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기조로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 이주비 대출이 까다로워진 가운데 업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주 52시간 시행,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건설업계에서 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관련 정책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미치는 여파를 좀 더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이주 지연 및 금융비ㆍ사업비 `증가`
업계 "조합비용 보전을 위한 보완책 마련 필요"
이주비 대출은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구역의 철거가 시작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이다.
과거에는 조합을 통한 집단대출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강남권 재건축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사업비 규모를 줄이려는 조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개인이 담보대출 형태로 빌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주비 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 60%(기본 이주비 30%, 추가 이주비 30%)를 적용받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8ㆍ2 대책 이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대출 한도가 40%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 4구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이라도 받았다면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 대출한 이주비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주거나 이주를 할 계획이었던 조합원들은 현 상황을 난감해 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시행자로 나선 관악구 강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최근 이주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안으로 이주를 마칠 계획이지만 LTV 40%를 초과 대출한 조합원들이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조합은 조합원별로 이주비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 매출채권 유동화를 모색했으나 해당 채권은 사업비 보증약정 및 매매계약 조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양도하도록 돼있어 이마저 무산됐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조합원 대부분이 강남 입성을 위해 대출을 왕창 끼고 들어온 서민들로 세입자와의 계약기간이 곧 끝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현재의 대출 한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경제적 여력이 없는 노인 분들의 경우 이주비 대출이 줄면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든데 정부의 일률적인 정책으로 투기와는 상관없이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ㆍ이주 지연ㆍ사업 속도 저하로 인한 사업비 증가 등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재건축 조합들은 재건축 부담금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데 이주비 대출까지 제한되면 장기적으로 사업이 지연돼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 자명하다. 조합원 이주→철거→분양 일정 공고ㆍ착공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의 일정 상 이주가 막히면 철거와 착공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전체가 지연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사업비는 물론 각종 비용의 증가가 당연해진다.
특히 재건축사업은 시공자를 선정할 때 착공 기준일을 기준으로 확정공사비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실제 착공시기가 착공 기준일을 넘어가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공사비가 인상되며 이때 금리 인상 등 상황에 따라 금융비용 증가도 계산해야 한다. 해당 재건축 조합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조합은 물론 건설사들 역시 큰 손해를 입게 된다.
결국 이주비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뿐만 아니라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예정된 시기에 공급돼야 할 주택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전반의 주택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가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의 관계자는 "이주는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시기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주시기가 크게 늦어질 경우 한 달에 수억 원씩 조합이 막대한 금융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관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거부나 대출금액 감액,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정비사업장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주택사업자 뿐만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조합원과 실수요자까지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주 지연에 따른 조합비용 보전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의 조정 때문에 조합이 사업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하는 등 조합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인건비 상승 부담"
삶의 질 향상 필요하지만… 분야 특성 고려해 맞춤식 대책 강구해야
여기에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도 역시 건설업계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는 현행 주당 최대 68시간 근무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건설업은 특성상 우기ㆍ혹서기ㆍ혹한기 등 계절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특정기간 안에 공사를 마쳐야하기 때문에 집중 근무가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특성에 대한 예외 없이 무조건 주52시간을 지키라고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건설현장은 대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함께 근무한다. 대부분의 원청업체는 300인 이상 사업체로 주 52시간 근무제 대상이 되는 반면 규모가 작은 하청업체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사업자간 근무시간이 차이로 업무지시 등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한 협력 업체 관계자는 "인력 추가 고용 및 공사기간 증가 등으로 상당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현장의 경우 어느 정도 이해를 구할 수 있다곤 하지만 계약을 어기면 패널티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현장 노동자들은 현재 시간 단위로 소득을 계산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소득도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공공부분은 정부가 해당 비용을 보전해주겠다며 준비에 착수했지만 민간부문에선 아직 논의가 없다.
건설시장은 공공부분이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민간부문으로 대부분의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이드라인에 재량근로ㆍ탄력근로시간제ㆍ선택적근로시간제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만큼 사용자에 대한 지휘ㆍ감독 여부 등 원칙적 기준 이외의 나머지 핵심 쟁점의 경우 모두 `노사 합의`로 떠넘기고 정부는 뒤로 숨는 주먹구구식 행정이며 책임 회피성 지침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건설사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불과 20일 앞두고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린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건설현장에 곧장 적용하기에 3주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함으로써 근로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이자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노동시간에 대한 문제는 업종별로 다양한 이해방식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업종별 구체적인 사례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 초래될 문제가 상당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어 정부의 세심한 대책 강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 사회 자체가 여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과도한 업무량과 근무시간을 갖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시간에 쫓기듯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점진적이면서도 면밀한 맞춤식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1주택자도 세금 부담 ↑
`주택시장 개편 vs 조세저항 야기`… 엇갈린 평가
이 같은 상황 속에 정부가 올해 집값 상승분과 시세급등 지역을 내년 공시 가격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의 세금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올해 10월부터 시작하는 공시가격 조사에 올해 집값 상승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장관은 "공시지가 문제에 대해 지역ㆍ가격ㆍ유형별로 불균형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공시지가 산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안정적인 주택시장의 관리를 위해 과열지역에 대한 안정화 대책을 지속하고 위축지역에서는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른 맞춤형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동산 세제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두고 시세보다 낮아 공평과세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서울 주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폭은 시세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2016년 말 8억5000만 원에서 최근 13억9000만 원으로 약 64% 상승한 반면, 공시가격은 6억2400만 원에서 6억8800만 원으로 10% 오르는 데 그쳤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시세반영률을 80%까지 올리면 보유세는 180만 원에서 약 270만 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산정 기준이 되므로 공시가격 인상은 곧 보유세 인상을 의미한다.
주택ㆍ토지 공시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선정, 생계유지곤란자 선정 등 61가지 행정 목적에 활용되기 때문에 인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시가격 인상은 모든 주택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주택 보유수에 상관없이 모두 세금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집값 잡기의 타깃을 다주택자에서 주택 보유자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의 아파트들 위주로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것"이라며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80% 이상에서 최대 9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법령의 개정도 추진된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를 최대 30% 감면하는 등 중산층 실수요자의 부동산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지방세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보유세 3법의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현미 장관의 발언 이후 보유세 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공시가격 산정 방법이 투명하게 공개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한다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부동산 관련 세제 논란 해결의 첫 단추는 공정과세의 근간이 되는 공시가격 투명화"라며 "실수요자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세 부담을 경감시키는 동시에,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세율과 과세구간을 정비해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기조로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 이주비 대출이 까다로워진 가운데 업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주 52시간 시행,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건설업계에서 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관련 정책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미치는 여파를 좀 더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이주 지연 및 금융비ㆍ사업비 `증가`
업계 "조합비용 보전을 위한 보완책 마련 필요"
이주비 대출은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구역의 철거가 시작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이다.
과거에는 조합을 통한 집단대출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강남권 재건축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사업비 규모를 줄이려는 조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개인이 담보대출 형태로 빌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주비 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 60%(기본 이주비 30%, 추가 이주비 30%)를 적용받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8ㆍ2 대책 이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대출 한도가 40%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 4구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이라도 받았다면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 대출한 이주비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주거나 이주를 할 계획이었던 조합원들은 현 상황을 난감해 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시행자로 나선 관악구 강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최근 이주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안으로 이주를 마칠 계획이지만 LTV 40%를 초과 대출한 조합원들이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조합은 조합원별로 이주비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 매출채권 유동화를 모색했으나 해당 채권은 사업비 보증약정 및 매매계약 조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양도하도록 돼있어 이마저 무산됐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조합원 대부분이 강남 입성을 위해 대출을 왕창 끼고 들어온 서민들로 세입자와의 계약기간이 곧 끝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현재의 대출 한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경제적 여력이 없는 노인 분들의 경우 이주비 대출이 줄면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든데 정부의 일률적인 정책으로 투기와는 상관없이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ㆍ이주 지연ㆍ사업 속도 저하로 인한 사업비 증가 등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재건축 조합들은 재건축 부담금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데 이주비 대출까지 제한되면 장기적으로 사업이 지연돼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 자명하다. 조합원 이주→철거→분양 일정 공고ㆍ착공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의 일정 상 이주가 막히면 철거와 착공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전체가 지연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사업비는 물론 각종 비용의 증가가 당연해진다.
특히 재건축사업은 시공자를 선정할 때 착공 기준일을 기준으로 확정공사비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실제 착공시기가 착공 기준일을 넘어가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공사비가 인상되며 이때 금리 인상 등 상황에 따라 금융비용 증가도 계산해야 한다. 해당 재건축 조합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조합은 물론 건설사들 역시 큰 손해를 입게 된다.
결국 이주비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뿐만 아니라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예정된 시기에 공급돼야 할 주택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전반의 주택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가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의 관계자는 "이주는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시기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주시기가 크게 늦어질 경우 한 달에 수억 원씩 조합이 막대한 금융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관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거부나 대출금액 감액,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정비사업장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주택사업자 뿐만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조합원과 실수요자까지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주 지연에 따른 조합비용 보전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의 조정 때문에 조합이 사업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하는 등 조합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인건비 상승 부담"
삶의 질 향상 필요하지만… 분야 특성 고려해 맞춤식 대책 강구해야
여기에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도 역시 건설업계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는 현행 주당 최대 68시간 근무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건설업은 특성상 우기ㆍ혹서기ㆍ혹한기 등 계절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특정기간 안에 공사를 마쳐야하기 때문에 집중 근무가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특성에 대한 예외 없이 무조건 주52시간을 지키라고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건설현장은 대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함께 근무한다. 대부분의 원청업체는 300인 이상 사업체로 주 52시간 근무제 대상이 되는 반면 규모가 작은 하청업체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사업자간 근무시간이 차이로 업무지시 등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한 협력 업체 관계자는 "인력 추가 고용 및 공사기간 증가 등으로 상당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현장의 경우 어느 정도 이해를 구할 수 있다곤 하지만 계약을 어기면 패널티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현장 노동자들은 현재 시간 단위로 소득을 계산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소득도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공공부분은 정부가 해당 비용을 보전해주겠다며 준비에 착수했지만 민간부문에선 아직 논의가 없다.
건설시장은 공공부분이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민간부문으로 대부분의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이드라인에 재량근로ㆍ탄력근로시간제ㆍ선택적근로시간제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만큼 사용자에 대한 지휘ㆍ감독 여부 등 원칙적 기준 이외의 나머지 핵심 쟁점의 경우 모두 `노사 합의`로 떠넘기고 정부는 뒤로 숨는 주먹구구식 행정이며 책임 회피성 지침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건설사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불과 20일 앞두고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린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건설현장에 곧장 적용하기에 3주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함으로써 근로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이자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노동시간에 대한 문제는 업종별로 다양한 이해방식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업종별 구체적인 사례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 초래될 문제가 상당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어 정부의 세심한 대책 강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 사회 자체가 여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과도한 업무량과 근무시간을 갖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시간에 쫓기듯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점진적이면서도 면밀한 맞춤식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1주택자도 세금 부담 ↑
`주택시장 개편 vs 조세저항 야기`… 엇갈린 평가
이 같은 상황 속에 정부가 올해 집값 상승분과 시세급등 지역을 내년 공시 가격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의 세금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올해 10월부터 시작하는 공시가격 조사에 올해 집값 상승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장관은 "공시지가 문제에 대해 지역ㆍ가격ㆍ유형별로 불균형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공시지가 산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안정적인 주택시장의 관리를 위해 과열지역에 대한 안정화 대책을 지속하고 위축지역에서는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른 맞춤형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동산 세제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두고 시세보다 낮아 공평과세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서울 주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폭은 시세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2016년 말 8억5000만 원에서 최근 13억9000만 원으로 약 64% 상승한 반면, 공시가격은 6억2400만 원에서 6억8800만 원으로 10% 오르는 데 그쳤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시세반영률을 80%까지 올리면 보유세는 180만 원에서 약 270만 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산정 기준이 되므로 공시가격 인상은 곧 보유세 인상을 의미한다.
주택ㆍ토지 공시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선정, 생계유지곤란자 선정 등 61가지 행정 목적에 활용되기 때문에 인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시가격 인상은 모든 주택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주택 보유수에 상관없이 모두 세금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집값 잡기의 타깃을 다주택자에서 주택 보유자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의 아파트들 위주로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것"이라며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80% 이상에서 최대 9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법령의 개정도 추진된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를 최대 30% 감면하는 등 중산층 실수요자의 부동산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지방세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보유세 3법의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현미 장관의 발언 이후 보유세 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공시가격 산정 방법이 투명하게 공개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한다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부동산 관련 세제 논란 해결의 첫 단추는 공정과세의 근간이 되는 공시가격 투명화"라며 "실수요자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세 부담을 경감시키는 동시에,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세율과 과세구간을 정비해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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