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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핵심 개헌안 ‘토지공개념’… 뜨거운 감자로
repoter : 김진원 기자 ( qkrtpdud.1@daum.net ) 등록일 : 2018-03-30 14:12:37 · 공유일 : 2018-03-30 20:01:50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가 발의한 개헌안에 수도와 토지공개념을 명시하고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가운데 `토지공개념`을 두고 전문가들은 물론,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ㆍ각층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어 한동안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에 본보는 토지공개념이 갖는 의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청와대의 정부 개헌안 발표에 `토지공개념` 등장
그동안 개념으로만 인식… 실질적인 구현 이뤄지지 않아

지난 21일 청와대가 `토지공개념`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토지공개념`이란 토지의 개인적 소유권은 인정하되 이용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자는 것으로 토지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토지시장에 개입하게 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하자면, 토지라는 것 자체가 한정된 재화인 만큼 공공의 이익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헌법 제122조를 살펴보면 `국가는 토지소유권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법」 제2조는 `개인의 소유권리라도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212조에서는 `개인의 소유권이라도 정당한 이익이 있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태 개념 정도로 인식돼왔고 실질적으로 구현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개헌안은 토지공개념을 명확히 규정해 그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공개한 전문에는 `제10장 경제`의 제128조제2항으로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 토지공개념이라는 단어 자체는 지난 박정희 정권 당시 토지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최초로 언급됐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유휴지의 가격 상승분에 최대 50%의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초과이득세법」 , 특별시와 광역시 내 개인택지 중 200평을 초과한 땅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택지소유상한제」 , 택지ㆍ관광단지 조성 등 개발사업 시행자로부터 개발이익의 50%를 환수하는 「개발이익환수제」 등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을 마련했다.

이후 `토지초과이득세법` 및 `택지소유상한제`는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위헌으로 판결 받아 폐기됐고 현재 토지거래허가제, 종합부동산세, 용도지역ㆍ지구 지정을 통한 토지이용규제 등의 제도에서 토지공개념이 반영되고 있다.

과거 한 차례 실패한 사례가 있음에도 토지공개념을 도입할 시 정부가 토지를 확보하는 데 있어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회심의 카드인 셈이다. 토지는 사적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공공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만큼 토지 활용도를 높여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 개발을 좀 더 용이하고 정당하게 추진할 수 있어 추후 부동산 정책에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신도시 개발이나 구도심 재생 등 정부가 개발을 탄력적으로 진행하게 되고 토지를 수용하는데 있어서도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정부의 도시계획이 체계적이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토지공개념에는 `부동산 규제`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유출해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그린벨트가 꼽힌다. 개발제한구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도시 주변의 녹지 보존과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그린벨트 구역 내 토지의 형질 변경, 분할 등을 제한할 수 있다. 사유지임에도 법에 따라 개발이 제한된 경우로 철도, 도로 등 국가 인프라사업을 추진할 때도 적용된다. 정부가 해당 구역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 소유의 토지를 적당한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이다.

사유재산권 침해 VS 불평등 해소… `찬반` 논란 심화
야당 "자유경제시장 포기" 주장하자… 여당 "선동하지 말라"

하지만 현재 `토지공개념`을 놓고 여러 의견이 상충하는 것은 개인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에 기인한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토지공개념은 사유재산권 보호를 명시한 헌법 23조와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동법 제10조와 상충할 수 있다"며 "이는 사회주의체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즉, 토지공개념은 기본적으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사회주의 개념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개인의 토지 재산권을 공공의 필요를 위해 부득이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적 근거로 작동하기 때문에 관련 입법 등을 통해 부동산 규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공공자원인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시장실패에 따른 국가개입 논리에 따라 토지보유로 인해 발생한 이익에 대한 과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역대 정부가 토지공개념을 바탕으로 시행한 부동산 세제정책이 종합부동산세, 종합토지세, 기업의 비업무용토지에 대한 지방세 규제 등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개헌안이 통과되면 재건축시장의 골칫덩어리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이하 초과이익환수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토지공개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위헌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재건축 조합들은 이번 토지공개념에 대해서도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개헌안을 환영하는 시각도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는 주택이나 토지에 대한 투기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공개념의 기본 취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진보경제학자들도 선진국일수록 경관이나 토지이용, 환경차원에서 개인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고 과도한 개발이익이 사유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부담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더 나아가 토지공개념이 제대로 정착되면 부동산 투기가 차단돼 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토지 공공성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토지 관련법엔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반영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의 이익이 모두의 이익보다 우선순위가 되는 등 사회 불평등 심화로 인한 양극화가 뚜렷해진 만큼 토지공개념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일종의 돈벌이 수단이 되다보니 유동자금이 주로 부동산에 몰리고, 불로소득을 특정계층이 다 가져가는 불공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토지공개념이 강화되면 집이 돈벌이가 아닌 삶의 터전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고, 투기가 차단돼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유재산제도 붕괴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유재산제도는 개인의 노력으로 만든 가치와 생산물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한다는 개념인 반면, 토지는 노동에 의한 산물이 아닌 즉, 땅값이 올라서 노동이나 생산과 무관하게 이익을 보는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토지공개념은 노력소득(불로소득의 반대말)을 더 보장하고 불로소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제를 위협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유재산의 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야당은 "자유시장경제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며 이번 개헌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권의 방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주의에 맞추어져 있음을 재확인시켜주는 충격적인 내용"이라며 "공공, 합리, 불균형 해소와 같은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용어로 자유시장경제의 근간과 법치를 허물어뜨리겠다는 시도는 절대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 개헌쇼를 하는 건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꼼수"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고치기 위해 시작한 개헌 논의를 제왕적 대통령이 주도하겠다며 과욕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귀가 번쩍 뜨이고 눈이 확 트이는 것이 토지공개념 도입이었다"며 "토지를 공공성이나 합리적 이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 권리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토지공개념인데 이를 두고 토지 공산주의라고 선동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부를 지지했다.

본격적인 시행 위해서는 국회 입법화가 `먼저`
통과 시,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한 정부 정책 탄력 받을 듯

물론 아직 헌법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되더라도 실제 관련 법률의 제ㆍ개정은 국회 입법사항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개헌이 성공할 경우 부동산 관련 세금 강화 등 토지 규제를 추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회가 토지공개념을 강화하는 법률을 어떻게 만들지에 달린 것이다"고 답했다. 즉, 헌법에 '토지공개념'이 명확히 도입된다고 해서 곧 바로 강한 부동산 규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가 개인의 사유재산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사유재산제를 인정하는 만큼 당연히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부정하는 개념도 아니다. 다만 토지공개념은 다른 재산권에 비해 토지재산권 행사에 국가가 좀 더 강한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논리를 담고 있을 뿐이다.

부동산 투기와 이에 따른 서민 주거 불안정을 일종의 `시장실패`로 보고 국가가 규제 등을 통해 시장에 개입할 근거가 되는 이론이 토지공개념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토지공개념은 사회주의 제도라기보다는 시장실패에 대한 정부개입을 인정하는 수정자본주의 이념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개헌안이 현행 헌법에도 담겨 있는 토지공개념을 한층 강화한 것 역시 부동산 규제에 대한 헌법적 근거 마련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토지공개념과 이에 따른 제한ㆍ의무 부과가 명시되면서, 이대로 개헌이 이뤄질 경우 앞으로 보유세 강화나 공시가 인상 등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한 정부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 세금의 근거가 되는 주택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올라갈 수 있고,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개편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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