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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했던 자’의 조합장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적법한지
repoter : 이재현 변호사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0-01-17 10:34:40 · 공유일 : 2020-01-20 13:52:13


1. 서설

서울 소재 A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2019년 정기총회를 개최하면서, 그 안건으로 다음과 같은 정관 변경에 대한 결의를 하였다.

①정비사업 목적의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한 사실이 있는 사람 ②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하였거나 현재 재임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조합장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의 정관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에 원고들은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한 사실만을 근거로 조합장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위 정관 변경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조합장 피선임권은 피고 조합원들의 권리이고,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납득해야 할 만한 공평하고 보편타당한 기준에 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정관 변경 결의는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 조합원의 조합장 피선임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법하여 무효이다.

3. 법원의 판단

이 사건 정관 변경 결의는 도시정비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한 사실이 있거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한 사실이 있는 사람의 조합장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①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하거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한 사실이 있는 사람은 사업에 수반되는 여러 이권사업에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높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이는 막연한 가능성에 불과하고 과거의 이력만으로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하거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한 사실이 있었던 사람이 조합장에 선임되는 경우 조합의 이익에 반하는 사무처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앞서 본 대로 피고 정관 제10조제1항제3호는 조합 임원 피선임권을 조합원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③조합의 규약에서 임원의 자격을 일정한 수 이상 조합원의 추천을 받은 자 및 조합원이 된 때부터 일정한 기간이 지난 자로 제한한 경우에, 추천을 받아야 할 조합원의 숫자가 전체 조합원의 숫자에 비추어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고, 요구되는 기간이 조합의 실정을 파악하여 조합의 임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기간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규약도 허용된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2017년 6월 19일 선고ㆍ2015다70679 판결), 이 사건 변경 정관은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하거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한 사실이 있었던 사람에 대하여 다른 조합의 조합장 지위를 상실한 날 또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 지위를 상실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만 조합장 피선임권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을 것 임에도 일말의 가능성도 열어두지 아니한 채 조합장 피선임권을 절대적으로 제한하는 것인 점 ④조합의 대표자인 조합장과 조합의 이사회 등을 구성하여 조합의 업무를 관리ㆍ감독하는 임원은 서로 지위와 권한에 차이가 크므로 조합장에 대한 피선임권만 제한하였을 뿐 임원에 대한 피선임권을 제한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와 같은 피선임권 제한이 필요최소한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관 변경 결의는 과거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하였거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에 재임하였던 사람이 조합장으로 선임될 경우 조합의 이익에 반하여 조합의 사무를 처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가능성에 기초하여 조합원의 조합장 피선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사회관념 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그 유효성을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결어

대법원의 설명은 조합이 법령에 반하지 않는 한 자체적인 판단으로 규약 등에 조합장 등 임원의 자격을 정할 수 있으나, 단체 내부의 규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사회 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거나 그 결정절차가 현저히 정의에 어긋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무효로 볼 수 있다(2015다70679 판결).

해당 조합 정관 중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로 재임하고 있는` 조합원의 피선임권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다만 과거 다른 조합의 조합장을 역임한 사실만을 이유로 현 조합의 조합장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방식의 제한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필요최소한의 제한을 넘어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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