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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획] ‘분양가상한제’ 시행 앞두고 도시정비업계 혼란 가중… 후분양 카드 ‘만지작’
repoter : 김진원 기자 ( qkrtpdud.1@daum.net ) 등록일 : 2020-02-07 11:41:40 · 공유일 : 2020-02-07 13:02:15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오는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대출 규제에 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의 강력 규제로 힘겨운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분양가상한제마저 예고돼 있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고 일부 단지들을 중심으로 후분양 추진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업계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조합 수익 감소 `예상`… 공사비 두고 조합과 시공자 간 `줄다리기`
신반포15차 이견 차에 결국 시공자 계약 `해지`

분양가상한제란 집값 안정화 목적으로 주택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에 시공자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다시 말해 감정평가 이후 아파트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가 산정된다.

기본적으로 신규 분양주택의 가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주변 아파트가격까지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거론되는 제도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키울 우려가 있다는 관점이다.

취지 좋은 제도가 역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장애물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일반분양가에 제한이 걸려 가격이 낮게 확정되면 조합이 원하는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조합 측에서는 공사비를 줄여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에 이어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되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이주나 철거 단계에 들어가 사업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인 단지들은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시공자와 조합 간 잡음도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공사비를 절감해야 하는 조합 측과 어느 정도 일정한 공사비를 확보해야 품질도 보장되는 것이라는 시공자 측 입장이 상충하는 것이다.

실제로 신반포15차(재건축) 조합의 경우 기존 시공자와 공사비를 두고 마찰을 겪은 끝에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조합은 2017년 도급계약을 통해 시공권을 주고 착공을 코앞에 뒀지만,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규모에 대한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조합은 시공자가 제시한 무상 특화설계 비용 등은 뺀 3.3㎡당 449만 원을 주장한 반면, 시공자 측은 기존 도급계약에 따라 3.3㎡당 499만 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합 측과 전 시공자는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와 별개로 조합 측은 재입찰을 통해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로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서초구 신반포로15길 5(반포동) 일대 3만1983.1㎡를 대상으로 건폐율 19.1%, 299.71%를 적용한 지하 4층~지상 35층에 이르는 아파트 6개동 641(임대 37가구 포함)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구성한다.

인근 단지인 신반포21차(재건축)도 공사비를 둘러싸고 예비 시공자들과 줄다리기 중이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조합 측은 공사비 예가를 3.3㎡당 550만 원을 책정했지만, 이곳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은 3.3㎡당 600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고려해 공사비가 과도하게 낮으면 무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말 열린 신반포21차 시공자 입찰에는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유찰된 바 있다. 이달 3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냈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서로가 민감한 만큼 조합 측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지 미지수다.

조합과 시공자 간의 불협화음을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계속되는 강력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를 피하는 상황이다"라면서 "조합들도 분양가상한제로 일반분양가 올리기는 어려워 공사비 문제를 두고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앞으로도 양측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후분양` 선택 단지 점차 증가세
아현2구역, 신천진주 등 수익성 고려 `후분양` 무게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아예 후분양을 결정한 단지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후분양 역시 분양가상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택지비와 건축비, 적정 이윤을 검토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기준 속에서 최근 공시지가가 급등하는 만큼 선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분양가 산정 시 택지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해 후분양을 할 경우, 2~3년 후에는 땅값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즉, 땅값 상승분에 기대를 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2구역(재건축)의 경우 강북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후분양`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곳은 마포구 신촌로28다길 10(아현동) 일원 6만5553.9㎡를 대상으로 지하 5층~지상 25층 규모의 공동주택 1419가구 등을 짓는데 이중 일반분양분인 53가구가 그 대상이다. 사실 아현2구역은 당장이라도 분양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포구는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11.42%에 이르는 등 추후 땅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아현2구역의 경우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상한제 영향이 크게 받지 않고 후분양 시 일반분양 가구당 약 2억 원 정도 분양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신천동 진주아파트(이하 신천진주)도 후분양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신천진주 재건축 조합은 2021년 선분양 시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495만 원, 2023년 후분양에 나서면 3.3㎡당 3815만 원으로 내다보고 분양 수입을 8043억 원에서 700억 원 늘어난 8744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조합원들에게 해당 내용을 통지해 사실상 후분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송파구 미성타운아파트-크로바맨션(재건축) 역시 사실상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기 어려운 만큼 실리를 따지고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유관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기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지정됐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대폭 늘린 만큼 강북권 내에서도 후분양을 결정하는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면서도 "택지비 산정 기준이 되는 감정가격은 한국감정원의 검증이 있어야 하는 등 후분양 방식이 무조건 더 이득이라는 생각은 위험한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분양가상한제로 시장의 혼란도 염려되는 만큼 해당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분양가 산정을 투명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지대한 만큼 한국감정원으로만 한정된 택지비 감정평가 타당성 검증을 개선하고 적용 지역 선정기준, 시행 과정에서의 세부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 역시 "분양가심의위원회의 전문성 역시 높이고 심의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분양가 책정이 불필요한 오해 없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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