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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획] 후분양제 도입?… 금융 구조 ‘개편’부터!
repoter : 김진원 기자 ( qkrtpdud.1@daum.net ) 등록일 : 2018-07-13 15:15:08 · 공유일 : 2018-07-13 20:01:57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가 2022년까지 공공분양 아파트 70%를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해당 방식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특히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민간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기 위해 시급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본보는 현재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후분양제에 대해 알아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후분양제, 부실시공ㆍ차익 노린 투기 방지 등에 도움
공공부문 70% 후분양 공급 목표… 민간은 인센티브로 유도

지난 6월 28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후분양 활성화를 위해 해당 사업지의 경우 건설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금융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그동안 압도적으로 시행돼왔던 선분양제는 주택을 착공하기 전 분양하는 것으로 건설사 등 사업 주체가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해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부실시공이나 분양 당시와 준공 당시의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반면 후분양제는 건설 사업자가 아파트 등 주택의 공정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에서 분양하는 제도로 선분양제와 구분된다. 소비자가 직접 시공된 아파트를 확인한 후 그에 맞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경제논리에도 벗어나지 않는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경우 올해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공사(SH), 경기도시공사에 우선적으로 후분양을 도입한다.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 우선 도입 대상인 3개 기관에 대한 성과평가 후 단계적으로 도입 등을 검토할 예정으로 2022년까지 공공분양 아파트 70%를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민간부문은 인센티브 제공 확대를 통해 후분양을 유도한다. 후분양을 하는 민간 건설사에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대상 택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 이후에도 일정물량을 선정해 공공택지 우선공급을 실시하되, 주택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매년 우선공급 물량을 결정하게 된다. 후분양 우선공급 택지의 경우 택지대금 납부 시 거치기간을 둬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하고, 택지대금 완납 전이라도 대금납부 이행을 보증할 수 있는 경우 사용승낙을 허용한다.

정부는 후분양을 시행할 경우 건설사들의 금융조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업비 대출 지원대상 확대, 기금 대출한도 확대 및 대출금리 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또 소비자의 경우 선분양보다 짧은 기간 내에 큰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중도금 대출보증 확대, 무주택 서민대상 기금대출 지원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자금 조달 문제 가장 큰 걸림돌… 중소ㆍ중견기업 `직격탄`
전문가들 "금융 구조 개편이 먼저… 정부, 시장 이해 부족해"

하지만 이처럼 정부가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았음에도 후분양제 도입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후분양의 기준이 되는 공정률이 60%라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률 60%에서 진행되는 후분양은 후분양제 본래가 가진 장점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다. `후분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기본 골조만 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 완공된 주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분양받는 방식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완공 후 분양하는 `온전한 후분양`이 사실상 부실시공방지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률 60%의 공정률을 갖고는 마감재 등의 하자 상태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전문가 역시 "공정률이 60%면 시공품질을 판단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 지어진 후 분양하는 진정한 후분양이 아니라면 소비자의 편익을 보장하고 부실시공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 자체를 달성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 상 후분양제는 대기업과 중소ㆍ중견사 간 양극화만 유발하고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집값을 잡는 데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일단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자금조달 마련에 비상이 걸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대다수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선분양제에 맞춰 있어 사업 구조 재편도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당장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후분양제는 선분양제와 달리 건설사 등 사업자가 분양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2~3년간 공사대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해 사업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 과정에서 증가하는 비용 등은 고스란히 분양가에 전가될 수 있어 이 또한 모두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금융업계에 따르면 민간까지 주택 후분양제가 적용될 경우 건설ㆍ시행사들에게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최대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자금력과 브랜드파워가 있는 대형 건설사도 부담이 가중되지만,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중견ㆍ중소 건설사는 도태가 불가피하다.

특히 재무구조가 좋지 않거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건설사는 자금력 있는 시행사의 단순 시공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견 건설사일수록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분양 초기의 막대한 공사비를 조달하기가 벅차 사업 추진이 지금보다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시장 구조상 건설사는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받아야 해 투자은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활성화 등 금융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리스크가 큰 주택 사업에 선뜻 대출해줄 은행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도 굳이 선분양제를 선호할 필요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곤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현재 시장 환경에서 후분양제 도입은 시기상조로 주택금융시스템의 구조적 개편이 이뤄진 뒤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다수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후분양제가 도입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하면서도 현 금융구조는 이를 정상화시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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