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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종호텔 장기 투쟁 9년+25일째… 관심과 연대 필요한 시점
repoter : 장성경 기자 ( bible890@naver.com ) 등록일 : 2019-06-21 18:27:24 · 공유일 : 2019-06-21 20:02:11


[아유경제=장성경 기자] 수많은 인파가 지나다니는 명동 한복판, 세종호텔 앞에는 파란색의 협소한 천막 하나가 처져있다. 세종호텔을 상대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노조의 천막농성장이다.

이달 17일 오후 세종호텔 천막농성장 앞에서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 승리 기도회가 진행됐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감리교청년정국연합회, 협성대참여신학회예수걸음 등은 파인텍과 콜텍투쟁 승리 기도회에 이어 세종호텔 농성장을 찾았다.

서울 세종호텔 노조는 장기투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지난달(5월) 22일부터 호텔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측에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시작한지 9년 더하기 25일째다(6월 21일 기준).

사측과 노조의 긴 싸움은 2011년 임신한 노조간부를 프런트에서 식당 서빙 업무로 강제 전보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측은 신설 부서를 만들고 노조조합원들을 표적으로 부당 전보시켰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단체협약을 폐지하고, 성과에 따라 회사 마음대로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는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노조탄압에 나섰다. 당시 연봉삭감과 강제 전보로 회사를 떠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측은 빈자리를 외주 인력과 비정규직으로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이에 맞서 노조는 파업을 단행했다. 하지만 2016년 김상진 전 노조위원장은 사측에 의해 징계해고 당하기에 이른다. 노조는 부당함과 억울함을 법과 국가기관에 호소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현재 사측은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종호텔 측은 지난해 9월 대법원이 원고 상고를 기각한 판결로 `정당한 해고`라는 입장과 성과 연봉제ㆍ전보 발령 등에 모두 적법한 절차와 협의에 따랐으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사 이동 거부와 관련한 노조위원장의 해고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를 걸쳐 행정소송 1심, 서울고등법원 소 모두 정당하다고 판결이 났다고 덧붙였다.

세종호텔총력투쟁 승리를 위한 기도회는 이런 상황 가운데 열렸다. 선선한 날씨의 이날 기도회에는 5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은박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이들은 해고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이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다.

권주은 청년(감리교청년회천국연합회)은 "하나님, 1150여 일이 지나도 우리는 여전히 삶을 되찾기 위해 싸늘한 길거리에 서있습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 속에 인간됨을 상실한 채 타인의 일상마저 빼앗는 파렴치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빼앗긴 우리의 일상과 인간됨의 가치를 당신의 신실하신 사랑으로 일으켜주소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진광수 목사(고난함께)는 `선을 넘는 녀석들`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기존의 질서가 만들어놓은 선에 순종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한다. 예수는 과감하게 선에 도전하는 삶을 사셨다. 이들 세종호텔 투쟁 노조가 반드시 선을 넘는 승리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의 증언 시간에는 김상진 전 노조위원장이 나와 "대법원 판결 이후 농성투쟁을 진행 중이다. 그 과정 속에서 회사와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노조의 요구사항은 ▲해고자 원직복직 ▲강제전보 철회 ▲삭감당한 조합원들의 연봉 일부 보전 등 세 가지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보전 문제는 노조의 요구안에 근접하게 들어줄 수 있으나, 여전히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라고 교섭 상황을 설명했다.

KTX 승무원ㆍ쌍용자동차ㆍ파인텍ㆍ콜텍 등의 장기 투쟁이 마무리된 가운데, 세종호텔 투쟁만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대부분 장기 투쟁장의 사측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일축한다. 노동자가 파업하면 노동자를 탓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혐오하고, 사업장을 망하게 하는 `강성노조`로 몰아세우기 일쑤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가까이에서 사태를 살펴보면, 노동자들이 왜 이렇게 긴 세월동안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세종호텔 투쟁에 힘이 되기 위해 또 사측과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 위해 작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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