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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북미회담 취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repoter : 정진영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8-05-25 19:06:06 · 공유일 : 2018-05-25 20:02:22


[아유경제=정진영 기자] 한국 시각으로 어젯밤 10시 48분경 놀랄만한 소식이 긴급 속보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쓴 공개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안타깝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다며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의 핵은 매우 거대하고 막강하기 때문에 나는 (우리의 핵 능력이)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한다"고 밝혔다.

물론 정상회담 재개 여지는 남겨뒀다. 그는 편지 말미에 "만약 마음을 바꾼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쓰라"며 "북한과 전 세계는 평화와 번영을 누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이번에 잃어버린 기회는 역사에 매우 슬픈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 서한을 읽으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가 단번에 납득될 만큼 설득력 있는 부분을 찾지 못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담화문을 통해 리비아식 해법을 거론한 펜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며 다소 원색적인 비난을 했지만 무엇보다 북한이 남측 기자단을 포함, 외신기자를 초청하면서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와 부속시설들을 폭파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또 한 번 보였다. 미국 측도 북한의 의지를 확인했음에도 왜 굳이 풍계리 핵시설 폭파 후 이 같은 서한을 냈는지 의문이 들었다. 담화는 담화일 뿐 북한이 진행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만큼 직접적인 진전이 있을까.

본 기자는 이면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주목했다. 시간을 살짝 거슬러 올라가 서한이 공개되기 전 미국 측은 줄곧 중국 배후론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엄격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을 만난 이후 태도가 달라졌음을 근거로 중국에 사실상 불만을 제기했다. 이번 회담 취소와 관련해 중국에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중국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시진핑 배후론`에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입장에서 미국의 의도대로 북한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하물며 미국 정부가 이를 모를 리 만무하고 결국 강공법으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으로 회담 재개를 위해 중국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졌다. 참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저마다 눈치싸움, 기싸움으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한 말미에 회담 가능 여지를 남겨둔 것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마주 앉아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며 그동안의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표면적으로 당장 6월 회담이 취소됐지만 기존 회담 날짜까지 약 2주라는 기간이 남아있기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북 간의 종전과 평화 그림이 당사자인 남북 간의 주도적인 그림이 아니라 제3자인 미국과 중국 간의 힘 대결에 포커스가 맞춰져 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극적으로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이전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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