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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사고, 4년 전과 ‘판박이’… 달라진 건 없었다
repoter : 김필중 기자 ( kpj11@naver.com ) 등록일 : 2018-12-14 18:19:20 · 공유일 : 2018-12-14 20:02:00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최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24세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는 전날인 10일 오후 6시에 출근해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던 오후 10시 이후부터 연락이 두절됐고, 몇 시간 뒤 벨트에 감긴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김 씨는 지난 9월 입사해 경력이 채 3개월도 안 된 새내기였다. 원래 2인 1조 근무 규정이 있었으나 그는 어둠속에서 홀로 작업해야 했다.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 왔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사고 발생 열흘 전 현장 대기실에서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쓴 사진을 찍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행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직접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호소하려던 김 씨의 뜻은 영영 이룰 수 없는 꿈이 됐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김 씨 사고와 유사한 사례가 4년 전 다른 화력발전소에서도 있었다. 2014년 11월 충남 보령화력발전소에서도 하청업체 직원 31세 박 모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혼자 야간근무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점에서 날짜와 장소만 다를 뿐 상황이 너무도 똑같다.

4년 전 거의 똑같은 사고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참변이 발생했는데도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무체계 및 작업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보령화력발전소의 해당 설비 주변에 펜스가 설치됐을 뿐이다.

아울러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 모 군(19)이 숨진 사고와도 판박이다. 당시 입사 7개월밖에 안 된 김 군은 2인 1조 근무 매뉴얼과 달리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변을 당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시의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졸업반 이민호 군이 홀로 근무를 하다 제품 적재기에 끼여 숨졌다.

그러나 과거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도 반짝 관심은 있었지만 근본적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여러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없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위험한 안전 관련 업무만이라도 원청업체가 책임지고 수행하도록 하는 의식 개혁 및 그에 따른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불평등 관계 및 하청 노동자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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