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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이념 논쟁에 표류하는 청년 정치’
repoter : 박진아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0-03-13 18:32:16 · 공유일 : 2020-03-13 20:02:37


[아유경제=박진아 기자] 올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는 한 차례 큰 파란이 일었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전 시장이 지난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38세의 젊은 정치인인 그는 비록 이후 경선에서 부진하며 중도 하차를 선언했지만, 정치 신인으로서 그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39세의 나이로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 등 해외에는 30대 젊은 정치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돌아보면 두각을 뚜렷이 드러낸 젊은 정치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름을 알린 정치인 중 젊은 정치인을 꼽아보라면, 이준석이나 신보라, 고민정, 배현진 등이 그나마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이들 중 신보라는 비례대표 경력이 전부이며, 고민정과 배현진은 방송인 출신으로 아직까지는 정치인보다는 방송인으로서 대중에게 각인돼 있다. 그나마 정치 경력이 많은 이준석은 그동안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젊은 정치인이 없어도 너무 없는 대한민국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젊은 정치인이 나오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 정치 특유의 이념 가르기에 있다. 지난 12일 미래통합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가 바로 다음날 취소된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악성댓글 방지용 댓글 플랫폼을 개발한 IT기업 대표로서, IT분야나 벤처기업, 인터넷 폭력 등 전문성을 무기로, 통합당의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에 대한 감사 인사를 올리는 등 친정부적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통합당 지지자들의 격렬한 반대를 받았다. 결국 그의 능력이 미처 검증받기도 전, 하루 만에 공천이 취소됐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등록된 류호정 씨를 보자. 류씨는 게임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인물이었다. 여대 출신 게임동아리 회장, 게임사 취직, 회사의 부당 조치로 퇴직한 뒤 뛰어든 노동운동까지. IT 능력을 갖춘 여성 노동운동가인 그는 정의당의 이념과 딱 맞는 후보였다. 하지만 그는 가장 기본적인 게이머로서의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 등급을 올리기 위해 `대리 게임`을 맡겼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정의당은 정체성과 이념이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면밀한 검증 없이 류씨를 비례대표 1번에 앉힌 셈이다. 하지만 정의당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실상 안고 가겠다는 셈이다.

우리가 젊은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기존의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를 만들겠다며 청년인재를 영입하는 현 정치권의 모습은 아직도 구태적인 이념 논쟁에만 몰두해 있다. 이념이 맞아야만 함께 가고, 이념이 맞지 않으면 애초에 함께 하려 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한 해외 사례와 비교해보자. 부티지지 전 시장의 경우 미국 민주당 내에서 상당히 중도적인 모습을 보인 이단아였다. 마크롱 대통령 또한 제3세력에 속한 인물이었다. 이념의 잣대로 이들을 판단했다면 이들은 애당초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념이라는 구시대의 유물로 청년들을 걸러내려 한다. 당연히 제대로 된 인재가 나올 턱이 없다.

제대로 된 청년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권이 이념 논쟁을 내려놓아야 한다. 청년에게 바라는 건 기성세대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유연하고 넓은 사고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권은 이념이라는 틀에 청년 인재들을 가두고, 편협하게 볼 것을 강요한다. 편협한 틀에서 자란 정치인은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편협한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자유롭게 새로운 정책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이념이라는 굴레를 적어도 젊은 정치인들에게는 씌워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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