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권혜진 기자] 4ㆍ15 총선이 끝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까지 가능한 180석을 차지하며 미래통합당에 KO승을 거뒀다.
하지만 총선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공약 이행을 위해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하위 70% 지급` 기준을 바꿀 수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여기에 통합당은 전 국민 지급을 외치던 선거 때와 달리, 정부안대로 가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정부와 야당이 힘을 합쳐 여당과 싸우는 보기 드문 형세다.
민주당 "국채 발행해서라도 전 국민 지원해야" 對 정부 "코로나19 영향 고려해 재정 여력 남겨둬야"
정부와 민주당이 재난지원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재원`이다. 지난 19일 정부와 청와대, 민주당은 비공개 당정청 고위협의회를 열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확대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정부예산은 약 7조6000억 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분담금 2조1000억 원까지 합치면 약 9조7000억 원이 재난지원금에 필요한 셈이다. 이는 소득 하위 70%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존 안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의견대로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게 되면 약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게 돼, 3조 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추가 예산 조정은 물론 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70%에서 100%로 늘리는 데 필요한 3조 원가량의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며 "세출을 조정하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방식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소득 하위 70%로 한정한 지급 대상 기준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긴급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70% 지급 기준에 대해 "국회에서 이 기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명ㆍ설득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토록 단호하게 태도를 보이는 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을 대비해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망되고 우리 경제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코로나19 파급 영향이 언제까지 어떻게 나타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추가 재정 역할과 이에 따른 국채발행 여력 등도 조금이라도 더 축적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최악에 놓인 고용시장을 지원할 재원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40조 원 규모로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 안정 기금을 긴급 조성한다"며 "긴급고용안정대책에 10조 원을 별도 투입해 고용 충격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대상 확대 ▲프리랜서ㆍ특수고용노동자ㆍ영세사업자 등 93만 명에 3개월간 50만 원씩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큰돈이 드는 고용지원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재정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한동안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여당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다소 줄여서라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 노원병에 당선한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코로나19 재난 성격상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훨씬 정의롭다"며 "재정의 과다함이 문제라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을 80만 원으로 낮추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는 안 돼" 입장 바꾼 통합당, 정부ㆍ여야 3파전에 서민은 좌절한다
한편, 통합당의 변심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는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상 확대를 요구할 때 정부와 협상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은 야당과 협력해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선거 유세 중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민생당ㆍ정의당 등 다른 야당도 지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나선 만큼 여야 합의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4ㆍ15 총선 이후 통합당은 전 국민 지급에서 70% 선별 지급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은 우리 재정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정부에서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추고 예산을 편성해서 제출한 것"이라며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일에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반대 명분 역시 `국채`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전 국민 지급 공약은) 올해 본예산 512조 원 가운데 100조 원의 항목 조정을 전제한 것"이라며 "여당에서는 국채라도 발행해서 나머지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도 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소비력이 충분한 소득 상위 30%의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해서 나라 빚까지 내는 것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급액을 낮춰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가난한 사람한테 20만 원 빼앗아 부자한테 80만 원 주자는 것"이라며 "거꾸로 가는 정책은 처음 듣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오늘(22일) 야당을 향해 "미래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당론이 무엇인지 최종적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며 압박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회의에서 "선거 때 간판 공약을 선거가 끝났다고, 또 패배했다고 모르쇠하는 건 통합당에 대한 정치불신만 크게 증폭시킬 것"이라며 "당론을 바꾸면 왜 바꾸는지 소상히 설명하는 것도 공당의 마땅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정청이 합의했던 70% 지급 방침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당장 전면 철회하라고 윽박지르다시피 했던 것은 통합당과 황교안 대표였다는 점을 주지시켜 드린다"며 "이제 와서 왜 정부와 여당이 다른 주장을 하느냐고 타박하는 통합당 의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모순"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정부와 여야가 각자 입장을 내세우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재난지원금은 6일째 표류 상태에 놓였다. 최악의 경우 20대 국회 내에 해결되지 못하고 21대 국회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재난지원금 논의가 다음 국회까지 미뤄진다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서민들을 시급히 지원한다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고 재난지원금을 손꼽아 기다리던 서민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유경제=권혜진 기자] 4ㆍ15 총선이 끝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까지 가능한 180석을 차지하며 미래통합당에 KO승을 거뒀다.
하지만 총선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공약 이행을 위해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하위 70% 지급` 기준을 바꿀 수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여기에 통합당은 전 국민 지급을 외치던 선거 때와 달리, 정부안대로 가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정부와 야당이 힘을 합쳐 여당과 싸우는 보기 드문 형세다.
민주당 "국채 발행해서라도 전 국민 지원해야" 對 정부 "코로나19 영향 고려해 재정 여력 남겨둬야"
정부와 민주당이 재난지원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재원`이다. 지난 19일 정부와 청와대, 민주당은 비공개 당정청 고위협의회를 열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확대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정부예산은 약 7조6000억 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분담금 2조1000억 원까지 합치면 약 9조7000억 원이 재난지원금에 필요한 셈이다. 이는 소득 하위 70%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존 안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의견대로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게 되면 약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게 돼, 3조 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추가 예산 조정은 물론 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70%에서 100%로 늘리는 데 필요한 3조 원가량의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며 "세출을 조정하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방식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소득 하위 70%로 한정한 지급 대상 기준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긴급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70% 지급 기준에 대해 "국회에서 이 기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명ㆍ설득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토록 단호하게 태도를 보이는 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을 대비해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망되고 우리 경제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코로나19 파급 영향이 언제까지 어떻게 나타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추가 재정 역할과 이에 따른 국채발행 여력 등도 조금이라도 더 축적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최악에 놓인 고용시장을 지원할 재원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40조 원 규모로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 안정 기금을 긴급 조성한다"며 "긴급고용안정대책에 10조 원을 별도 투입해 고용 충격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대상 확대 ▲프리랜서ㆍ특수고용노동자ㆍ영세사업자 등 93만 명에 3개월간 50만 원씩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큰돈이 드는 고용지원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재정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한동안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여당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다소 줄여서라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 노원병에 당선한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코로나19 재난 성격상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훨씬 정의롭다"며 "재정의 과다함이 문제라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을 80만 원으로 낮추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는 안 돼" 입장 바꾼 통합당, 정부ㆍ여야 3파전에 서민은 좌절한다
한편, 통합당의 변심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는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상 확대를 요구할 때 정부와 협상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은 야당과 협력해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선거 유세 중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민생당ㆍ정의당 등 다른 야당도 지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나선 만큼 여야 합의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4ㆍ15 총선 이후 통합당은 전 국민 지급에서 70% 선별 지급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은 우리 재정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정부에서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추고 예산을 편성해서 제출한 것"이라며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일에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반대 명분 역시 `국채`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전 국민 지급 공약은) 올해 본예산 512조 원 가운데 100조 원의 항목 조정을 전제한 것"이라며 "여당에서는 국채라도 발행해서 나머지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도 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소비력이 충분한 소득 상위 30%의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해서 나라 빚까지 내는 것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급액을 낮춰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가난한 사람한테 20만 원 빼앗아 부자한테 80만 원 주자는 것"이라며 "거꾸로 가는 정책은 처음 듣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오늘(22일) 야당을 향해 "미래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당론이 무엇인지 최종적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며 압박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회의에서 "선거 때 간판 공약을 선거가 끝났다고, 또 패배했다고 모르쇠하는 건 통합당에 대한 정치불신만 크게 증폭시킬 것"이라며 "당론을 바꾸면 왜 바꾸는지 소상히 설명하는 것도 공당의 마땅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정청이 합의했던 70% 지급 방침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당장 전면 철회하라고 윽박지르다시피 했던 것은 통합당과 황교안 대표였다는 점을 주지시켜 드린다"며 "이제 와서 왜 정부와 여당이 다른 주장을 하느냐고 타박하는 통합당 의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모순"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정부와 여야가 각자 입장을 내세우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재난지원금은 6일째 표류 상태에 놓였다. 최악의 경우 20대 국회 내에 해결되지 못하고 21대 국회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재난지원금 논의가 다음 국회까지 미뤄진다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서민들을 시급히 지원한다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고 재난지원금을 손꼽아 기다리던 서민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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