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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 관심 못 얻는 ‘착한 결제’
repoter : 김필중 기자 ( kpj11@naver.com ) 등록일 : 2019-03-08 18:48:32 · 공유일 : 2019-03-08 20:01:51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서울시는 지난해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로페이`를 출시했다.

연매출 8억 원 이하 사업자에게 수수료 0%를 적용해주는 결제 수단으로 작년 12월 20일 시범서비스가 시작됐다. 지난 1월 28일부터는 전국을 대상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소상공인 점포가 밀집한 시범상가 109곳에서 확대ㆍ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제로페이는 시행 초기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제로페이 결제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중 결제 건수는 8633건, 결제금액은 1억9949만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제로페이 시범서비스가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 실적이 사실상 첫 달 실적이다. 서울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공개를 거부했지만, 금감원을 통해 수치가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십억 원의 예산을 써가며 상인들을 위한 장비를 마련해주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제로페이 사용 금액은 1월 신용ㆍ체크카드 결제액의 0.0003%에 그쳤다. 그나마도 자체 페이를 연동시킨 케이뱅크에서 발생한 결제금액이 4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내 물건 사면서 골목상권 살리는 착한 결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로페이를 홍보했지만, 정작 사용자 편의는 뒷전으로 미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로페이는 스마트폰 앱에서 QR코드를 이용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을 바로 보내는 방식이다. 카드는 꺼내서 긁기만 하면 되지만 이 방식은 스마트폰을 켜서 앱을 열고 QR코드를 찍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 카드보다 훨씬 과정이 번거롭다. `제로페이 전도사`인 박원순 시장도 처음 제로페이를 시연했을 때 결제까지 20초 이상이 걸렸을 정도다.

또 소득공제 혜택(사용액의 40%)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제로페이로 소득의 25%를 초과해서 써야 하는 문턱이 있고, 대형마트ㆍ백화점 등에서의 소득공제율은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체감 효과는 낮다.

결제는 개개인의 습관인 만큼 쉽게 변하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인 제로페이가 `실적 제로`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제로페이=착한 결제`를 강조할 게 아니라 합리적인 유인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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