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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획] 공시가격 조작 논란, 제도 개편에 잠식될까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9-12-20 14:20:29 · 공유일 : 2020-01-17 16:41:49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시가격 조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가 아파트 공시가격을 최고 80%까지 올리는 내용을 담은 `2020년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해 공시가격 조작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실련 "공시가격 조작됐다"… 관련 공무원 직무유괴죄 `고발`

지난 5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5년간 공시가격 조작으로 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에게 80조 원의 세금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한다"며 "경실련이 조사한 결과, 2005년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후 아파트는 시세반영률이 2019년 기준 65.3% 지만 공시가격은 33.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경실련은 서울중앙지검에 감정평가협회장과 감정평가법인을 업무방해 혐의로,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위원과 한국감정원장,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관련 공무원을 직무유기죄로 각각 고발했다.

이들은 "2005년 이후 단독주택 보유자, 특히 고가의 상업용지 등 토지를 보유한 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이 누린 세금 특혜는 약 80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아파트 보유자들은 이전보다 18조 원의 세금을 더 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동 105층 건축 허가를 받은 현대차 부지의 경우, 2014년 한국전력이 매각 공고 때 발표한 감정가는 3조2000억 원이었지만 6개월 후 10조5000억 원에 매각됐다. 하지만 2015년 1월 공시가격은 2조2000억 원으로 매각액보다 8조3000억 원, 매각을 위해 감정평가한 금액보다는 1조 원이나 낮게 결정됐다"고 사례를 들었다.

아울러 "앞으로 주택 바가지 분양, 허술한 고분양가 승인, 위례 등 지역의 공공아파트 허위 분양 원가 공개 등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불평등과 격차를 심화시킨 관련자에 대한 연속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검증 체계 `강화`… 공시가격 산정 정보공개 `확대`

이에 정부는 주택에만 적용되던 일종의 할인율인 공시비율을 폐지해 현실화율 지속을 제고하고 오류검증을 강화하는 등 공시가격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7일 국토부는 2020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열람에 착수하기에 앞서 `2020년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관련 세금이나 복지혜택 등 여러 정책의 기준으로 쓰이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정부가 보유세 인상과 함께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를 함께 추진하는 상황에서 공시가격에 불신이 쌓이면 조세저항의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표준주택ㆍ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매기는 한국감정원은 `조사 담당자-지사장-공시본부`에 이르는 검증 체계를 강화했다. 산정 오류에 대한 책임도 공동으로 물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공시가격 정확도에 따라 다음 해 물량을 차등 배정하고 중대 오류를 일으킨 감정평가법인은 아예 해당 한 해 동안 물량을 주지 않기로 했다.

공시가격 산정에 있어 조사자의 자의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산정 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 부동산 특성조사 시 지리정보시스템(GIS) 정보를 자동으로 연계해 가격산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공시가격 오류 자동검증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공시가격 산정에 관한 정보공개도 확대된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산정 과정에 대한 부동산 소유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소유자에게 최종 공시가격만 고지되던 현재에서 산정 근거로 쓰인 부동산 특성과 참고 실거래가, 주변 시세 등을 함께 공개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이의 제기 수용에 관한 검토 내용까지 공개된다. 부동산 공시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회의록 역시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뀐다.

업계, 공시가격 산정 형평성ㆍ한국감정원 비전문성 `지적`… "제도 촘촘하게 개편해야"

다만 공시가격 산정ㆍ고시 권한을 정부가 행사하지만, 실무의 경우 공동주택과 표준단독주택은 한국감정원, 표준지는 감정평가법인, 개별단독주택과 개별토지는 지자체가 제각각 산정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국토부는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오류 456건을 찾아내 사상 첫 시정 조치를 내렸다. 국토부가 서울 자치구 8곳만 조사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오류는 훨씬 많을 수 있다. 아울러 국토부는 주민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공시가격을 무더기로 정정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의 비전문성도 구조적인 문제로 꼽힌다. 감정원이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공동주택은 1350만 가구에 달해 직원 550명 정도가 이를 모두 조사해야 한다. 이에 현실적으로 전문적인 가격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1년부터 주택공시가격 산정을 감정원 자체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만 맡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신뢰성이 담보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다가 정부가 내년에도 공시가격 현실화에 나서 국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껑충 뛴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 건수가 1만6257건에 달해 전년 대비 14배나 증가했다. 이중 상향 요구는 341건에 불과했지만 하향 요구는 1만5916건으로 전체 98%에 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이의신청이 늘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공시가격의 산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 개별 지자체가 공시가격을 조작할 수 없도록 제도를 촘촘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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