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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선거법인가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0-04-10 17:56:45 · 공유일 : 2020-04-10 20:02:23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다. 복잡한 의석 배분 계산법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민의를 반영하고 사표를 방지한다는 도입 취지가 현실에는 정 반대의 결과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는 제도라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공직선거법(이하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둔 2019년 말,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은 줄곧 법안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리고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위성정당을 만들어 `거대 야당인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때 여당 지도부가 취한 대응 방식은 현실논리가 아니라 `도덕적 당위`였다. `이 제도는 우리들의 선한 의도로 도입됐으니 훼손한다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막연한 선언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용서하지 않겠다`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다.

현실성 없는 도덕적 당위는 총선이 다가오고 의석 손익계산에 이르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결국 여야 할 것 없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난립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이 난립할 것을 예상했다면 민의를 효과적으로 대변하면서 현실정치에도 유효한 다른 제도를 들고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뒤따를 결과는 고려하지 않은 채로 법안 통과에만 당력을 쏟았다.

심지어 이 촌극의 대미를 장식한 것 역시 민주당이다. 민주당계 위성정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분열돼, 전자는 후자를 부정하고 후자는 전자와 합치겠다는 엇갈린 뜻을 내세운다. 유권자들은 어느 쪽에 표를 줘야 자신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위성정당들이 선거 이후에도 모체인 정당을 온전히 따를 것인가`, `정략적 판단에 따라 본래 방향과 전혀 다른 길을 걷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이르면 선택은 더더욱 힘들어진다. 결국 민의를 더욱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선거법 개정이 오히려 민의를 왜곡하고 혼동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는 오랜 금언을 씁쓸하게 확인했을 뿐이다.

4ㆍ15 총선을 닷새 앞둔 지금, 늦게라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제도가 누구를 위한 선거법인지 되물을 때다. 도덕적 당위를 앞세워 현실정치의 부작용을 외면한 대가를 4년마다 반복해서 치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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