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정부가 재개발 구역의 시공자 선정 입찰 과정 개입에 이어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서울 도시정비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규제 기조가 강북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울 전반에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겨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검토에 재개발 확대설 `화두`… 업계 "적용 시 사업 지연 불가피"
최근 정부가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검토하면서 재개발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업계가 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10월 18일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 입찰을 긴급 공고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사업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의 필요성 및 개발이익환수 방안 등에 대한 검토` 내용을 포함했다.
현행 도시정비법에선 주거지역에서 진행하는 재개발사업은 개발부담금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에 재개발사업의 용도지역별(주거지역ㆍ상업지역 등) 면적 및 개발비용 현황이 포함된 것을 두고 향후 재개발 대상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업지시서에는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사업에 대한 개발이익 환수의 필요성 및 개발이익 환수 방안 검토와 개발부담금 관련 행정쟁송 사례 조사를 통한 법령 정비안 검토 등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개발부담금의 미수납액을 최소화하고 개발이익환수제도의 운영과정의 미비점을 보완 개선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의 시행이나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이 밖에 사회적ㆍ경제적 요인에 따라 평소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시행자나 토지 소유자가 가지는 토지 가액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개발이익을 국가가 일정 부분 세금으로 징수하는 것이 개발부담금이다. 정부는 같은 맥락에서 재건축사업으로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을 초과해 얻는 주택가액 증가분을 재건축초과이익으로 정의하고 여기에도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했다.
국토부가 발주한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재개발사업)의 현황, 제도 변천, 사업내용, 사업 관련 규제, 사업의 공공성, 사업의 수익성 등에 대한 조사와 분석도 포함됐다. 특히 재개발사업의 용도지역별(주거지역, 상업지역 등) 면적 현황과 인허가 서류 및 사업 설계서 등을 기준으로 개발비용을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발비용이 적절한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전문가 "재개발에 적용될 경우 파급력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재개발사업까지 확대되는 것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재건축에 시행 중인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낙후된 재개발 구역 주민은 다수가 자금이 부족해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청산절차를 밟거나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은 총 90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 3구에는 재개발사업이 없다. 서울 한강 이남에서는 관악구ㆍ구로구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으로 재개발은 강북지역에 집중됐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낙후된 강북은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적용될 경우 주거환경 개선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 기준 분양 성적이 좋아 새롭게 주목받는 자치구인 동작구(7개), 서대문구(6개), 성동구(6개), 양천구(6개), 영등포구(4개) 등은 주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해도 사업성이 뛰어나 수요가 충분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적용될 경우 사업이 중단되는 위험에 처할 구역도 많다.
아파트 재건축 수요가 많은 강남과 다르게 강북은 지역 주거환경 자체 개선이 시급해 강남만큼 주거환경을 개선해 도시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에도 도입해 규제가 심화될 경우 강북의 주거환경 개선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달(11월) 정부가 재개발 구역의 시공자 선정에 대한 투명성 강화를 위해 규제를 내놓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자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3곳을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기 때문이다.
다른 구역들은 이를 피해 입찰참여제안서를 수정해 재입찰에 나설 수 있지만 이미 납부한 입찰보증금 몰수 문제, 입찰참여제안서 수정에 따른 사업성 하락 등을 피할 수는 없어 일부 사업 주체들은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투명성 확보와 고분양가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나섰지만 도시정비사업 진행이 지연될 경우 아파트 공급 차질로 이어져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남3구역만 봐도 강북 최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으로 조합원 수가 3800여 명에 달해 조합과 일반분양분은 모두 5800여 가구로 주택 공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남 같은 고분양가 우려가 큰 지역은 정부의 규제가 강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지만 이 같은 고강도 규제가 재개발사업에도 적용될 경우 사업을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서울시 90개 재개발 구역 중 시공자가 선정된 곳은 54곳으로 나머지 초기 단계의 재개발사업은 추진 동력을 얻기가 어렵게 됐다.
강남 재건축에 적용되던 규제가 강북 재개발에도 적용될 경우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서울 전반으로 확대돼 더욱 심화되고 신축 아파트 가격도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에 대한 규제가 더욱 심해질수록 주거환경이 열악한 강북 재개발사업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개발사업의 지연은 서울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다른 신축 아파트들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꼬집었다.
국토부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개발 적용 아니다"
해명에도 시장은 여전히 `혼란`
앞서 살펴본 듯이 정부가 도시정비법 개정에 따라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검토를 추진해 재개발사업에도 확대한다는 관측이 이어지자 국토부가 이를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달(11월) 26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이번에 공고한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은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도시정비법상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니었던 재개발사업과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이었던 도시정비사업이 재개발사업으로 통합돼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을 명확히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을 재개발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토부의 해명에도 업계는 정부가 규제 기조를 이어나가 재개발ㆍ재건축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향후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지난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부활시켜 서울의 주요 재건축 추진 구역에 규제를 적용했다. 재건축이 주변 집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특정해 개발이익환수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업계는 주거지역 재개발에도 개발이익환수제도를 도입하려는 전 단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재 방법으로도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보다 강력한 방안들을 계속 강구해서 반드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와 함께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추가 대책을 꺼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당장 재개발사업에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언제든 다시 말을 바꿀 수 있어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규제로 예측 가능성 ↓… 업계 "규제 일정 부분 완화 통해 주택 공급 늘려야"
국토부의 해명에도 시장이 계속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정부가 잇따라 규제를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국토부가 발표한 재개발ㆍ재건축 관련 규제는 크게 4가지다. 구체적으로 2018년 1월 1일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다. 이와 같이 정부가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도시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트려 혼란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ㆍ재건축은 인허가 과정을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긴 기간이 필요하다"며 "긴 기간 동안 규제가 계속 추가될 경우 이에 맞춰 조합은 사업 계획을 변경하는 등의 과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합이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3월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해 구조 안전성 항목을 20%에서 50%로 올리자 강화 후 1년 10개월간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재건축은 서초 방배 삼호아파트 1곳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4~6년 후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이 단절될 수 있다는 업계의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강화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재개발ㆍ재건축은 신규 주택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규제를 일정 부분 풀어주고, 개발이익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재개발ㆍ재건축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불법 수주전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하지만 인허가 지연 등은 정부가 피해줘야 한다"며 "조합이나 건설사가 가져가는 과도한 이익을 세금이나 공공 기여를 통해 환수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후주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은 주거환경이 악화돼 도시 슬럼화만 양상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정부는 도시재생 차원에서 접근해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 특구를 운영하고 용적률을 최대 870%까지 허용하는 일본 도쿄 사례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만으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을 방지하고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개발ㆍ재건축을 적절하게 관리해 부족한 주택 공급을 늘려주는 정책이 요원한 가운데, 정부가 적절한 대안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정부가 재개발 구역의 시공자 선정 입찰 과정 개입에 이어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서울 도시정비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규제 기조가 강북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울 전반에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겨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검토에 재개발 확대설 `화두`… 업계 "적용 시 사업 지연 불가피"
최근 정부가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검토하면서 재개발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업계가 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10월 18일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 입찰을 긴급 공고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사업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의 필요성 및 개발이익환수 방안 등에 대한 검토` 내용을 포함했다.
현행 도시정비법에선 주거지역에서 진행하는 재개발사업은 개발부담금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에 재개발사업의 용도지역별(주거지역ㆍ상업지역 등) 면적 및 개발비용 현황이 포함된 것을 두고 향후 재개발 대상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업지시서에는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사업에 대한 개발이익 환수의 필요성 및 개발이익 환수 방안 검토와 개발부담금 관련 행정쟁송 사례 조사를 통한 법령 정비안 검토 등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개발부담금의 미수납액을 최소화하고 개발이익환수제도의 운영과정의 미비점을 보완 개선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의 시행이나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이 밖에 사회적ㆍ경제적 요인에 따라 평소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시행자나 토지 소유자가 가지는 토지 가액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개발이익을 국가가 일정 부분 세금으로 징수하는 것이 개발부담금이다. 정부는 같은 맥락에서 재건축사업으로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을 초과해 얻는 주택가액 증가분을 재건축초과이익으로 정의하고 여기에도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했다.
국토부가 발주한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재개발사업)의 현황, 제도 변천, 사업내용, 사업 관련 규제, 사업의 공공성, 사업의 수익성 등에 대한 조사와 분석도 포함됐다. 특히 재개발사업의 용도지역별(주거지역, 상업지역 등) 면적 현황과 인허가 서류 및 사업 설계서 등을 기준으로 개발비용을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발비용이 적절한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전문가 "재개발에 적용될 경우 파급력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재개발사업까지 확대되는 것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재건축에 시행 중인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낙후된 재개발 구역 주민은 다수가 자금이 부족해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청산절차를 밟거나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은 총 90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 3구에는 재개발사업이 없다. 서울 한강 이남에서는 관악구ㆍ구로구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으로 재개발은 강북지역에 집중됐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낙후된 강북은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적용될 경우 주거환경 개선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 기준 분양 성적이 좋아 새롭게 주목받는 자치구인 동작구(7개), 서대문구(6개), 성동구(6개), 양천구(6개), 영등포구(4개) 등은 주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해도 사업성이 뛰어나 수요가 충분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적용될 경우 사업이 중단되는 위험에 처할 구역도 많다.
아파트 재건축 수요가 많은 강남과 다르게 강북은 지역 주거환경 자체 개선이 시급해 강남만큼 주거환경을 개선해 도시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에도 도입해 규제가 심화될 경우 강북의 주거환경 개선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달(11월) 정부가 재개발 구역의 시공자 선정에 대한 투명성 강화를 위해 규제를 내놓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자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3곳을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기 때문이다.
다른 구역들은 이를 피해 입찰참여제안서를 수정해 재입찰에 나설 수 있지만 이미 납부한 입찰보증금 몰수 문제, 입찰참여제안서 수정에 따른 사업성 하락 등을 피할 수는 없어 일부 사업 주체들은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투명성 확보와 고분양가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나섰지만 도시정비사업 진행이 지연될 경우 아파트 공급 차질로 이어져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남3구역만 봐도 강북 최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으로 조합원 수가 3800여 명에 달해 조합과 일반분양분은 모두 5800여 가구로 주택 공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남 같은 고분양가 우려가 큰 지역은 정부의 규제가 강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지만 이 같은 고강도 규제가 재개발사업에도 적용될 경우 사업을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서울시 90개 재개발 구역 중 시공자가 선정된 곳은 54곳으로 나머지 초기 단계의 재개발사업은 추진 동력을 얻기가 어렵게 됐다.
강남 재건축에 적용되던 규제가 강북 재개발에도 적용될 경우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서울 전반으로 확대돼 더욱 심화되고 신축 아파트 가격도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에 대한 규제가 더욱 심해질수록 주거환경이 열악한 강북 재개발사업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개발사업의 지연은 서울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다른 신축 아파트들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꼬집었다.
국토부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개발 적용 아니다"
해명에도 시장은 여전히 `혼란`
앞서 살펴본 듯이 정부가 도시정비법 개정에 따라 개발이익환수제도 재검토를 추진해 재개발사업에도 확대한다는 관측이 이어지자 국토부가 이를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달(11월) 26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재개발사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이번에 공고한 `개발이익환수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은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도시정비법상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니었던 재개발사업과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이었던 도시정비사업이 재개발사업으로 통합돼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을 명확히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을 재개발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토부의 해명에도 업계는 정부가 규제 기조를 이어나가 재개발ㆍ재건축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향후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지난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부활시켜 서울의 주요 재건축 추진 구역에 규제를 적용했다. 재건축이 주변 집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특정해 개발이익환수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업계는 주거지역 재개발에도 개발이익환수제도를 도입하려는 전 단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재 방법으로도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보다 강력한 방안들을 계속 강구해서 반드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와 함께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추가 대책을 꺼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당장 재개발사업에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언제든 다시 말을 바꿀 수 있어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규제로 예측 가능성 ↓… 업계 "규제 일정 부분 완화 통해 주택 공급 늘려야"
국토부의 해명에도 시장이 계속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정부가 잇따라 규제를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국토부가 발표한 재개발ㆍ재건축 관련 규제는 크게 4가지다. 구체적으로 2018년 1월 1일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다. 이와 같이 정부가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도시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트려 혼란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ㆍ재건축은 인허가 과정을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긴 기간이 필요하다"며 "긴 기간 동안 규제가 계속 추가될 경우 이에 맞춰 조합은 사업 계획을 변경하는 등의 과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합이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3월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해 구조 안전성 항목을 20%에서 50%로 올리자 강화 후 1년 10개월간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재건축은 서초 방배 삼호아파트 1곳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4~6년 후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이 단절될 수 있다는 업계의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강화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재개발ㆍ재건축은 신규 주택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규제를 일정 부분 풀어주고, 개발이익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재개발ㆍ재건축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불법 수주전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하지만 인허가 지연 등은 정부가 피해줘야 한다"며 "조합이나 건설사가 가져가는 과도한 이익을 세금이나 공공 기여를 통해 환수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후주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은 주거환경이 악화돼 도시 슬럼화만 양상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정부는 도시재생 차원에서 접근해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 특구를 운영하고 용적률을 최대 870%까지 허용하는 일본 도쿄 사례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만으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을 방지하고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개발ㆍ재건축을 적절하게 관리해 부족한 주택 공급을 늘려주는 정책이 요원한 가운데, 정부가 적절한 대안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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