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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감출수록 곪는 병에 걸린 중국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0-02-07 18:13:54 · 공유일 : 2020-02-07 20:02:37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바람을 쐬어 주어야 곪지 않습니다"

생채기가 나서 병원에 가면 흔히 듣는 말이다. 상처를 감추려 무작정 반창고만 붙이면 오히려 덧나기 십상이다. 소독약부터 바르고 위생을 청결히 하는 게 기본이다.

전염성이 강한 병이라면 신고부터 하는 게 순서다. 그래야 확산도 막고 치료도 가능하다. "병은 알려야 낫는다"는 옛 속담이 있는 이유다. 누구나 갖고 있을 이러한 기초적인 의료 상식이 2020년 초 중국에는 통용되지 않았다.

분초를 다퉈야 할 초기 대응은 정보 통제로 인해 흐지부지 돼버렸다. 중국 위생 당국은 `우한 발 정체불명의 폐렴`을 지난해 12월 초부터 파악했지만, 주민들은 한 달 가까이 지나 인터넷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

여론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그해 12월 31일에야 발병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이듬해 1일 우한 공안은 인터넷에 발병 사실을 공개한 `소문 유포자` 8명을 "나쁜 사회적 파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같은 달 15일, 우한 위생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을 인정했지만, 이미 나흘 전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였다.

이달 7일 자정(현지시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국 우한폐렴 누적 확진자는 3만1116명, 사망자는 63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상처는 곪아 썩어 버렸다. 그러나 "이 심각한 수치조차 축소 발표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거둘 수 없는 현 상황이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를 둘러싼 진정한 병폐다.

문제를 은폐함으로써 더 큰 모순을 야기하는 건 권위주의 정권의 고질적 문제다. 역사적으로 태평양 전쟁 시기의 일본 군국주의가 그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의 구 소련이 그랬다. `거짓의 대가`는 파멸적인 체제 붕괴였다.

훗날 바이러스가 잦아들고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을 때, 중국 지도부는 더 이상 그들에게 침묵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다. 잘못된 정보만을 들은 채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이들에게 중국 정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동안 감춰져 있던 중국의 진짜 병을 마침내 드러냈다. 그 병의 이름은 바로 `무지(無知)`와 `은폐(隱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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