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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로주택정비사업, 규제를 푸는 게 전부는 아니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돼야
repoter : 김소연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8-09-07 18:35:47 · 공유일 : 2018-09-07 20:01:56


[아유경제=김소연 기자] 정부가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당 사업에 활력이 더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재건축사업의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구체적인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5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실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의원은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지난 6월 말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의원 입법이지만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마련돼 사실상 정부 입법과 다를바 없다. 이 개정안에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중심으로 담겼다.

이 개정안에는 현재 임대주택 공급 면적에 비례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인데, 개정안은 임대 면적에 더해 세대수 기준을 추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용적률 혜택을 더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전체 연면적의 20% 이상 공적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채울 수 있으나 이 개정안에는 연면적뿐만 아니라 세대수의 20% 이상 범위에서 임대를 공급해도 용적률을 상한까지 부여한다.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용적률 상한이 250%로 규정됐다.

지금까지는 용적률 혜택에 비례해 임대주택을 지어야 해 사업자가 용적률을 상한까지 챙기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세대수 기준이 들어가면서 사업자는 임대주택의 면적을 조정함으로써 용적률 혜택을 더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택정비사업 대상에 연립주택까지 확대된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현재 단독주택과 다세대만 가능하고 연립은 제외돼 있다.

다세대와 연립은 똑같이 4층 이하의 공동주택이지만 다세대는 동당 연면적이 660㎡ 이하이고 연립은 660㎡를 초과하는 주택이다. 연립은 주택 면적이 커 소규모 재건축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율주택정비사업에 적절치 않다는 판단으로 제외됐었다.

자율주택정비사업 대상 지역에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된 농어촌 및 준농어촌 지역도 추가된다. 또한 빈집 등이 많은 쇠퇴한 도심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빈집 밀집구역'을 지정함으로써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빈집 밀집구역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건축기준을 완화하는 내용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은 빈집정비계획에 따라 빈집을 매입할 수 있게 하고, 빈집 밀집구역 내 빈집을 우선 매입하게 하는 근거도 마련됐다.

하지만 이처럼 정부가 잇따라 지원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지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는 그 배경에 대해 사업성 부족과 미비한 규정이 문제라고 짚어내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전국에서 시행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총 41개 구역이다. 추진 단계별로는 조합설립인가 35곳, 사업시행인가 5곳, 준공이 1곳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가 26개 구역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 활성화를 위한 융자ㆍ행정ㆍ시공보증 지원과 함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미분양주택 매입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이 서울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제력이 부족한 주민들 스스로 사업계획안 작성부터 사업비 확보, 이주 대책까지 마련해야 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특성도 되레 단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소규모 공사여서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는 그동안 제도 개선책을 내놨다. 2014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을 통해 소유자 동의율을 9/10 이상에서 8/10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2015년엔 층수를 종전 7층 이하로 하되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선 15층 이하 범위에서 시ㆍ도 조례에 따라 산정하는 특례를 신설했다. 하지만 그래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좀처럼 활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도시정비법이 대규모 사업 위주의 내용이 담겨있어 가로주택정비사업 같은 소규모사업에는 적용되는 사항이 없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아 주민합의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양ㆍ취득세 규정도 없어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만을 시키기보다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기준을 신설해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짚어줘야 할 것이란 설명도 이어진다. 최근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겨냥한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순 규제 완화가 아닌 정확한 지침을 마련해 활성화를 이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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