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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금단의 유혹 ‘사회적 거리두기’… 삶의 소중함 일깨우는 계기돼야
repoter : 유정하 기자 ( jjeongtori@naver.com ) 등록일 : 2020-04-10 18:29:06 · 공유일 : 2020-04-10 20:02:26


[아유경제=유정하 기자]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건 불변의 법칙인가 보다.

하기 싫단 말을 달고 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들 하고 싶다고 난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못하는 게 너무 많아져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문을 닫았던 요가원에서 문자가 왔다. 코로나19로 회원 수가 줄어 홍보차 1개월을 무료로 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머리가 된다 해도 어느 누가 공짜를 마다하랴. 부랴부랴 등록했더니 코로나19로 인한 휴무 때문이라며 1개월에 무려 14일을 더 얹어줬다. 코로나19가 퍼져 오히려 손해를 봤을 요가원이 왜 죄송한지는 의아했지만 그동안 못했던 운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돼 마냥 좋았다.

운동하기 싫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운동하고 싶다는 말은 왠지 조금 낯설다. 그런데 요즘엔 헬스장이며 수영센터, 요가원이 전부 휴무에 들어가 운동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상 영업 중이라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해 숨쉬기가 버겁고 거리도 둬야 하니 무난하던 운동이 평소보다 힘들다. 다 같이 마스크를 쓰고 요가를 하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조기 축구회 등의 공백으로 주말 아침이면 북적북적하던 학교 운동장에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주말 아침마다 안 계시던 아버지가 집에 계시니 왠지 조금 어색한 기분도 든다. 그래도 그 덕에 아버지와 대화할 시간은 많이 늘었지만 말이다.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억지로 연ㆍ월차를 써서 휴가에 돌입했거나 무급휴직을 실시 중인 사람들은 일하고 싶다고 토로한다. 구조조정으로 졸지에 `백수`가 된 사람들도 있다. 일하기 싫다 할 땐 언제고, 이젠 다들 일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 사람 마음이란 건 역시 알다가도 모르겠어야 제맛인가 보다.

일할 때 화끈하게 야근하고, 놀 땐 더 화끈한 한국인들에게 집에만 있으라는 건 징역살이와도 다름없다. 지금은 일과 운동도 하고 싶고 소홀했던 친구들과의 우정까지 다지고 싶어졌다. 평소에는 잘 다니지 않던 노래방도 가고 싶고 술자리도 그립다. 아담과 이브가 왜 뱀이 주는 사과의 유혹에 넘어갔는지 이해가 되는 요즘이다.

이처럼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해줬다. 앞만 보고 사느라 몰랐던 주위 것들의 소중함을, `하기 싫다`는 말을 한다는 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감사한 일임을 알려줬다. 놀지 못해서, 운동하지 못해서, 일하지 못해서 몸이 근질거리겠지만 이 기회에 가족과의 대화도 늘리고 내 자리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게 어떨까. 에덴동산의 사과를 먹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알려주는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보자. 하고 싶었던 일을 다시금 맘 편히 실컷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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