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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되레 ‘쏠림 현상’ 부추긴다
repoter : 김소연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8-10-05 18:41:33 · 공유일 : 2018-10-05 20:02:09


[아유경제=김소연 기자] 정부가 집값이 오르는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되레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9월) 9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 1경3817조5000억 원 중 부동산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은 1경3551조5000억 원이다. 비금융자산은 국민순자산(5.7%) 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율(6.4%)을 보였다. 비금융자산 중 토지자산(7438조8000억 원)이 6.6% 증가했다. 토지자산이 전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9%에 달했다.

가구당 토지, 건물 등 비금융자산 비중 역시 75%에 달했다. 가계자산의 부동산 쏠림은 주요 선진국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별로 프랑스(68.5%), 독일(67.4%), 일본(43.3%), 미국(34.8%) 등보다 높았다. 국민 대부분이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가계자산의 상당 부분을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역대 정부와 현 정부의 각종 정책에도 부동산이 수익을 위한 투기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불로소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자산 총액은 전년 대비 410조 원(6.2%) 늘어난 6981조 원으로 집계됐다. 4년 동안만 무려 1254조 원이 불어났다. GDP 대비 토지자산 규모는 4.26배로 2013년(4.13배), 2014년(4.18배), 2015년(4.20배)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4~2.8배인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높다.

투기적 수요를 중심으로 형성된 부동산 중심의 자산구조와 고용 양극화 등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근로소득 상위 0.1%와 하위 10%의 불로소득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상위 0.1%는 대표적 불로소득으로 분류되는 이자ㆍ배당ㆍ부동산 임대소득의 집중도가 매우 높았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소득 1000분위 자료에 따르면 상위 0.1%인 5만2083명의 이자소득 총액은 2조5078억 원이다. 전체의 17.79%다.

이 가운데 이자ㆍ배당ㆍ부동산임대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은 상위 0.1%가 1인당 25억8900만 원이다. 반면 하위 10%는 1인당 평균 193만 원으로, 월 17만 원에 불과해 소득격차가 훨씬 컸다.

부동산 임대로 얻는 소득의 쏠림 경향도 강해졌다. 부동산 임대소득자 상위 10%가 전체 임대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국세청의 `2014~2016 귀속연도 부동산임대소득백분위` 자료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6년 전체 부동산임대 소득은 17조8357억 원이다. 이 중 상위 10%인 9만여 명이 절반가량인 9조 원 넘는 소득을 올렸다.

상위권으로 갈수록 쏠림은 더 심각했는데, 상위 1%가 전체 임대소득의 18%인 3조2062억 원을 차지했다.

양극화를 보여주는 지표들 역시 악화 추세다.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은 2014년 31.1배에서 2016년 33.1배로 확대됐다. 10분위 배율(상위 10% 소득을 하위 10% 소득으로 나눈 값) 역시 2014년 84.5배에서 2016년 93.6배로 크게 벌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9ㆍ13 주택시장 안정 방안`을 통해 분양권ㆍ입주권 소유자를 무주택자에서 제외하는 등 무주택자들의 청약 당첨 확률을 높였다. 또 세금ㆍ대출 규제로 초고가ㆍ다주택자를 옥죄고 무주택자인 경우에는 실거주 목적이면 대출 규제가 크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시장이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신규 주택시장에는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9ㆍ13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8일 1순위 청약이 이뤄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KCC스위첸`은 81가구 모집에 2648명이 지원하며 평균 청약경쟁률 32.7대 1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만안구 청약경쟁률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라온건설이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선보인 `진천역 라온프라이빗 센텀`도 대책 발표 이후 1순위 청약 접수결과, 372가구 모집에 4만1213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11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용면적 84A㎡는 최고 경쟁률인 257.8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청약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요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에게 기존 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보다 입지가 좋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또 청약으로 눈길이 끌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예금ㆍ부금, 청약저축) 가입자 수는 총 2406만3705명으로 2016년 1월 처음 2000만 명을 돌파한 후 2년 7개월 만에 약 400만 명이 새로 청약통장에 가입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부동산 쏠림 현상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열악한 부동산시장에 효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규제만 내놓기 보다는 지원책도 내놓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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