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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등장하는 ‘새 부동산 신탁사’ 그 주인공은?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8-12-07 17:25:30 · 공유일 : 2018-12-07 20:02:17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금융당국이 10년 만에 부동산 신탁사 인가를 내주기로 해 인가를 받는 회사가 어느 곳으로 선정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부동산 신탁사 신규 설립 인허가에 도전장을 내민 회사들을 토대로 최종 선정될 3개 사 등에 대해 전망해봤다.


중소 금융투자사에게 `유리`?… 형평성 차원에서 기회 줄 가능성↑

부동산 신탁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관리, 개발, 처분하고 이익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사업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 신탁 수탁고는 233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저금리ㆍ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 신탁사는 총 11곳으로, 정부는 1~3개의 신규 사업자를 승인할 계획이다. 2009년 무궁화신탁 이후 신규 인가를 막았으니, 무려 10년 만에 빗장을 푼 셈이다.

지난달(11월)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부동산 신탁사 인가 접수에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신청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맞손을 잡고 부동산신탁업에 노크했다. 키움증권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마스턴자산운용ㆍ이스턴투자운용과 연합해 출사표를 던졌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캐피탈도 명단에 올랐다.

이어서 지난 3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 따르면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금융투자사(지주사ㆍ컨소시엄 포함) 12곳 가운데 자기자본 1조 원 이상인 대형사는 NH농협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2곳뿐이다. NH농협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각각 21조9000억 원, 4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부동산 금융에 강점을 보여온 증권사는 대부분 빠져 이목이 집중된다. 같은 시기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945억 원)이다. 이어 미래에셋대우(561억 원)와 하나금융투자(508억 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채무보증 수수료 가운데 상당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가에 제약이 많이 붙어 대형사에서 참여를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년 동안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가 제한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혀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에서는 금융지주에 속한 대형사 4곳이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관리형 토지신탁시장은 중ㆍ소형사 위주로 운영돼왔다. 다만 수익성이 높지는 않다. 올해 6월 말 기준 차입형과 관리형 토지신탁의 전체 수탁액은 각각 7조7000억 원, 5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은 차입형이 2206억 원, 관리형이 839억 원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점도 신탁 업계에는 악재다. 금융위는 얼마 전 `부동산 신탁업 경쟁도 평가보고서`에서 주택부문 건설 인허가 실적은 2015년 이후 하향세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이 집중돼 있는 지방에서 미분양주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중ㆍ소형 증권사에게는 매력적인 새로운 사업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형평성 차원에서 중ㆍ소형사에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차입형 토지 신탁은 부동산 자산운용 업무와 비슷해 그간 사업 경험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게다가 부동산 관련 업무를 꾸준히 해왔다면 당국이 제시하는 인력 요건도 맞추기 어렵지 않다. 부동산운용전문인력(5명)을 제외한 위험관리ㆍ내부통제ㆍ전산전문인력은 각각 1명씩만 필요하다.

컨소시엄 참여 `예상`… 현대해상ㆍ우리은행 등 참여

이밖에도 다양한 파트너들을 고루 참여시켜 컨소시엄 형태로 신탁 업계 진출에 돌입한 곳들도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5일 금융 및 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도하는 한투부동산 신탁 컨소시엄에 7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소액주주는 부동산중개업체 1곳과 우리은행, 현대해상, SH공사 등으로 파악됐다.

한투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의 출자금 규모는 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컨소시엄 소액주주로 참여한 기업들은 대부분 10% 미만의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한투부동산신탁 컨소시엄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특히 유명 O2O(온ㆍ오프라인 연계)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가 눈길을 끈다. O2O 부동산 중개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통해 부동산 입지, 가격, 매물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개시스템이다.

우리은행과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의 지분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 우리은행은 부동산 신탁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금융업계에선 우리은행이 신규 사업인가 신청이나, 중소 신탁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신탁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금융지주와의 지분관계가 등을 고려해 지분 참여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도 10% 미만 지분 참여 형태로 컨소시엄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1월 말 금융당국에 부동산 신탁 예비 인가 신청서를 낸 곳은 총 12개사다. 신청서를 낸 곳은 신영증권ㆍ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부국증권, 마스턴투자운용ㆍ이지스자산운용ㆍ키움증권ㆍ현대차증권, 대신증권, NH농협금융지주ㆍ농협네트웍스 등이다.



부동산 신탁 업계 1ㆍ2위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내년에는 `글쎄`

이처럼 새 신탁사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부동산 신탁 업계 점유율 1ㆍ2위를 다투고 있는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실적 증가세가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작용한다.

정부가 연내 부동산 신탁사를 신규 인가할 예정이지만 자본력을 갖춘 신규 업체들이 나온다고 해도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의 사업영역을 침범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이들 신규 업체들의 등장으로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이 중ㆍ장기적으로 인력 유출을 겪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본격적인 부동산 신탁사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 이들 리딩 부동산 신탁사의 실적이 계속 좋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계자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5일 유관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이 올해 4분기까지 영업수익(수수료ㆍ이자ㆍ기타 수익 합계),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오는 4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7.82%, 3.2%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4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65%, 4.0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수는 그동안 이들 두 회사로선 비경쟁 상태나 다름없던 시장이 자칫 경쟁 과열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달 부동산 신탁업을 최대 3곳에 신규 인가해주기로 했다. 2009년 이후로 10여 년 만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인가를 받는 신탁사가 생겨도 두 회사의 주력 분야인 차입형시장에 진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를 비롯한 우려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탁사들은 신탁계정 대지급금(대여금)을 매분기마다 평가한다. 평가 시점에서 해당 사업장 분양률이 예상에 못 미친다면 재무제표에 평가 손실이 반영된다.

한국토지신탁은 작년 3분기부터 분기 평균 330억 원의 창비형 신탁수주 실적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 준공 현장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대출평가 및 처분손실이 발생하고 있지 않아 위험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자산신탁은 수수료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다른 신탁사와의 차별성을 유지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 기준 총 12개 프로젝트에서 1537억 원 이상 신탁보수를 수주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들 회사 실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신탁사가 생기면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이 인력 유출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토지신탁의 내년 1분기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12.9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자산신탁은 같은 기간 영업수익 5.8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질지 작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추가 경쟁사가 진입하면 신생 회사가 기존 신탁사 인력을 빼가는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두 신탁사에서 본부 단위, 팀 단위로 이직이 발생한다면 이들 회사는 그에 따른 매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규 인가 절차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 3개 사 윤곽에 `눈길`

한편, 금융당국은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예비인가ㆍ본인가 회사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인가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리스크관리ㆍITㆍ신탁업 등 분야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돼 금융감독원 내부에 별도로 설치된다.

심사 기준은 ▲자기자본 ▲인력ㆍ물적설비 ▲사업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 ▲대주주 적합성 5개 항목이다. 당국은 특히 부동산 신탁업의 특성을 감안해 사업계획, 대주주 적합성에 중점을 두고 심사할 계획이다. 1000점 만점에 사업계획이 400점이며, 대주주 적합성은 200점 배점이다.

사업계획 부분의 경우 ▲사업영역의 확장성 ▲사업방식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고용창출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신규 인가 절차는 이르면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업계는 대형 금융사와 중형 금융사 각 1곳씩 인가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위는 이르면 내년 3월 예비인가를 내줄 3개 사의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규 사업자로 인가를 받더라도 향후 2년간에는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가 제한된다. 해당 기간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법령 위반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은 경우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일정 기간 동안 추가 제한받을 수 있다.

이처럼 새 신탁사 선정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새 신탁사로 어느 곳의 손을 들어줄지 결과 발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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