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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래를 삼킨 새우’ 호반건설, ‘승자의 저주’ 피할까
repoter : 정진영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8-02-02 18:21:56 · 공유일 : 2018-02-02 20:01:49


[아유경제=정진영 기자] 산업은행이 지난달(1월) 31일 대우건설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표현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사들이는 보통의 인수ㆍ합병(M&A)이 반대로 이뤄졌을 때 주로 쓰인다. 한마디로 체급이 낮은 호반건설이 상대적으로 큰 대우건설을 품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 간 규모 차이는 크다. 건설업계 시공 순위는 대우건설이 3위로 13위인 호반건설보다 10등을 앞선다. 특히 직원 수와 급여에 있어선 그 격차가 훨씬 크다.

2016년도 기준으로 집계된 호반건설 연간 급여액(감사보고서 내 손익계산서)은 165억5373만 원으로 책정됐다. 당시 직원 수가 517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3201만 원으로 추산된다.

대우건설의 연간 급여 총액만 놓고 보면 호반건설의 27배를 웃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의 연간급여 총액은 4501억2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직원 수는 6072명으로 1인당 받는 평균 급여액은 7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급여 총액은 27배, 1인 평균 급여액은 2배 이상 호반건설보다 높은 수치다.

직원 규모가 차이가 나는 것은 두 회사의 사업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1996년 설립됐으며 국내 주택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1973년에 세워진 대우건설은 현재 국내지사 7개, 해외지사 22개, 해외법인 5개를 운영 중이다. 주택사업을 비롯해 토목ㆍ건축사업, 해외토건사업, 플랜트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건설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시공능력 평가액을 합하면 10조 원을 뛰어 넘어 삼성물산ㆍ현대건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좀 더 싼 가격에 인수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졸속ㆍ특혜 의혹이다.

자유한국당은 "3조2000억 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기업을 그 반토막인 1조6000억 원에 졸속 매각하는 것"이라며 "현 정권 출범 직후부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먹는다는 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설마 이렇게 무리한 인수가 가능할 것인가 했는데, 의혹이 현실화 되는 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혹에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은 "매각주관사가 국내외 188개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했고, 예비입찰에 13개사가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평가해 3개 업체를 선정했고, 이후 최종입찰에 호반건설만 참여했다"며 "정상적인 공개 입찰을 통해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 호반건설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내 기업의 인수ㆍ합병 성공률은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시공순위 167위였던 프라임개발이 시공순위 7위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했지만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등 실패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자신보다 덩치가 10배 정도 큰 기업을 품에 안은 `고래를 삼킨 새우` 호반건설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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