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고상우 기자] 태영호(태구민)가 탈북민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그를 향해 보인 첫 반응은 여당지지 성향 네티즌들의 저차원적인 조롱이었다.
`강남이 공산화됐다`, `김정은이 좋아하겠다`, `강남구민들이 모두 인민복을 입어야 할 것`이라는 식의 비아냥이 이어졌다. `빨갱이`라는 혐오 발언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비난이 얼마나 차별적인지는 둘째 치고, 상식적으로 매우 이상한 주장에 속한다. 가족ㆍ친지들을 북쪽에 남겨둔 채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에게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누구보다 북한 체제를 강하게 비판해 김정은에게 눈엣가시 같은 인물인 태영호가 `친북`이라니, 모순 아닌가.
이런 이상한 사고방식의 바탕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당한대로 되갚는다`는 원한의 발로일 것이다. 수십 년 간 보수정당이 `좌파=종북`이라는 단순도식을 세워 야당을 탄압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논법으로, `북쪽 출신=빨갱이`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를 들어 상대측을 매도하는 식이다.
나아가 이 같은 행위의 이면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들에게 붙은 `종북` 딱지를 스스로가 얼마나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현 정부와 여당은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를 원천봉쇄하는 가장 편리한 방식이 바로 야당을 향한 `태영호 출신론`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일수록 상대를 향해 던지는 법이다. 그리고 그만큼 불안하다는 반증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념대립이 한창이던 시절 북한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반대했던 `레드컴플렉스`가 오늘날 변형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을 `빨갱이`라는 근거 없는 혐의를 지고 살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인의 전력 때문에 `빨갱이 사위`라는 색깔론에 시달렸다. 군사정권 때에는 북쪽에 가족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연좌제에 의해 사회 진출이 막혔다.
이런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청산하고 이분법을 극복하겠다는 민주당 측에서, 이분법적 발상을 더 저급한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은 비극적이다.
김대중ㆍ노무현의 유산을 이어받은 민주당의 지지자라면, 유아적인 조롱은 그만두고 3만 명이 넘어선 한국사회 내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변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민주당이 진보와 다양성을 주창하는 정당이라면 말이다.
과거 이자스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의 비례대표로 선출되면서 소수자 의제를 선점했다. 민주당은 이때와 마찬가지로 탈북민 문제에서 통합당에 비해 소수자성을 대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제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거대여당으로 등극한 민주당은 앞으로 태영호 같은 탈북민 대표자를 낼 수 있을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탈북민의 대변자를 냈을 때 보수정당의 뿌리 깊은 색깔론을 넘어 보편적 가치를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찰할 때다.
탈북민에게 한국사회는 아직도 소리 높여 `반공`을 외치고 누구보다 힘차게 태극기를 흔들어야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사회다. 이런 식의 `사상 결백`을 강요당한다면 민주사회라고 부르기 힘들다. 탈북민도 친북 혐의 없이 평등과 공정성을 위해 충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탈북민 출신 첫 지역구 국회의원의 탄생은 민주 사회를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태영호(태구민)가 탈북민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그를 향해 보인 첫 반응은 여당지지 성향 네티즌들의 저차원적인 조롱이었다.
`강남이 공산화됐다`, `김정은이 좋아하겠다`, `강남구민들이 모두 인민복을 입어야 할 것`이라는 식의 비아냥이 이어졌다. `빨갱이`라는 혐오 발언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비난이 얼마나 차별적인지는 둘째 치고, 상식적으로 매우 이상한 주장에 속한다. 가족ㆍ친지들을 북쪽에 남겨둔 채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에게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누구보다 북한 체제를 강하게 비판해 김정은에게 눈엣가시 같은 인물인 태영호가 `친북`이라니, 모순 아닌가.
이런 이상한 사고방식의 바탕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당한대로 되갚는다`는 원한의 발로일 것이다. 수십 년 간 보수정당이 `좌파=종북`이라는 단순도식을 세워 야당을 탄압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논법으로, `북쪽 출신=빨갱이`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를 들어 상대측을 매도하는 식이다.
나아가 이 같은 행위의 이면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들에게 붙은 `종북` 딱지를 스스로가 얼마나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현 정부와 여당은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를 원천봉쇄하는 가장 편리한 방식이 바로 야당을 향한 `태영호 출신론`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일수록 상대를 향해 던지는 법이다. 그리고 그만큼 불안하다는 반증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념대립이 한창이던 시절 북한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반대했던 `레드컴플렉스`가 오늘날 변형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을 `빨갱이`라는 근거 없는 혐의를 지고 살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인의 전력 때문에 `빨갱이 사위`라는 색깔론에 시달렸다. 군사정권 때에는 북쪽에 가족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연좌제에 의해 사회 진출이 막혔다.
이런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청산하고 이분법을 극복하겠다는 민주당 측에서, 이분법적 발상을 더 저급한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은 비극적이다.
김대중ㆍ노무현의 유산을 이어받은 민주당의 지지자라면, 유아적인 조롱은 그만두고 3만 명이 넘어선 한국사회 내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변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민주당이 진보와 다양성을 주창하는 정당이라면 말이다.
과거 이자스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의 비례대표로 선출되면서 소수자 의제를 선점했다. 민주당은 이때와 마찬가지로 탈북민 문제에서 통합당에 비해 소수자성을 대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제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거대여당으로 등극한 민주당은 앞으로 태영호 같은 탈북민 대표자를 낼 수 있을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탈북민의 대변자를 냈을 때 보수정당의 뿌리 깊은 색깔론을 넘어 보편적 가치를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찰할 때다.
탈북민에게 한국사회는 아직도 소리 높여 `반공`을 외치고 누구보다 힘차게 태극기를 흔들어야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사회다. 이런 식의 `사상 결백`을 강요당한다면 민주사회라고 부르기 힘들다. 탈북민도 친북 혐의 없이 평등과 공정성을 위해 충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탈북민 출신 첫 지역구 국회의원의 탄생은 민주 사회를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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