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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어렵다’ 말고 ‘쉽다’
repoter : 박진아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0-02-21 16:05:12 · 공유일 : 2020-02-21 20:02:21


[아유경제=박진아 기자] "어때요, 참 쉽죠?(That easy)"

미국 화가 밥 로스가 출연한 TV프로그램 `그림을 그립시다`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어렸을 적 EBS에서 방영된 저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어렸을 때 나에게 그는 그림 그리는 `밥 아저씨`였다. 덥수룩한 수염에 특이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나긋나긋하고 인자한 목소리(물론 더빙 성우의 목소리였겠지만) 덕분에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졌다.

사실 그의 "참 쉽죠?"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아저씨, 하나도 안 쉽거든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가 붓으로 몇 번 쓱싹쓱싹 하니 금세 산이 생기고 강이 생겼다. 물론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밥 아저씨의 "참 쉽죠?" 그 한 마디는 나에게 늘 용기를 줬다. 어려운 그림을 쓱싹쓱싹 그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예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래서 TV에서 `그림을 그립시다`를 할 시간이 되면 매번 스케치북을 펼쳐 열심히 따라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요새는 `쉽다`는 표현을 듣기가 그리 쉽지 않다. 신문을 펼쳐 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살펴봐도 늘 `어렵다`, `힘들다` 등 부정적인 말로 시작한다. 이는 몇 년 동안 경기가 어려웠던 우리네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잡히지 않는 집값 고민부터 올라가는 세끼 밥값 걱정까지, 서민들의 삶은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여기에 더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건강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경기 자체가 얼어붙었다. 한 상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경기에 대해 묻자 "거지같다"며 거칠게 하소연했다. 이래저래 긍정적인 메시지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세상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할 수 있는 용기,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하지만 날로 각박해져가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용기를 잃고 도전을 포기한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다독이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쉽다", "해볼 만하다" 등 우리가 스스로 마음속에 세운 부정적인 벽을 낮추는 `긍정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에게 해야 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한 마디다.

오늘따라 어렸을 때 TV에서 들었던 밥 아저씨의 "참 쉽죠?" 그 한마디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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