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달(11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찌감치 예측됐던 사안이다. 금융시장을 비롯해 재계에선 누적된 금융 불균형과 한미 간 기준금리차 확대에 따른 부작용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해왔다.
한은 역시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왔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4일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을 만나 `금융 불균형 누증`을 강조하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 불균형 누증은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 등을 의미한다.
가계부채는 어느덧 1500조 원을 돌파했다. 가파른 증가세는 꺾였지만 이미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 이에 정부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돈줄 죄기`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기준금리는 낮다며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책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았다"며 "한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또 다른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인상에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내에서도 인상 반대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 둔화, 건설ㆍ설비 투자 조정 등으로 경제가 올해보다 더 꺾일 수 있어 인상 반대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달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에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본격적인 오르막길을 타기 시작해 금리 상단이 연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는 각각 1.93%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15년 2월(2.03%) 이래 최고 수준이며, 잔액 기준으로도 2015년 10월(1.93%) 이후 가장 높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에서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일제히 상승한다.
지난 1년간 기준금리가 동결된 와중에도 코픽스는 오름세를 이어갔고,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코픽스가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금리 인상 땐 집값 오히려 올라
업계, 하락세 유지 `전망`… "큰 충격 없을 것"
일반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집값의 상당 부분을 대출을 통해 마련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역대 금리 인상 시기에 집값의 흐름은 통상적인 경제패턴과 반대로 흘러갔다. 과거 금리 인상 시기는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고 경기가 활기를 띠는 시기여서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은은 2005년 이후 두 시기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시기는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다. 2004년 11월 3.2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2005년 10월 3.5%로 0.25% 올렸고, 이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2008년 8월 5.25%까지 높였다.
두 번째 시기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간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는 2009년 2월 2%까지 내려갔다. 이후 경기상황이 안정되는 듯하자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 등을 이유로 2010년 7월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고, 이후 2011년 6월 3.25%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작되던 2005년 10월 이후 집값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05년 연간 3.78% 올랐던 전국 주택(아파트, 연립, 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2006년 11.58% 올랐고, 2007년과 2008년 각각 5.81%, 5.8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 이후 주택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수도권에선 2010년 연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1.83%)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2010년 7월~2011년 6월)에도 집값은 상승했다. 월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전국 집값은 2010년 9월(0.07%) 플러스로 돌아섰고, 2011년엔 연간 6.14% 오르며 상승 반전했다. 수도권도 2011년엔 오름세(0.79%)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비슷하지 않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과거처럼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는 차원이 아닌 미국과 격차가 커진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엔 과거와 많이 다르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금리 상승 압박이 작용한 것"이라며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심리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9ㆍ13 대책으로 돈줄이 묶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당분간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부동산114의 주간동향보고는 "주택시장 호황에 기댄 가계부채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이끌었던 만큼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한 주택시장의 급매물은 과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달 겨울 비수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만큼 정부의 대출 규제 압박이 지속되는 현재의 환경에서는 당분간 약세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당장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인 데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금리보다는 강력한 대출 규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기준금리가 또 올라간다면 저소득층이나 다중ㆍ고액 채무자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하우스푸어(대출로 집을 산 후 가난하게 사는 이들)`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ㆍ재건축이나 레버리지(대출)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시중금리와 비교우위를 통해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 감소 등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다만 토지면적이 많아 자본이득 기대가 높은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꼬마빌딩이나 사무용 빌딩은 상대적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9ㆍ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돌입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더해지면 한동안 매수세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인데다 단기간 내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당장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준금리 1.5%에서 1.75%로 0.25%p 인상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5% 진입 `눈앞`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달(11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찌감치 예측됐던 사안이다. 금융시장을 비롯해 재계에선 누적된 금융 불균형과 한미 간 기준금리차 확대에 따른 부작용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해왔다.
한은 역시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왔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4일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을 만나 `금융 불균형 누증`을 강조하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 불균형 누증은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 등을 의미한다.
가계부채는 어느덧 1500조 원을 돌파했다. 가파른 증가세는 꺾였지만 이미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 이에 정부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돈줄 죄기`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기준금리는 낮다며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책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았다"며 "한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또 다른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인상에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내에서도 인상 반대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 둔화, 건설ㆍ설비 투자 조정 등으로 경제가 올해보다 더 꺾일 수 있어 인상 반대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달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에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본격적인 오르막길을 타기 시작해 금리 상단이 연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는 각각 1.93%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15년 2월(2.03%) 이래 최고 수준이며, 잔액 기준으로도 2015년 10월(1.93%) 이후 가장 높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에서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일제히 상승한다.
지난 1년간 기준금리가 동결된 와중에도 코픽스는 오름세를 이어갔고,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코픽스가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금리 인상 땐 집값 오히려 올라
업계, 하락세 유지 `전망`… "큰 충격 없을 것"
일반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집값의 상당 부분을 대출을 통해 마련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역대 금리 인상 시기에 집값의 흐름은 통상적인 경제패턴과 반대로 흘러갔다. 과거 금리 인상 시기는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고 경기가 활기를 띠는 시기여서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은은 2005년 이후 두 시기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시기는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다. 2004년 11월 3.2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2005년 10월 3.5%로 0.25% 올렸고, 이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2008년 8월 5.25%까지 높였다.
두 번째 시기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간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는 2009년 2월 2%까지 내려갔다. 이후 경기상황이 안정되는 듯하자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 등을 이유로 2010년 7월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고, 이후 2011년 6월 3.25%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작되던 2005년 10월 이후 집값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05년 연간 3.78% 올랐던 전국 주택(아파트, 연립, 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2006년 11.58% 올랐고, 2007년과 2008년 각각 5.81%, 5.8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 이후 주택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수도권에선 2010년 연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1.83%)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2010년 7월~2011년 6월)에도 집값은 상승했다. 월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전국 집값은 2010년 9월(0.07%) 플러스로 돌아섰고, 2011년엔 연간 6.14% 오르며 상승 반전했다. 수도권도 2011년엔 오름세(0.79%)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비슷하지 않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과거처럼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는 차원이 아닌 미국과 격차가 커진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엔 과거와 많이 다르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금리 상승 압박이 작용한 것"이라며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심리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9ㆍ13 대책으로 돈줄이 묶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당분간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부동산114의 주간동향보고는 "주택시장 호황에 기댄 가계부채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이끌었던 만큼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한 주택시장의 급매물은 과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달 겨울 비수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만큼 정부의 대출 규제 압박이 지속되는 현재의 환경에서는 당분간 약세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당장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인 데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금리보다는 강력한 대출 규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기준금리가 또 올라간다면 저소득층이나 다중ㆍ고액 채무자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하우스푸어(대출로 집을 산 후 가난하게 사는 이들)`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ㆍ재건축이나 레버리지(대출)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시중금리와 비교우위를 통해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 감소 등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다만 토지면적이 많아 자본이득 기대가 높은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꼬마빌딩이나 사무용 빌딩은 상대적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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