혁 권고안을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극심한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요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러한 기업들의 `갑질`에 사회경험이 적고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신입 및 인턴 직원들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불합리한 관행과 조직문화가 조속히 개선돼 사회적 지위를 무기삼아 강요하는 `갑질`이 근절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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