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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ㆍ재건축 ‘보류지 입찰’ 불발되면 조합장이 가져간다?
도시정비업계, 시세차익 노린 깜깜이 매각 논란
repoter : 김민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9-01-18 18:49:34 · 공유일 : 2019-01-18 20:02:04


[아유경제=김민 기자] 재개발ㆍ재건축시장을 겨냥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로또로 통하는 `보류지 아파트`를 일부 조합의 집행부에서 개인적으로 매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도시정비사업의 숨겨진 로또 `보류지 입찰`

최근 SBSCNBC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재개발사업을 추진한 A조합에서 보류지 물량을 조합장 등 특정인들이 사려고 했다가 조합원들에게 적발됐다.

2017년 입주를 시작한 해당 조합의 아파트는 지금까지 보류지로 설정된 아파트가 2채 존재했고, 시세차익을 노린 조합장과 이사 등이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적으로 매입을 추진했다는 게 이곳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조합원들은 서울시와 서대문구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매입은 없던 일이 됐지만 해당 아파트는 아직 공개 매각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보류지란 일반적으로 재개발ㆍ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에서 분양 이외에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마련해둔 여분 물량을 일컫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보류지로는 공동주택 이외에도 판매시설ㆍ업무시설 등도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조합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해당 분에 대한 매각을 진행한다.

준공 기간 내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생기는 물량 ▲계약을 포기한 조합원의 매물 ▲조합원의 개인사정으로 인한 입주권 경매 매물 등도 보류지 대상이다. 이는 조합이 반드시 지켜야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전체 가수 수의 1% 정도의 비율을 보류지로 책정하며 보통 일반분양 물량에서 10~20가구 정도 나온다.

보류지의 가장 큰 매력은 투자자 입장에서 꽤나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성동구 행당6구역(`서울숲리버뷰자이`) 재개발 조합의 경우 총 3가구를 보류지로 내놨는데 입찰 최저가는 전용면적 59㎡(8층) 9억 원, 84㎡(18층) 11억 원, 108㎡(20층) 16억 원이었다. 이들 보류지의 낙찰가는 각각 9억6260만 원, 12억 원, 16억5490만 원.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59㎡ 10억5000만~11억5000만 원, 84㎡ 12억5000만~14억 원, 108㎡ 16억5000만~18억 원에 형성돼 있어 낙찰자는 1억~2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성동구 금호15구역(`e편한세상금호`) 재개발 조합도 전용면적 84㎡ 1가구에 대한 보류지 입찰을 진행했는데 당시 입찰 최저가는 7억500만 원으로 9억1200만 원에 낙찰됐다. 2억 원이나 높은 가격에 입찰됐지만 현재 시세는 11억8000만~12억8000만 원으로 책정돼 낙찰가 대비 2억에서 많게는 3억 원 높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사업지마다 다르지만 보통 완공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은 신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보류지 입찰공고를 낸다. 기본적으로 보류지 물량이 많지 않고 조합이 주도적으로 매각 결정권에 관여한다. 이런 연유로 그동안 매각 절차가 크게 노출되지 않았다. 요즘에는 공개적으로 입찰을 진행하는 조합도 늘고 있다.

조합이 설정한 `보류지` 아파트 누구에게 돌아가나

그런데 문제는 조합이 이를 공개입찰로 매각한 뒤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도록 돼있지만, 앞서 A조합처럼 보류지 아파트를 둘러싼 깜깜이 처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의 B조합에서도 2016년 재개발사업 종료 이후 공개 매각해야 하는 보류지 아파트 6채를 조합장이 지인들에게 조합원 분양가로 특혜 공급했다. 이 집을 산 사람들은 1인당 8000만 원씩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약 4억8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조합장 등은 업무상 배임혐의를 받아 지난해 10월 경찰에 입건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까지 사업을 완료한 일부 조합에서는 조합장 등이 그동안 고생했다는 데 따른 보상심리가 존재했고 `알아서 하겠지` 등으로 거래가 묵인됐기도 하다"면서 "관행처럼 여겨졌던 임의 매각 등이 결국 사법부에 비리ㆍ배임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적폐로 지적돼 정당한 방법을 통해 매각이 이뤄지는지 유의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현행 입찰 방식은 부동산 경매 방식과 똑같으며 ▲참가신청서 ▲입찰서 ▲입찰보증금(통상 5000만 원) 입금증빙서류 ▲입찰도장 ▲인감증명서 ▲신분증 등을 구비해 지정된 입찰 장소에서 제출하면 된다. 이후 조합은 입찰을 마감하고 공고한 시간에 공개 개찰을 통해 낙찰자를 발표한다. 여기서 낙찰된 자는 지정된 날짜 안에 보증금을 제외한 계약금(낙찰가의 10%)를 지불하고 1개월 뒤 중도금 30%, 입주지정 기간 안에 나머지 잔금을 치르면 된다.

보류지 아파트는 조합의 재산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내야 전체 조합원들에게 이익이다. 조합장 본인 및 지인에게 싸게 공급하는 깜깜이 입찰 방식 등을 차단해야 조합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제도ㆍ관련 법령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올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보류지 물량이 2000여 가구로 추산돼 규모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 관련 조례의 경우 보류지 처분 규칙을 `일반분양해야 한다`고 명시한 반면, 도시정비법에는 `일반분양할 수 있다`고 표현했기 때문에 혼동의 가능성이 높아 법 또한 `일반분양해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즉, 공정한 입찰을 위해 각 지자체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한다든지 상위 법령인 도시정비법에 보류지를 처분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도시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사실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인기도 높고 보류지 물건들이 대체로 시세대로 매각되고 있지만, 일부 재개발 물량은 시세차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사전에 부정을 방지할 규정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정부의 무주택자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도록 일반분양분 전환 방식 등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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