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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시 고개 드는 ‘리디노미네이션’
repoter : 김필중 기자 ( kpj11@naver.com ) 등록일 : 2019-04-19 18:44:59 · 공유일 : 2019-04-19 20:02:32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최근 1000원을 10원 또는 1원으로 하는 등 화폐의 액면 가치를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얘기가 10여년 만에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통화정책방향 설명회 자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달(3월) 국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질문에 대한 원론적 차원의 답변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가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입장에서 지금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를 계기로 리디노미네이션은 이슈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리디노미네이션을 공론화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오는 5월 관련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단위를 바꾸는 것이다. 현재 1000원 단위를 10원 또는 1원으로 낮추는 식이다. 화폐단위의 변경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2003년 1월 박승 당시 한국은행 총재가 노무현 정부 인수위원회에 10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화폐제도 선진화 방안`을 보고했으나 물가 상승 우려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주장하는 쪽은 우리 화폐의 표기단위가 너무 높아 계산과 거래, 표기 등의 불편을 초래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달러당 환율이 원화만 네 자릿수라 국격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든다. 경제의 규모가 확대된 것과 소득 증가 및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화폐단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내수 경기 부양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긍정적 효과도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위상에 걸맞은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부작용이다. 물가 인상을 촉발하고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새로운 화폐 제조 및 교환, 금융기관 컴퓨터시스템 변경 등에 따른 수조~수십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지만 실질적 경제적 편익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안 그래도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섣부른 리디노미네이션 단행은 사회에 큰 충격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논의는 바람직하나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로 돌아선 뒤에 경제적 편익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거쳐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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