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지멘스, 지멘스헬스케어, 지멘스헬시니어스(이하 지멘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62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유지 보수 서비스 등 후속 시장(Aftermarket)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한 공정위 최초의 법 집행 사례로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독점 유지하려 경쟁업체 거래병원 차별대우
병원에 공문 보내 왜곡ㆍ과장된 정보 알리기도
지멘스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이자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엔지니어링회사이다. 1960년대 한국지사를 설립한 지멘스는 국내 CTㆍMRI 장비 판매 점유율 1위를 4년째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지멘스는 또한 판매한 기기에 대한 유지보수 시장도 독점하고 있었지만 2013년 유지보수 서비스만 제공하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가 생기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보건복지부가 CTㆍMRI 수가를 낮추면서 예산이 줄어 더 싼 값에 유지보수를 하고자 하는 병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요인이 됐다.
이에 지멘스는 경쟁업체를 배제하고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위법행위를 시작했다. 지멘스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하는 병원을 차별대우하며 자사와 거래하도록 유도했다.
CT와 MRI의 안전관리나 유지보수에는 시스템 접근에 필요한 일종의 아이디인 서비스키가 필수적이다. 지멘스는 자사와 거래하는 병원에는 고급 자동 진단기능을 포함한 상위 레벨 서비스키를 무상으로 요청 당일 즉시 제공했다.
그러나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하는 병원에는 장비 안전관리 및 유지보수에 필수적인 기능으로 구성된 기초 레벨 서비스키를 돈을 받고 판매했다. 이마저도 판매 즉시 제공하지 않았고 최대 25일 동안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멘스는 이 서비스키를 미국에서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지멘스는 병원 측에 2014년 12월과 2015년 5월 두 차례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할 때 생기는 위험성을 담은 공문을 통해 "자신과 거래하지 않으면 기기에 위험이 생길 수 있으며,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과장해 알리기도 했다.
공정위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의 시장진입 초기단계로 병원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공문을 통해 중요 사실관계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 병원의 오인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지멘스의 위법행위 결과 총 4개였던 독립유지보수사업자 가운데 2개 사업자가 사실상 퇴출당하는 등 시장의 경쟁이 제한됐다. 현재 CTㆍMRI 유지보수 시장 점유율은 지멘스가 90%, 독립 업체가 10% 미만이다.
아울러 서비스키 발급 지연으로 병원이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안전검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정위는 통상 재발방지 명령을 내리지만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와 관련한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하라고 지멘스에 명령했다.
지멘스는 병원이 유지보수에 필수적인 서비스키를 요청하면 24시간 이내에 최소 행정비용으로 이를 제공하도록 공정위는 명령했다. 또 공정위 조치 내용을 지멘스 CTㆍMRI 장비를 보유한 병원에 통지하도록 했다.
공정위 "후속 시장 경쟁제한 제제 첫 사례"
지멘스 "사실 아니며 행정 소송 제기할 것"
공정위가 후속 시장의 경쟁제한에 대해 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속 시장은 프린터기의 잉크 카트리지, 자동차 부품, 장비 유지보수 등 주 상품의 보완재로 기능하는 부 상품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공정위의 심의 결과에 지멘스는 지난 18일 "사실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인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공정거래법」을 잘못 적용한 결정으로 수용할 수 없다"며 "심의 결정에 대해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하고 내용을 자세히 검토한 후 서울고등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멘스 측은 의료장비 유지보수 서비스의 주된 상품인 CT와 MRI 판매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술 선도기업들과 치열한 가격ㆍ혁신 경쟁을 하고 있어 고객들이 다양한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멘스 헬스케어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유상` 라이선스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한국에서 일반 상관례에 어긋나게 중소규모 유지보수업체를 차별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유지보수 소프트웨어를 무상 제공하라고 명령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관계자는 "헌법에 근거해 모든 재산권은 그 정당한 보상이 보장돼야 하고, 특히 의료장비 유지보수 서비스 소프트웨어는 「저작권법」에 의해 지식재산권으로 인정되고 있다"며 "공정위 역시 「공정거래법」에 기초한 심사지침을 제정해 지식재산권자에게 라이선스 대가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어 이번 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국민건강이나 안전에 관련된 불공정거래행위는 집중적으로 조사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철퇴를 가한 가운데, 지멘스 측도 공정위의 심의 내용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본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해명을 듣기 위해 지멘스 측에 질의를 요청했으나 사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지멘스, 지멘스헬스케어, 지멘스헬시니어스(이하 지멘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62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유지 보수 서비스 등 후속 시장(Aftermarket)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한 공정위 최초의 법 집행 사례로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독점 유지하려 경쟁업체 거래병원 차별대우
병원에 공문 보내 왜곡ㆍ과장된 정보 알리기도
지멘스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이자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엔지니어링회사이다. 1960년대 한국지사를 설립한 지멘스는 국내 CTㆍMRI 장비 판매 점유율 1위를 4년째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지멘스는 또한 판매한 기기에 대한 유지보수 시장도 독점하고 있었지만 2013년 유지보수 서비스만 제공하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가 생기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보건복지부가 CTㆍMRI 수가를 낮추면서 예산이 줄어 더 싼 값에 유지보수를 하고자 하는 병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요인이 됐다.
이에 지멘스는 경쟁업체를 배제하고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위법행위를 시작했다. 지멘스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하는 병원을 차별대우하며 자사와 거래하도록 유도했다.
CT와 MRI의 안전관리나 유지보수에는 시스템 접근에 필요한 일종의 아이디인 서비스키가 필수적이다. 지멘스는 자사와 거래하는 병원에는 고급 자동 진단기능을 포함한 상위 레벨 서비스키를 무상으로 요청 당일 즉시 제공했다.
그러나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하는 병원에는 장비 안전관리 및 유지보수에 필수적인 기능으로 구성된 기초 레벨 서비스키를 돈을 받고 판매했다. 이마저도 판매 즉시 제공하지 않았고 최대 25일 동안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멘스는 이 서비스키를 미국에서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지멘스는 병원 측에 2014년 12월과 2015년 5월 두 차례 독립유지보수사업자와 거래할 때 생기는 위험성을 담은 공문을 통해 "자신과 거래하지 않으면 기기에 위험이 생길 수 있으며,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과장해 알리기도 했다.
공정위는 독립유지보수사업자의 시장진입 초기단계로 병원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공문을 통해 중요 사실관계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 병원의 오인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지멘스의 위법행위 결과 총 4개였던 독립유지보수사업자 가운데 2개 사업자가 사실상 퇴출당하는 등 시장의 경쟁이 제한됐다. 현재 CTㆍMRI 유지보수 시장 점유율은 지멘스가 90%, 독립 업체가 10% 미만이다.
아울러 서비스키 발급 지연으로 병원이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안전검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정위는 통상 재발방지 명령을 내리지만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와 관련한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하라고 지멘스에 명령했다.
지멘스는 병원이 유지보수에 필수적인 서비스키를 요청하면 24시간 이내에 최소 행정비용으로 이를 제공하도록 공정위는 명령했다. 또 공정위 조치 내용을 지멘스 CTㆍMRI 장비를 보유한 병원에 통지하도록 했다.
공정위 "후속 시장 경쟁제한 제제 첫 사례"
지멘스 "사실 아니며 행정 소송 제기할 것"
공정위가 후속 시장의 경쟁제한에 대해 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속 시장은 프린터기의 잉크 카트리지, 자동차 부품, 장비 유지보수 등 주 상품의 보완재로 기능하는 부 상품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공정위의 심의 결과에 지멘스는 지난 18일 "사실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인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공정거래법」을 잘못 적용한 결정으로 수용할 수 없다"며 "심의 결정에 대해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하고 내용을 자세히 검토한 후 서울고등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멘스 측은 의료장비 유지보수 서비스의 주된 상품인 CT와 MRI 판매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술 선도기업들과 치열한 가격ㆍ혁신 경쟁을 하고 있어 고객들이 다양한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멘스 헬스케어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유상` 라이선스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한국에서 일반 상관례에 어긋나게 중소규모 유지보수업체를 차별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유지보수 소프트웨어를 무상 제공하라고 명령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관계자는 "헌법에 근거해 모든 재산권은 그 정당한 보상이 보장돼야 하고, 특히 의료장비 유지보수 서비스 소프트웨어는 「저작권법」에 의해 지식재산권으로 인정되고 있다"며 "공정위 역시 「공정거래법」에 기초한 심사지침을 제정해 지식재산권자에게 라이선스 대가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어 이번 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국민건강이나 안전에 관련된 불공정거래행위는 집중적으로 조사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철퇴를 가한 가운데, 지멘스 측도 공정위의 심의 내용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본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해명을 듣기 위해 지멘스 측에 질의를 요청했으나 사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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