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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끊이지 않는 ‘부정청약’ 논란… “물 나빠진 부동산시장”
repoter : 박휴선 기자 ( au.hspark92@gmail.com ) 등록일 : 2020-01-17 15:01:28 · 공유일 : 2020-01-20 13:52:45


[아유경제=박휴선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시켜 주겠다는 브로커의 제안을 받고 실제 자녀가 1명뿐임에도 가짜 임신진단서를 제출해 자녀가 3명이라고 속여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브로커 B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모집한 자녀 3명의 30세 싱글맘과 혼인신고를 한 뒤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청약에 당첨됐다. 이들은 계약을 마치자마자 협의이혼을 했고, 브로커는 2억 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나날이 높이지는 청약가점에 3040세대 청약 포기 `속출`
8평 주택에 청약점수 79점 "로또 분양이 만든 블랙코미디"

3040세대 청년층의 절망감이 깊어졌다. 전용면적 33㎡ 이하 초소형주택까지 청약 고점자가 휩쓸어 가고 있는 상황에 청년들은 신혼부부, 1인 가구 등 청년 주거에 힘쓰겠다는 정부의 장담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초소형주택 청약점수는 지난해부터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서초동 지에스타워` 주상복합의 전용면적 26.43㎡의 최고 가점은 71점이었다. 전용면적 25.91㎡에서는 청약점수 79점의 당첨자가 나왔다.

`청약가점 79점`은 ▲무주택기간 15년 이상(만점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만점 17점) ▲부양가족 5명(만점 35점 중 30점)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해당 점수는 2명이 살기도 빠듯한 8평 주택에 아내와 함께 자녀 둘을 키우며 노부모 2명을 부양하는 40대 중반 가장이 나선 셈"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서울 강남권에서 공공택지 아파트로 처음으로 분양한 송파구 `호반써밋송파`와 작년 분양한 `래미안라클래시`, `르엘신반포센트럴` 최고 당첨가점도 79점이었다. 이어서 지난해 7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구의자이엘라` 전용면적 20.43㎡ 최고 청약점수는 64점, 그해 11월 분양한 서대문구 `DMC금호리첸시아` 전용면적 16.03㎡은 108대 1 경쟁률에 최고 청약점수가 67점을 기록했다.

10평도 채 안 되는 초소형주택에 초고점자가 몰리니, 50~60점대 청년들의 청약당첨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초소형주택에 초고점자가 몰리는 이유로 `현금 없는` 청약 고점자에게 투자가치가 높은 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초소형주택의 경우 대부분 분양가가 9억 원 미만이어서 저금리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가능해 자금을 마련하기 수월하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최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개포프레지던스자이(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전용면적 85㎡ 미만 최고 가점은 79점에 달했다. 평균 당첨 가점도 65.9점, 최저 가점은 56점을 기록했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용면적 39㎡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5가구 모집에 총 133가구가 지원해 경쟁률이 26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앞서 건설사는 해당 면적을 두고 `39㎡는 소형평형으로 1~2인 가구에 추천한다`고 명시했지만, 특별공급 지원자 중 부양가족만 5명 이상 있어야 받을 수 있는 만점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양가족 5명 이상이면 11평에 6인 이상의 가족이 거주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에 분양 깃발만 꽂으면 모든 단지들이 로또로 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커트라인인 `월별 평균 청약최저가점`은 지난해 1월 37.7점, 5월 60.8점, 9월에는 무려 63.5점까지 늘어났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각종 `꼼수` 혼란스러운 청약시장… "청약도 안 되고, 대출도 안 돼"

청약도 안 되고 대출도 안 되는 탓에 20~40대 실수요자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치솟는 집값에 조바심이 커진 신혼부부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포털사이트에 관련 검색을 하면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청약통장 불법거래 ▲위장전입 ▲위장결혼 ▲위장이혼 ▲임신진단서 위조 ▲청약자격 양도 등 각종 꼼수가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혼인신고를 미뤄 대출을 받기도 하고, 임신진단서를 허위로 제출해 특별공급 당첨을 노린다. 특별공급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 취약계층의 주택마련을 지원하는 것으로 일반공급과의 청약경쟁 없이 별도로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서울시, 경기도와 합동으로 2017~2018년 분양된 전국 282개 단지 신혼부부ㆍ다자녀 특별공급 당첨자를 대상으로 부정청약 합동점검을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 70건 부정청약 의심 사례를 적발하고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 유형으로는 `청약통장 불법거래`가 가장 많았다. 청약통장 불법거래는 ▲2015년 791건 ▲2016년 95건 ▲2018년 30건 ▲2019년 57건 등으로 총 973건이었다. 위장 전입도 ▲2015년 418건 ▲2016년 52건 ▲2018년 157건 ▲2019년 118건으로 모두 745건에 달했다.

기타 위장결혼, 임신진단서 위조, 자녀 허위 출생신고, 장애인 명의 청약자격 양도 등 온갖 불법이 청약시장을 횡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합동점검은 같은 기간 실시한 수도권 5개 단지 신혼부부ㆍ다자녀 특별공급 당첨자 대상을 표본으로 했다. 이 중 당첨자가 제출한 임신진단서 중 약 10%가 허위서류로 밝혀진 데 따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돼 실시했다.

전국 282개 단지 신혼부부ㆍ다자녀 특별공급에서 임신진단서를 제출해 당첨된 3297명에 대해 실제 자녀를 출산했는지, 유산됐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이 중 62명이 출산이나 유산 여부를 소명하지 못하는 등 허위의 임신진단서를 제출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점검과정에서 위장전입 등 부정청약 의심자 8명도 같이 적발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구체적인 부정행위 수법 및 실제 위반 여부 등이 밝혀질 것"이라며 "부정청약 사실이 확인되면 「주택법」에 따라 형사처벌 및 청약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지게 되고 이미 체결된 공급계약은 취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정청약자의 경우「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2019년 3월부터는 부정청약으로 인한 부당이익이 1000만 원 초과할 경우 해당 이익의 3배 수준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해당 위반행위 적발일로부터 최장 10년간 청약신청이 제한된다.



"부정청약 처벌은?" 실제 부정청약 취소사례… 고작 3% 불과

늘어나는 부정청약 논란에도, 최근 5년간 `부정청약` 사례 2324건 중 취소된 계약은 전체 3%인 70건에 불과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이 지난해 10월 1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부정청약 계약취소 등 조치요구 현황`에 따르면 취소된 계약은 2018년 61건, 2019년 9건 등 전체의 3%인 7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청약에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택에 입주하거나 분양권을 팔아 이득을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계약이 취소되지 않은 경우가 97%에 달하는 것에 대해 "사업 주체가 취소 절차를 아직 진행하고 있거나 계약이 취소됐지만, 그 사실을 국토부가 회신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주택법」 제65조2항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 또는 사업 주체는 ▲증서 또는 지위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증서나 지위 또는 주택을 공급받은 자에게 해당 주택 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토부 장관에게도 부정청약 당첨에 대한 무효와 취소의 권한이 있는 것이다.

강 의원이 부정청약자 처벌 내역을 문의하자 국토부는 "미통보돼 파악이 안된다"는 답변을 했으며, 국토부 장관이 직접 부정청약을 취소한 건수에 대한 자료요구에도 국토부는 "현재까지 국토부 장관이 해당 「주택법」에 따라 직접 계약을 취소한 사례는 없다"는 답변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청약 당첨에 대한 무효ㆍ취소의 권한이 있음에도, 국토부가 해당 책임을 사업 주체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토부는 부정청약 등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한 사람을 `주택 공급질서 교란자 명단`에 올려 관리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5년 341건 ▲2016년 593건 ▲2017년 2건 ▲2018년 461건 ▲2019년 255건 등이다. `공급질서 교란자`로 등록되면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10년,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5년, 그 외 주택의 경우 3년간 청약이 제한된다.

전문가 "정부의 세밀한 점검ㆍ조치 필요하다"

유관 업계에선 부정청약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례로 `실거주기간 눈속임` 편법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가를 전세로 내놓은 집주인이 자신의 실거주기간을 채우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세입자와 함께 주소지를 설정하는 경우다.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해 주택을 구매한 집주인들이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 또는 월세를 시세보다 낮춰주는 조건으로 세입자와 주소를 같이 하는 제안을 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관테크`도 말이 많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고위 공무원들은 관사ㆍ공관 등 거주 조건에 대한 규정이 약한 것을 이용해 편법을 쓰고 있다. 주택, 오피스텔, 상가 등을 보유한 일부 지자체장들이 관사를 이용하면서 소유 주택에는 전월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거두고, 공공요금과 관리비, 세금 등을 모두 지원받는 식이다.

한 대법원 관계자의 경우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자녀 부부와 함께 1년 이상 거주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자녀 부부는 강남의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사실까지 알려졌고, 공관에 거주하면서 청약 대금을 마련하려 했다는 눈총을 받게 됐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15억 원 이상 아파트의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청약시장 열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신규 아파트 공급 축소로 청약 경쟁률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법적인 편법을 통해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에 대해 그는 "부정청약 당첨자 수는 정당한 자격을 가지고도 청약에 탈락한 사람의 숫자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부정청약을 취소할 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인 자세로 청약시장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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