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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한숨 돌렸다” 일몰제 연장 허용… 도시정비업계에 ‘순풍’ 부나?
repoter : 김진원 기자 ( qkrtpdud.1@daum.net ) 등록일 : 2020-04-10 11:22:38 · 공유일 : 2020-04-10 13:02:10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비구역에 대한 일몰제 연장 허용을 두고 서울시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가 일몰제 연장을 신청한 구역을 두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점을 밝히자 업계에서는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정부의 기조가 점차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구역해제가 결정된 현장에서는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발하는 모습도 나와 대조를 이룬다. 본보는 일몰제를 둘러싼 현장의 분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서울시 "일몰제 연장 요청 적극 반영"
최근 연장 사례 현장 ↑

도시정비사업 `일몰제`란 사업이 일정 기간 내 진행되지 못하고 지연되면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가 자동 해제되거나 폐지 또는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가 해산되는 제도다. 다시 말하면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경우, 관할하는 기관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나 여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정비구역 등을 해제하는 것을 말한다.

일몰제에 대한 관련 법령으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4조의3제1항을 들 수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정비구역 지정 예정일로부터 3년 동안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2년 동안 추진위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3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추진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추진위가 추진위구성승인일로부터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등이 일몰제 적용 대상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즉,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이내에 추진위를 구성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3월 2일 관련 법에 따라 일몰제 적용 유예기간이 종료됐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구역 중 적용 대상 구역은 총 40개로 이 중 24개 구역은 일몰제 연장 신청, 15개 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거나 인가를 신청해 일찌감치 일몰제를 피했으며 나머지 1개 구역은 주민합의를 통해 정비구역 해제 후 `소규모재건축` 방식으로의 전환을 진행했다.

당연히 일몰제 연장 신청을 진행한 24개 구역에 대해 업계의 시선이 쏠렸고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몰제 대상이 된 정비구역들의 연장 요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알린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구역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주민 뜻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연장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일몰기한 연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으로 다수 주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는 이달 1일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를 열고 재건축 단지 8곳에 대한 일몰제 연장에 동의한다고 알렸다.

8개 단지 면면을 살펴보면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 3ㆍ4ㆍ5구역을 필두로 서초구 신반포2차, 서초구 삼호가든5차, 송파구 한양2차, 용산구 신동아아파트, 성동구 성수1 단독주택재건축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구역은 모두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뒤 조합을 설립하지 못해 일몰제를 적용받은 곳으로, 토지등소유자 30% 이상의 동의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일몰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이 중에서도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입지와 규모에서 여타 다른 현장보다 우위를 점하는 만큼 추후 업계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 3ㆍ4ㆍ5구역은 지구단위계획 수립단계에서 일몰제 연장 동의를 받았지만, 향후 기존 정비계획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 만큼 `조건부동의`를 받았다. 특히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지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구현대1~7차를 필두로 10ㆍ13ㆍ14차 등 4065가구로 구성된 곳으로 2018년 9월 추진위구성승인 이후 현재까지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몰기한 연장으로 해제 위기를 넘긴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해당 추진위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부담으로 인해 `1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지상 35층 규제`를 반대함과 동시에 지상 최고 45층을 구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반포주공1단지, 한남3구역에 이어 도시정비업계 최대 관심 사업장으로 위치와 규모 면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크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곳"이라면서 "재건축 일몰제 연장으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곳이 추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압구정3구역은 일몰제 연장으로 당장의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비롯해 분양가상한제, 서울시의 35층 제한 등이 장애물로 버티고 있어 사업성 관련 변수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압구정 단지와 함께 도계위 자문을 받은 ▲신반포2차 ▲삼호가든5차 ▲한양2차 ▲신동아아파트 등도 일몰제 연장으로 향후 2년간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전문가는 "일찌감치 일몰제 연장이 확정된 곳들에 대한 건설사들의 셈법이 바빠지고 있다"면서 "관악구 관악미성아파트(재건축)와 서초구 신반포25차의 경우 지난 3월 18일 제3차 도계위에서 `원안동의`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달 7일에도 정비구역 일몰제 위기를 벗어난 구역들이 나왔다. 이날 서울시는 제5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개최, 일몰제 연장 단지를 추가로 발표했다. 동작구 흑석1재정비촉진구역과 중랑구 상봉9 재정비촉진구역, 송파구 마천3 재정비촉진구역, 송파구 마천시장정비사업 등이 높은 주민동의율을 발판으로 일몰기한 연장에 성공했다.



통과 못 한 구역들도 존재… `희비`
서울시, 도계위 자문 토대로 일몰기한 연장 `최종` 결정

반면 잇따른 도계위 자문에서 동의를 받지 못한 구역들의 경우 앞선 현장들과 희비가 엇갈린다.

성북구 정릉506(재건축)과 마포구 신수2구역(재건축)은 연장 신청을 위해 동의율 각각 53.1%, 62.2%를 채웠지만, 재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한 갈등이 여전한 상황이다. 도계위는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견을 한 번 더 검토하기로 하는 등 `재자문` 결정을 내려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 신설1구역(재개발)과 마포구 공덕6구역(재개발) 등도 도계위의 일몰제 연장 검토 순서를 기다리는 곳들로 동의율 요건을 충족해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 지역은 재개발 단지로 대안이 부족한 재건축과 달리 다수의 사업 대안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업계획이 변경될 여지가 존재한다는 게 변수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들 구역은 각각 동의율 40%와 70%를 넘긴 상황인 만큼 연장 신청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이 나온다"면서도 "30~40년차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으로 사업 대안이 없는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은 현 정부에 맞춰 사업 대안들이 있어 대규모 철거 방식의 사업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목동을 비롯해 서울의 재건축 기대 현장들이 안전진단을 줄줄이 통과하는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재개발 현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역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도계위 자문을 토대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 등의 조건을 충족한 구역에 한해 최종적인 일몰기한 연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아직 방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 측이 자문 결과대로 일몰기한 연장해 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연장 결과가 바뀌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증산4구역 등 이미 해제된 현장 `반발`
현장 "서울시 행정에 공정성 문제 제기"

한편, 일몰제를 피하지 못하고 이미 구역해제 된 정비현장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전과 달리 서울시가 일몰기한 연장에 긍정적인 태도를 이어가자 공정성의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여의도 미성아파트(재건축)와 목화아파트(재건축)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이 연기되며 사실상 재건축 추진위 활동이 정지된 곳으로 기한 연장을 위한 주민 공람절차에 돌입한 끝에 최근 자치구청장이 추진위를 대신해 연장 신청을 진행했다. 이들 단지는 모두 1970년대 말 준공된 곳으로 정비구역이 해제될 경우 50년 차가 되는 오래된 아파트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업 추진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이다.

주민대표 측은 "현재 추진위가 유명무실화된 상태로 사업이 정지된 상황이라 구청의 도움을 구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재건축사업이 절실한 단지임에도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계획만 변경하는 등 사업을 못 하게 하고 있어 상당히 답답하다. 노후 주거지를 개선할 서울시의 실질적인 계획과 지원을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은평구 증산뉴타운 중 최대 규모였던 증산4구역(재개발)도 서울시 행정을 두고 상당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구역은 2014년 8월 11일 추진위구성승인을 받았지만 2년이 넘도록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지 못해 일몰제 적용 대상에 올랐고 추진위는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끝에 결국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자체의 재량행위를 이유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줘 구역 해제 절차에 들어갔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일몰제 연장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80%라는 상당한 조합설립동의율을 제시하며 시의 구역해제 결정을 다시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즉. 기한연장 검토의 형평성을 위해 재심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검토 과정 당시 형평성에 문제가 없었다며 구역해제가 완료된 곳은 재심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연기 증산4구역 추진위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주민동의에 대한 반영 없이 서울시만의 자의적인 기준으로 구역해제 여부를 판단했지만 최근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서인지 이전과 확연한 태도의 차이를 보인다"면서 "서울시 행정이 형평성과 정당성을 잃지 않으려면 과거의 행정부터 살펴보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 역시 "현재 서울시가 말하는 `적극적인 검토`란 지자체 권한이 아닌 도시정비법에서 제시하는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하다"면서 "서울의 경우 도시정비구역 해제 사업지가 늘어나면 날수록 장기적인 측면에서 결국 주택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일몰제 연장 사례가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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